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가치는 직업에 의해 좌우되지 않는다
《여기서 일해야 무슨 보람이 있습니까?》
이것은 얼마전 일터에 마음을 붙이지 못하고 다른 곳으로 떠나려 했던 한 청년이 나에게 한 질문이다.
10여년전 나자신이 했던 말을 다시 듣게 된 그날 나는 잠을 이룰수 없었다.그 청년처럼 마치도 삶의 보람과 희열이 직업, 그 자체에 있는듯이 생각하며 들떠있던 지나온 나날들이 가슴아프게 되새겨졌던것이다.
《사람에게 있어서 참된 삶의 보람과 가치는 사회와 집단을 위하여 헌신하면서 집단의 사랑과 믿음을 받으며 사는데 있습니다.》
속담에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고 이왕이면 소문난 일터에서 본때있게 일해보고싶은것이 청년시절 나의 소망이였다.온 나라에 그 이름이 자자한 경성전기기구공장이나 경성도자기공장에서 혁신자로 소문난 청년, 그려만 보아도 얼마나 멋있는가.
그러나 바라던바와는 달리 제대되여 군도시건설사업소(당시)에서 일하게 된 나는 일터에 정을 붙일수 없었다.늘 혼합물이 묻은 작업복을 입고 흙먼지날리는 건설장에서 살다싶이 해야 하는 일이 영 눈에 차지 않았기때문이였다.한창 발전하고있는 동창들에 비하면 나의 인생은 마치 작업장의 버럭과도 같이 쓸모없이 흘러가는것 같아 저도 모르게 걸핏하면 성을 내며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 점점 멀어지게 되였다.
그러던 어느날 나는 어느한 사람으로부터 고지식하게 직장일만 해서야 무슨 필요가 있겠는가, 지금 자기는 사람들의 요구에 따라 그들의 집을 꾸려주고있는데 가정생활에 적지 않은 보탬을 주고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였다.일터에 정을 붙이지 못하고있던 나에게 있어서 그 이야기는 참으로 귀맛이 당기는 소리였다.
이제부터라도 재간을 배워 집살림에 보탬을 주리라.이렇게 결심한 나는 그때부터 열성적으로 기술기능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허나 나의 속생각을 알리 없던 사업소의 일군들과 종업원들은 제일처럼 기뻐하며 사심없이 도와주었다.그들의 적극적인 노력에 의해 나의 기술기능은 하루가 다르게 높아졌다.
그쯤 되자 나는 점차 출근하는둥마는둥 하면서 사업소에서 배운 재간을 자신과 가정을 위해 써먹기 시작했다.그러다 아예 외지에 나가 몇달씩 돌아친적도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볼일이 있어 사업소에 들렸던 나는 나에게 일하는 법을 배워준 아바이를 만나게 되였다.그동안 어디에 가있었는가고, 자네가 그렇게 살라고 우리가 기술기능을 깡그리 넘겨줬겠는가고 준절히 꾸짖는 그에게 나는 반발하듯 말했다.아바이처럼 살았댔자 무슨 보람이 있는가고, 한생에 남은것이 무엇인가고.
놀라운듯 한참이나 나를 바라보던 그는 우리들이야말로 고향을 위해 남들이 할수 없는 큰일을 하는 사람들이 아닌가고, 군에 우리처럼 그렇게 인민들의 존경어린 인사를 받는 사람들이 또 어디에 있는가고 이야기했다.
그의 이야기를 듣느라니 함께 퇴근길에 오른 저녁이면 저기 저 학교에도 살림집들에도 자기의 땀이 깃들어있다고 그리도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던 아바이의 모습이 떠오르고 그를 보면 남먼저 반색하던 주민들의 모습도 떠올랐다.그때 사람들의 존경어린 인사를 받는 그가 얼마나 돋보였던가.
그의 이야기에서 어지간히 자극을 받았지만 나에게는 직업에 대한 애착심이 여전히 부족하였다.솔직히 말해서 만약 누가 다른 곳으로 데려가겠다고 하면 따라서 갈판이였다.
바로 이러한 때 나에게 충격을 준 일이 일어났다.우리 사업소의 한 기능공청년이 결혼식을 한다는것을 알게 되자 사업소는 물론 군의 책임일군을 비롯한 일군들과 인민들이 저저마다 그에게 부엌세간과 이부자리 등 새살림에 필요한 갖가지 물자들을 안겨주면서 온갖 성의를 다했던것이다.
군에서 제일 수고가 많은 사람들중의 한명이라고 진정을 기울이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나는 내가 그처럼 하찮게 생각했던 나의 일터가 사람들의 마음속에 얼마나 깊이 자리잡고있는가를 다시금 깨닫게 되였다.
나보다 나이가 어린 청년도 사람들의 사랑과 관심속에 사는데 나는 과연 어떻게 살고있는가.군은 물론 사업소에서도 누구 하나 찾아주는 사람없이 제 흥에 겨워 살고있지 않는가.
이런 자책감에 싸여있는 나에게 뜻밖에도 군당책임일군이 찾아왔다.그는 나에게 군에 건설대상이 늘어나는것과 관련하여 돌격대를 조직하려고 하는데 기술기능이 높은 동무도 한몫하는것이 어떤가고 물었다.
아무짝에도 쓸모없다고 생각했던 나를 믿고 찾아준 그 믿음이 고마워 나는 새 출발을 결심했다.사심없이 나를 위해 온갖 진정을 기울인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늦게나마 고향땅을 가꾸는데 사심없는 진정을 바쳐가겠다고 굳은 맹세를 다지였다.
당조직에서는 내가 헛걸음을 디딜세라 걸음걸음 손잡아 이끌어주었으며 그 나날 나는 평범한 로동자로부터 작업반장으로, 직장장으로 성장했으며 군내 인민들의 뜨거운 지지속에 군인민회의 대의원으로 사업하게 되였다.
나는 지난날의 나처럼 자기 직업에 대한 애착이 없이 하루하루를 무의미하게 보내고있는 사람들에게 말하고싶다.삶의 가치는 결코 직업에 의해 좌우되지 않는다고.어디서 무슨 일을 하는가가 중요한것이 아니라 어떻게 일하는가에 따라 인생이 달라지게 된다고.
경성군도로건설분사업소 직장장 최준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