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안전원
평천구역안전부 륙교분주소 윤은정동무에 대한 이야기
《인민대중의 요구와 리익을 첫자리에 놓고 인민을 위하여 멸사복무하며 인민을 믿고 인민에게 의거하여 모든 문제를 풀어나가는 원칙을 견지하여야 합니다.》
얼마전 우리는 한통의 편지를 받았다.
온 나라 인민들로부터 새라새로운 긍정적소행을 알리는 편지들을 받는것이 우리의 례사로운 생활이지만 이번 편지는 그것을 쓴 사람도, 담고있는 내용도 류달랐다.아이때부터 선천성마비로 제대로 서지도 앉아있지도 못하던 처녀, 숟가락과 원주필을 비롯한 가벼운 물건도 쥐지 못하던 29살의 처녀가 마비가 풀리기 시작한 손으로 한자한자 쓴 편지!
여기에는 과연 어떤 사연이 깃들어있는것인가.
한 장애자처녀가 터치는 진실한 마음속고백을 통하여 우리는 우리 당이 키워낸 인민의 수호자, 참된 안전원들의 복무정신이 어떤것인가를 감동깊이 느낄수 있었다.
* *
편지를 쓴 차예송동무를 만났을 때 우리가 처음으로 묻고싶은 말이 있었다.그것은 마음의 문을 제스스로 열었다는 편지의 한구절이 너무도 인상깊어서였다.
그는 이렇게 말하였다.
《두팔과 두다리를 잘 쓰지 못하던 내가 평천구역안전부 륙교분주소의 윤은정동지를 처음으로 만난것은 지금으로부터 5년전이였습니다.그가 나를 위해 바친 사랑은 정말 이만저만이 아니였습니다.하지만 내가 스스로 마음의 문을 열어놓은것은 그때로부터 2년후 어느 마가을 저녁부터였습니다.》
이렇게 서두를 뗀 차예송동무는 어릴적이야기부터 들려주었다.
누구에게나 첫걸음마를 뗀 유년시절이 있고 책가방을 메고 오간 학교길이 있다.그러나 차예송에게서 첫걸음마란 육체적장애라는 불행의 시작을 의미했고 학교길이란 잘 걷지 못하는 그를 업고 오간 어머니와 선생님들의 고생길을 의미했다.
예송이를 등에 업고 걸을 때면 어머니의 옷자락은 땀으로, 눈물로 젖었다.
20여년세월이 흐르는 속에 어머니의 눈물도, 딸의 눈물도 모두 말라버렸다.이 좋은 제도에서 가실수 없는 단 하나의 불행이 있다면 그것은 타고난 육체적장애라고 생각하면서부터 처녀의 눈물도 바닥이 나고 마음은 돌덩이처럼 굳어져버렸다.
더구나 큰 희망을 걸고 두차례의 대수술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걸을수 없게 되자 예송이는 생의 의욕을 깡그리 잃어버리고말았다.
고독과 어둠을 벗삼아 처녀의 날과 달은 흘러갔다.그러던 어느날 한 녀성안전원이 예송이의 집문을 두드렸다.그가 바로 관내주민들에 대한 료해사업때문에 나왔던 평천구역안전부 륙교분주소 안전원 윤은정동무였다.
첫 상봉에 서로가 놀랐다.은정동무는 누워있는 예송이의 불행에, 예송이는 스스럼없이 다가와 자기를 쓰다듬어주는 은정동무의 다심한 모습에 놀랐다.
다음순간 윤은정동무는 마비가 풀리지 않은 예송이의 손을 두손으로 꼭 감싸쥐였다.
이들의 인연은 이렇게 맺어졌다.어릴적부터 남을 극진히 위해줄줄 알고 남의 아픔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던 윤은정동무의 그 특이한 성품이 그를 이길로 떠밀었는지도 몰랐다.
윤은정동무는 우선 평양의학대학병원에 예송이를 데리고가서 검사를 받았다.
검사결과는 예송이가 두차례의 대수술을 받은 후 건강상태가 급속히 악화되였으나 치료와 몸관리를 따라세우고 운동을 잘 배합한다면 얼마든지 혼자서 걸을수 있다는것이였다.
신심이 생겼다.그날부터 그는 꿈을 꾸어도 예송이가 대지를 활보하는 꿈만 꾸었다.
(기어이 너의 발자욱도 행복의 이 대지에 찍혀져야 해.)
갖가지 보약재와 의약품을 구해가지고 예송이의 집문을 두드릴 때면 윤은정동무의 얼굴에는 기쁨이 넘쳐났다.
예송이를 업고 병원으로, 의사선생님들의 집으로 윤은정동무가 무수히 찍어간 그 발자국들에는 그야말로 무한한 사랑이 실려있었다.그에게 있어서 그길은 고생길이 아니라 희열에 넘친 길이였다.
윤은정동무가 예송이와 인연을 맺고 그의 치료를 도맡아나선 때로부터 두해가 흐른 어느 평범한 날 저녁이였다.
벽을 짚고 겨우 방안을 오가던 예송이가 이날부터는 혼자서 평지길쯤은 넉근히 걸을수 있게 되였다.
너무 기뻐 어쩔바를 몰라하던 윤은정동무는 다음날부터 매일 공원에 나가 걷기련습도 하고 간단한 운동도 무조건 해야 한다고 의사선생님들의 조언을 담아 명령조의 훈시를 하였다.그런데 그 요구가 예송이의 강한 노여움과 반발에 부딪칠줄이야.
《난 밖에 나가는게 죽기보다 싫어요.남들이 볼가봐! 등에 업혀 병원에 다닐 때도 난 두눈을 감고다녔어요.너무 강요하지 말아요.》
총알같이 내쏘는 그의 말에 윤은정동무는 당황해졌다.
예송이의 집을 나와 분주소로 향하느라니 갑자기 서글픈 생각이 들었다.
유치원에 다니는 아들애를 남편과 이웃들에게 맡기고 2년 남짓한 세월 예송이를 위해 얼마나 많은 정을 기울여왔던가.의사선생님들에게서 배운대로 수법치료와 뜸치료를 해주며 그토록 기울인 진정을 예송이가 몰라주다니.…
윤은정동무가 이러한 자기의 속생각을 분주소장 리명철동무에게 터놓았을 때였다.
《동무의 진정을 알아주지 않는것이 수십년세월 병마에 시달려온 예송이의 이지러진 성격탓이라고만 생각지 마오.그의 육체적장애를 풀어주기 전에 마음속상처를 먼저 치료해주어야지.예송이뿐이 아닌 인민의 마음속그늘을 구석구석 가셔주고 크고작은 아픔을 함께 나누게 될 때 동무나 나나 그들의 성실한 보호자, 한식솔이라고 할수 있지 않겠소.》
분주소장의 말을 듣는 윤은정동무는 충격이 컸다.
그렇다.진정한 혈육의 눈에는 육체적상처보다 어혈진 마음속상처가 더 크게 보이는 법이다.
예송이를 등에 업고 병원에는 다녔을망정 마음속에 먼저 따뜻함을 안겨주지 못했다는 자책감이 갈마들었다.
이날 그는 충복수첩에 이런 글을 써넣었다.
《때려도 꾸짖어도 달려와 안기는것! 이것이 혈육의 정이다.》
다음날 윤은정동무는 예송이를 데리고 어느한 운동관으로 향했다.사람들의 눈길이 덜 미치는 곳에 가서 넘어질세라 걷기련습을 시키느라 온몸이 땀주머니가 된 윤은정동무의 모습에서 예송이는 걸음마를 떼는 아기를 돌보듯 그렇게 사려깊은 어머니다운 진정을 보았다.뜨거우면서도 원칙적이며 세심하고 부드러우면서도 굳세인 정, 그것은 바로 인민의 수호자의 참된 사랑이였다.
그때로부터 또 며칠이 지난 어느날, 폭우가 쏟아지던 그 저녁 예송이는 모진 관절아픔으로 몸부림치기 시작하였다.
침상을 지키는 어머니의 귀전에 윤은정동무를 찾는 예송이의 가느다란 목소리가 들려왔다.
예송이어머니의 마음은 뜨거움에 젖어들었다.
옹이처럼 굳어졌던 예송이의 마음이 풀리기 시작한것이였다.
어머니는 서둘러 손전화기를 찾았다.예송이에게 급한 일이 있으면 알려달라고 하면서 윤은정동무가 품들여 마련해준것이였다.황급히 윤은정동무의 번호를 누르려던 어머니는 일순 굳어지고말았다.아침에 고열이 나는 아들을 데리고 옥류아동병원으로 급히 가니 예송이에게 일이 있으면 꼭 련계해달라고 하던 윤은정동무의 이야기가 생각났던것이다.
지금쯤이면 병원에 가있겠는데 하는 생각에 그를 찾을 마음이 서슴어지는데 윤은정동무를 찾는 예송이의 목소리는 점점 더 커졌다.
바로 이때 초인종소리가 울렸다.급히 달려가 문을 열어보니 비에 푹 젖은 윤은정동무가 서있는것이 아니겠는가.
우산도 맥을 못추는 거세찬 폭우속을 헤쳐 이렇게 달려온것도 놀라왔지만 통채로 물주머니가 된 속에서도 품에서 꺼내든 약구럭지만은 조금도 젖지 않은것을 보며 예송이의 어머니는 눈물을 쏟고야말았다.
누구도 알린 사람은 없건만 비오거나 눈오는 날이면 관절아픔으로 고통받는 예송이에 대한 걱정이 늘 마음속에 맺혀있는 윤은정동무였기에 이렇게 달려왔던것이다.
인민을 위함이라면 폭우속도 웃으며 뚫는 이런 수호자의 열렬한 사랑이 일촉즉발의 순간 인민의 행복과 웃음을 위하여 자기의 피와 살 지어 목숨까지도 서슴없이 바치는 인민보위의 희생정신으로 이어지는것 아니겠는가.
약을 먹고 몇시간후에야 깨여난 예송이는 벽에 비스듬히 기대여 깜빡 졸고있는 윤은정동무의 모습을 새삼스레 지켜보다가 조용히 불렀다.
《언니!-》
친혈육을 찾을 때와 같은 뜨거운 정에 겨운 목소리였다.
가장 평범한 공민이 마음의 문을 스스로 열고 인민의 참된 안전원을 찾는 목소리였다.
이때로부터 얼마후 윤은정동무의 헌신적인 정성과 노력이 있어 예송이가 드디여 두팔과 두다리의 마비를 풀고 대지를 활보하는 꿈같은 현실이 펼쳐졌다.
예송이는 자기의 발자욱이 대지에 힘있게 찍혀지던 잊지 못할 그날에 윤은정동무와 함께 만수대언덕으로 올랐다.
그리고
이제는 예송이가 윤은정동무를 찾아 매일 륙교분주소로 향한다.바쁜 언니가 자기때문에 걸음을 하지 않게 자기가 마중가기로 한것이다.스스럼없이 찾게 되는 집, 그곳을 예송이는 《우리 분주소》라고 정을 담아 부른다.
그 집에는 윤은정동무를 비롯한 혈육의 정 넘치는 《우리 안전원》들이 있다.
* *
우리는 취재를 하면서 윤은정동무가 차예송동무뿐 아니라 10년세월 홀로 사는 한 할머니의 친손녀가 되여 돌봐준 사실, 특류영예군인청년의 누이로 불리우는 사실, 법적제재를 받았던 한 처녀에게 결혼상까지 차려주고 안착된 마음으로 옳은 길에 들어서도록 이끌어준 사실들에 대하여 더 알게 되였지만 놀라지는 않았다.
인민에 대한 참다운 사랑과 헌신적복무정신을 신념과 량심으로, 체질과 습벽으로 굳힌 윤은정동무의 모습이 달리 될수는 없는것이다.
수호자의 참다운 사랑!
이것은 인민의 불행과 고통을 자기의 아픔으로 스스로 받아안는 순결한 진정이고 인민의 행복과 웃음을 지키는 길에 자신을 깡그리 바쳐가는 불굴의 헌신과 희생이며 우리 조국의 불패의 힘이고 참모습인 일심단결을 한몸 바쳐서라도 기어이 지켜가려는 수호자의 드높은 사명감의 분출이였다.
오늘도 윤은정동무는 수호자의 참된 사랑과 헌신으로 이어가는 복무의 길에서 인민이 주는 값높은 칭호-《우리 안전원》이라는 부름을 인생의 가장 큰 행복으로 여기고 당과 혁명앞에 지닌 사명과 본분에 언제나 충실하고있다.
글 및 사진 리경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