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2.6. 《로동신문》 3면
전세대 당원들은 어떤 사람들인가.그들은 과연 어떤 정신을 지녔기에 혁명의 년대마다에 그렇듯 뚜렷한 생의 자욱을 남길수 있었는가.
《당과
주체66(1977)년 6월 8일 당보에는 염주군 룡북협동농장(당시) 최재린동무를 소개한 감동깊은 기사가 실리였다.
수십년세월이 흐른 오늘 우리가 굳이 력사의 한 갈피에 새겨진 그의 발자취를 더듬어보게 되는것은 무엇때문인가.
그의 한생에는 전세대 당원들에 대한 표상을 선명하게 그려주는 소박하고도 소중한 이야기들이 무수히 새겨져있다.
부라벌의 첫 당원으로서 토지개혁을 위한 투쟁의 앞장에 섰고 온 나라에 애국미헌납운동의 봉화가 타오를 때에는 쌀가마니를 실은 달구지행렬의 맨 앞장에서 소고삐를 잡았던 최재린동무, 가렬한 전화의 나날에는 농촌진지를 지켜 용감히 싸웠고 전후에는 당의 농업협동화방침관철의 선봉에 섰던 그의 생의 자욱자욱에는 하나의 의지가 슴배여있다.
심장이 뛰는한 당원의 임무에 충실하리라!
이런 각오를 가지였기에 그는 80고령에 이를 때까지 로쇠를 모르는 청춘의 열정을 안고 당을 받드는 충성의 한길을 변함없이 이어올수 있었다.
온 나라가 사회주의건설의 장엄한 진군길을 다그치고있던 1960년 어느날 최재린동무는 군의 책임일군을 찾아가 젊은 사람에게 농장살림을 맡길 자기의 결심을 터놓았다.
전쟁으로 인하여 보습 하나 성한것 없었던 가난한 마을살림살이를 도맡아안고 밤잠도 못자며 뛰여다닌 그였다.농장원들의 분배몫을 전국적으로 제일 높은 농장들의 수준에 끌어올리고 농장의 토대도 남부럽지 않게 닦아놓은 때에 그는 이런 결심을 내렸던것이다.
군책임일군에게 최재린동무는 말하였다.
《내가 관리위원회일을 그만두려는것은 편안한 여생을 바라서가 아니라 마땅한 자리에서 당원이 해야 할 일을 찾아하기 위해서입니다.》
이렇게 예순고개를 넘긴 몸으로 스스로 당원의 임무를 수행하는 또 하나의 길을 선택한 최재린동무였다.
그는 모내기철이면 남먼저 모춤을 쥐고 논판에 들어섰고 김매기때에도 벼가을때에도 의례히 첫 고랑을 타고나갔다.그러나 해가 갈수록 기력이 쇠잔해지는것을 어쩔수 없었다.
(내가 무슨 일을 찾아해야 산 당원의 구실을 하는것이겠는가.)
고심하던 끝에 최재린동무는 작업반에서 쓸 새끼를 자기가 마련하면 어떻겠는가 하는데 생각이 미치였다.
이것을 알게 된 당세포비서는 할아버지가 애써 일을 하지 않는다고 나무랄 사람이 있겠는가고 만류하였다.
최재린동무는 정색하여 말하였다.
《세포비서부터 할아버지, 할아버지 하니까 다른 사람들이야 날 성쌓고 남은 돌로 생각할게 아닌가.당원 최재린동무! 이렇게 부르는게 난 제일 기쁘네.》
몸은 비록 늙었어도 당원이라는 고귀한 칭호를 빛내이려는 그의 열렬한 지향은 무엇으로써도 막을수 없었다.
그날부터 최재린동무는 새끼꼬는 일에 달라붙었다.그의 집에서는 연해연방 매듭이 곱고 탄탄한 새끼퉁구리가 실려나왔다.
그가 새끼를 꼬기 시작한지도 어언 15년, 작업반에서는 해마다 바람막이바자나래를 엮고 숱한 벼가마니들을 묶어내면서도 새끼모자라는 법을 몰랐다.
최재린동무는 새끼꼬는기계에 시계를 걸어놓고 일하였다.새끼 한퉁구리를 꼬는 시간을 단 1분이라도 줄이려고 애썼다.힘에 부칠 때면 기계옆에 만들어놓은 침상에 비스듬히 누워 다리를 주무르군 하였다.
어느날 밤 최재린동무는 아들에게 기계에 전동기를 달아달라고 부탁했다.
《이젠 일을 그만두십시오.문밖출입도 제대로 못하시는 아버님이 일을 하시지 않는다고 누가 탓하겠습니까!》
이렇게 말하는 아들을 서운한 눈길로 바라보며 최재린동무는 무겁게 입을 열었다.
《나야 당원이 아니냐.살아도 당원이고 죽어서도 당원이지.다리는 쓸수 없다 해도 당원에게 두손이 남았으면 그 두손을 당에 바쳐야지.》
다리는 쓸수 없어도 남은 두손을 당에 바치겠다는 이 한마디에 당원 최재린동무의 인생관이 비껴있다.심장이 뛰는한 순간도 잊어서는 안되며 절대로 포기하지 말아야 하는것이 당원의 임무임을 80고령의 로당원은 꾸밈없는 진정의 토로로써 새세대 당원들에게 똑똑히 새겨주었다.
전세대 당원들은 바로 이런 사람들이다.그들이 헌신의 땀을 묵묵히 바쳐 조국의 부강과 혁명의 전진을 힘차게 떠밀어온 업적도 고귀하다.그에 못지 않은 또 하나의 공적은 이 땅의 새세대 당원들이 자기의 임무에 무한히 충실할수 있게 하는 귀중한 삶의 교본을 마련해주고 선봉투사의 값높은 영예를 영원히 빛내여나갈수 있는 참된 길을 가르쳐준것이다.
바로 그래서 전세대 당원들에 대한 이야기는 결코 지나간 력사에 대한 추억으로만이 아니라 당원들의 래일의 투쟁모습을 비추어주는 거울로 언제나 소중히 간직되는것이고 날이 갈수록 깊은 여운을 주는것이다.
본사기자 김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