주체113(2024)년 3월 29일 금요일  
로동신문
기행
이런 진실하고 불같은 사람들이 나라의 쌀독을 채워간다
서해곡창 열두삼천리벌을 찾아서

2023.4.2. 《로동신문》 4면



경애하는 김정은동지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시였다.

《농사를 잘 짓자면 나라의 쌀독을 책임진 농업부문 일군들과 농장원들이 자기의 책임과 본분을 다하도록 하여야 합니다.》

당중앙위원회 제8기 제7차전원회의 결정관철로 온 나라가 들끓고있는 오늘 어디서나 당이 제시한 알곡고지점령을 위해 분발해나선 이 나라 농업근로자들의 앙양된 열의를 느낄수 있다.그중에서도 열두삼천리벌농민들의 신심과 애국열은 남다르다.

열두삼천리벌, 우리 나라 대규모관개건설의 첫 시범이 창조되고 우리 식의 우월한 농업지도체계가 창시된 력사의 땅이다.

지금 이 벌의 주인들이 내세운 목표는 하나이다.

인민경제발전 12개 중요고지의 첫번째 고지점령의 맨 앞장에 서자!

그 드높은 열정, 비상한 각오를 안고 전야마다에 헌신의 구슬땀을 바쳐가는 진실하고 불같은 농민들을 우리는 열두삼천리벌 어디서나 만나볼수 있었다.

 

애국의 씨앗을 묻으라

 

세세년년 풍년이 들게 하라는 뜻에서 그 이름도 《연풍호》라 부르는 대인공호수로부터 시작된 평남관개는 오늘도 열두삼천리벌의 전야마다에 생명수를 부어주고있었다.그 물길을 따라 한참 가느라니 문덕군 동림농장이 나졌다.

바람 한점 스며들세라 촘촘히 둘러친 바람막이바자며 매끈하게 고루어놓은 모판, 질서있게 쌓아놓은 차단재료와 복토재료들…

뜨락또르의 동음이 가락맞게 울리고있는 제11작업반 포전으로 들어서던 우리는 농장원들의 떠들썩한 웃음소리에 걸음을 멈추었다.알고보니 그날은 이 작업반이 2중3대혁명붉은기쟁취를 위한 판정을 받은 날이였는데 녀성작업반장 박봉주동무의 얼굴은 누구보다 환하였다.30여년간 작업반장으로 일해왔다는 그가 우리에게 한 첫말은 뜻밖에도 그 어떤 농사경험이나 사업성과에 대한것이 아니였다.

《우리 집은 3대를 이어오는 농사군가정입니다.》

그의 어조에서는 남다른 긍지와 자부심이 확연히 느껴졌다.

그의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해방후 열두삼천리벌의 첫 로동당원들중의 한사람이였다고 한다.마타리물을 마시며 꼬창모를 내던 자신들에게 생명수를 안겨주신 어버이수령님의 은덕이 너무 고마워 나라의 쌀독을 지켜 한생을 바쳐온 그들은 자기들이 사랑했던 포전에 자식들도 세웠다.

녀성작업반장은 어느한 모판의 비닐박막을 살짝 벗기더니 《벌써 새싹이 움트기 시작했군요.돌이켜보면 우리들자신이 이 땅에 삶의 뿌리를 내린다는것이 사실 쉽지 않습니다.》라고 하며 깊은 추억에 잠기는것이였다.

어디서나 풍년가가 울리던 천리마시대의 열두삼천리벌 농장원이였던 아버지의 뒤를 이어 농촌에 진출한 그는 3년만에 청년분조장으로 임명되였고 23살의 애젊은 나이에 작업반장으로 사업하게 되였다.그때 그에게는 한가지 고민거리가 생기였다.일생을 약속한 총각군관이 먼 북변초소로 조동되였던것이다.바늘 가는데 실 간다지만 대를 이어 가꾼 이 땅, 청춘을 묻고 사랑을 다해 가꾼 이 땅을 어떻게 두고 떠나갈수 있단 말인가.

열두삼천리벌과 떨어진 자기 삶을 생각해본적 없는 처녀의 진정은 총각군관이 복무하는 부대에 전해져 실 따라 바늘이 왔다는 류다른 일화를 꽃피웠다.

그 이야기를 깊은 감동속에 듣고있는 우리에게 그는 말하였다.

《태를 묻어서만 고향이겠습니까.마음을 묻어야 진짜고향이지요.》

전세대의 고결한 전통을 꿋꿋이 이어 이 땅에 억세게 뿌리내린 후대들의 순결하고 뜨거운 애국의 자욱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것인가.

이런 생각속에 기행길을 이어가던 우리의 눈앞에 《룡중리》라는 표말이 비껴들었다.룡중농장에 가면 최근 해마다 사회주의경쟁에서 우승을 양보하지 않는 제1작업반이 있다던 군일군의 이야기가 떠올랐다.우리는 한 농장원에게 제1작업반으로 가자면 어디로 가야 하는가고 물었다.

그러자 그가 하는 대답이 걸작이였다.

《자급비료더미가 제일 높은 곳을 찾아가십시오.》

과연 그의 말이 옳았다.마치도 분배장의 풍년낟가리를 련상시키는 높은 자급비료더미에서 물물 김이 서려오르는 바로 그곳에 제1작업반이 위치하고있었다.우리가 작업반주변을 둘러보는데 수로쪽에서 청높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보게 3분조장, 미안해할게 없네.여기도 우리 작업반수로가 아닌가.》

1분조장 리철진동무의 뒤를 이어 2분조장 로춘금동무도 한마디 하였다.

《작업반농사가 잘되자면 정이 철철 넘쳐야지요.》

농장원들과 함께 걸싸게 가래질을 해나가던 작업반장 최철복동무는 3분조의 물길정리구간에서 작업조건이 불리하다는것을 안 1, 2분조의 농장원들이 저렇게 달려나왔다고 하며 말을 이었다.

《농사는 물이 없어서는 안되지요.하지만 작업반농사를 잘하는데서 물보다 더 중요한게 있는데 그것이 바로 애국의 마음에 뿌리를 둔 집단주의정신입니다.우리 농장원들이 다같이 어깨겯고 나가면 우리 작업반, 우리 농장의 쌀더미가 더 높아지지 않겠습니까.》

소박했지만 참으로 잊혀지지 않는 말이였다.

그 여운을 안고 우리가 룡림농장에 도착하였을 때는 저녁무렵이였다.하지만 우리는 취재길을 멈출수 없었다.하루과제를 넘쳐 수행하기 전에는 포전을 뜰수 없다며 농장원들이 멀리 떨어진 간석지논에서 돌아오지 않았던것이다.

제4작업반 포전에서 로력영웅이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인 최춘실작업반장이 모판 평당씨앗량이 기술적요구대로 보장되였는가를 확인하고있었다.그는 올해 알곡고지를 기어이 점령하고 농업발전의 전망목표를 성과적으로 달성해나갈데 대한 당의 뜻을 가슴에 새길수록 나라쌀독을 책임진 주인의 자각이 더욱 굳어져 잠을 이룰수 없다는것이였다.

수십년전 제4작업반의 어느한 포전에서 정보당 13t 600kg의 소출을 낸것을 비롯하여 이 농장의 다수확성과를 보고받으시고 룡림협동농장의 농장원들은 다 농업박사라고 말할수 있다고 그리도 기뻐하신 어버이수령님, 그날의 뜻깊은 교시를 돌이켜보며 최춘실동무는 말했다.

《올해에 우리 작업반원들은 모두가 궐기해나섰습니다.과학농사에 힘을 넣어 누구나 농업박사가 되자고 말입니다.》

이들이 마음속에 묻어가는 애국의 씨앗, 정녕 그것은 당의 농업정책을 말이 아니라 실천으로 받들어가려는 이 나라 농민들의 충성심의 결정체, 일편단심의 결정체였다.포전에 씨앗을 뿌리기 전에 마음속에 애국의 씨앗을 먼저 묻을 때 전야가 끓고 새봄이 태동한다는 귀중한 철리를 새겨안으며 우리는 숙천군으로 향하였다.

 

선구자가 많은 고장에서

 

숙천군으로 향하던 우리는 신명고개에 올라 잠시 차를 멈추었다.고개마루에 올라서니 가없이 펼쳐진 열두삼천리벌이 한눈에 바라보였다.수십년전 이곳에 오르시여 열두삼천리벌에 풍년이 들어야 나라의 쌀독이 넘쳐난다고 하시던 위대한 장군님의 교시가 귀전에 들려오는것만 같아 설레이는 마음을 금할수 없었다.

신명고개를 내려 숙천군에 대한 기행길을 이어가던 우리는 이 고장에서 한생을 살아온다는 한 로인을 만났다.

《우리 숙천군은 류달리 선구자가 많은 고장이지요.》

해방후 새 조국건설에 적극 기여한 애국미헌납운동이 제일 광범하게 벌어진 곳도, 전선원호미헌납운동의 앞장에 섰던 애국농민들이 나온 곳도 다름아닌 숙천군이였다.

우리는 먼저 열두삼천농장으로 향하였다.

평남관개의 원대한 구상을 무르익히시던 어버이수령님의 그 업적 길이 전하는가 흐르는 시내물마저도 무심히 보이지 않았다.우리가 농장에 도착했을 때는 봄철영농작업이 한창이였다.동행한 농장일군은 지금도 저 분무기만 보면 지난해 여름을 잊을수 없다고 하면서 제9작업반 포전으로 가보자는것이였다.

그의 이야기에 의하면 지난해 례년에 없는 폭우로 이 작업반의 많은 논들이 물에 잠겼다고 한다.이른봄철부터 애지중지 키워온 벼포기들이 가드라들고 감탕덩어리가 되였을 때 농장원들은 모두 울었다고 한다.하지만 결코 그들은 주저앉지 않았다.

경애하는 총비서동지께 우리들의 짐까지 지워드릴수야 없지 않은가.일어나자.기어이 벼 한포기라도 더 살려내자.

이런 각오를 안고 농장원들은 분기해나섰다.수십대의 분무기를 지고 포전에 나선 농장원들의 모습은 어깨에 총을 메고 방선을 지켜가는 병사들을 방불케 하였다.

《땅은 농민의 수고를 에누리할줄 모른다고 땀흘려 애쓴 보람이 있어 농작물의 생육상태가 드디여 개선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진정을 기울인 결과 수확을 기대할수 없다던 포전들에도 포기마다 탐스런 벼이삭들이 주렁졌다는 농장일군의 이야기를 듣느라니 이들만이 아닌 열두삼천리벌의 모든 령도업적단위 농민들의 애국의 열기가 더욱 가슴후덥게 느껴졌다.그럴수록 해마다 맡겨진 알곡생산계획을 넘쳐 수행하며 당의 령도업적을 빛내이고있는 약전농장의 김성희경리가 하던 말이 새삼스럽게 되새겨졌다.

《혁명보위의 최전방을 지키는 길에서 모두가 다수확농장, 다수확농민이 되여야 한다는 자각이 우리를 더욱 분발하게 하고있습니다.》

농장은 지난 시기 농업생산에서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있었다.그러나 당의 농업정책을 관철하는 길에서 객관적조건을 따지겠는가, 동무들이 한번 기수가 되여보라던 군당책임일군의 호소가 큰 힘을 주었다고 한다.당조직의 믿음속에 오늘 농장은 해마다 맡겨진 알곡생산계획을 어김없이 수행하는 단위로 발전하였고 이 나날 김성희동무는 로력영웅으로 성장하였다.농장의 발전과 더불어 일군들과 농장원들의 배심과 자신심은 더욱 배가되였다.

지난해 불리한 일기조건에서도 앞선 영농방법을 받아들여 담당한 포전의 밀수확량을 훨씬 높인 제8작업반 농장원 김봉관동무는 말하였다.

《누가 제일먼저 애국농민이 되고 선구자농민이 되는가.그것은 과학농사만이 결정합니다.》

우리는 그가 애지중지하는 연구일지도 펼쳐보았다.리론적깊이나 과학성여부를 론하기 전에 다수확의 열망으로 불타는 한 청년의 열렬한 애국심이 느껴졌다.농사와 관련된것이라면 무엇이나 알고싶고 소출을 높일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천리라도 찾아가 배우고싶다며 올해에는 지력이 낮은 저수확지를 자진하여 맡아나섰다는 그의 가식없는 이야기가 참으로 감동적이였다.

누구나 다수확자가 되려는 숙천사람들의 지향을 강렬하게 안아보며 우리가 이른 곳은 채령농장이였다.이 농장의 제2작업반에는 류달리 열성농민이 많은것같았다.수도 평양을 멀리 떠나 이 농장에 자원진출한 손특실동무의 집을 찾았을 때 그는 얼굴에 송골송골 맺힌 땀을 훔칠념도 하지 않고 《신양2》호발효퇴비를 만들고있었다.담당한 포전에서 높은 소출을 기록했다는 농장원은 그만이 아니였다.

그런데 그 모든 다수확농민들과의 이야기에는 항상 《우리 부문당비서동지》가 나오는것이였다.

《수도를 떠나온 제가 외로와할세라 우리 부문당비서동지는 명절과 생일이면 찾아와 축하도 해주고 크지 않은 성과를 거두었을 때에는 진심으로 기뻐해주었습니다.》

《잠시나마 인생길에서 탈선할세라 아픈 채찍질도 해주고 어렵고 힘든 곳에 남먼저 세워주어 혁명적으로 단련하도록 해준것은 우리 부문당비서동지입니다.》…

농장원들속에서 《우리》라는 정다운 부름으로 불리우는 작업반부문당비서 김순남동무는 좀처럼 만나기 어려웠다.우리는 그를 한참후에야 찾을수 있었다.해볕에 검실검실하게 탄 얼굴에 비오듯 흘러내리는 땀을 훔치며 흙보산비료원천을 확보하는 농장원들과 함께 걸싸게 일손을 놀리느라 그는 우리가 다가서는것도 알지 못하고있었다.

우리는 그에 대한 취재를 따로 할 필요를 느끼지 않았다.이이상 더 생동한 화폭이 어디에 있단 말인가.대중의 마음의 문을 열고 들어가 그들모두를 당이 바라는 애국농민으로 키워내기 위해 애쓰는 그 마음, 일단 일손을 잡으면 누가 부문당비서이고 농장원인지 모르게 언제나 땀젖은 작업복이 마를새없이 앞채를 메고 뛰는 이런 미더운 농촌당초급일군들이 있어 우리의 사회주의농촌진지가 그리도 굳건한것이다.

열두삼천리벌에서는 어딜 가나 이런 소박하면서도 뜨거운 인간들을 만날수 있었다.

사는 곳과 일터는 서로 달라도 어디서나, 누구나 시대의 선구자로 삶을 빛내이려는 지향은 하나와 같았다.

혁명보위의 최전방 농업전선의 맨 앞장에 우리 열두삼천리벌농민들이 서자!

그것은 드넓은 전야에 혁신과 위훈의 활력을 부어주는 가장 큰 힘이였다.

* *

풍요한 가을은 하늘의 조화도 아니고 땅이 주는 혜택도 아니다.

풍년의 로적가리를 떠받드는 초석은 조국의 어려움을 함께 걸머지고 일년내내 바람세찬 전야에서 헌신의 구슬땀을 아낌없이 바쳐가는 이 땅의 성실한 농업근로자들이다.엄동설한과 폭염속에서 땅에 진심을 묻으며 한치의 땅이라도 더 찾아 곡식을 심고 알곡증산에 보탬을 주는 사람들, 나라를 위해 겪는 고생을 락으로 여기며 당을 따르고 믿는 마음에는 한점 티도 없는 억센 인간들이 바로 우리 당이 위대한 인민으로 내세워주는 농민들이다.

기행을 마치는 우리에게는 나라의 쌀독을 가득 채우기 위해 전야에 묵묵히 한생을 바쳐가는 이런 진실하고 불같은 애국농민들이 있어 그 어떤 불리한 조건에서도 당중앙위원회 제8기 제7차전원회의 결정은 무조건 철저히 관철될것이라는 확신이 더욱 굳어졌다.

글 본사기자 심학철

사진 신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