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2.18. 《로동신문》 4면
《조국과 인민의 부름앞에 말로써 대답할것이 아니라 자기 한몸을 내대고 실천으로 대답하는것이 애국자의 자세입니다.》
어디서나 당중앙위원회 제8기 제6차전원회의 결정관철을 위한 투쟁이 벌어지고있는 요즈음 국가과학원 전자공학연구소로는 여느때없이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고있다.전국각지에서 숱한 전화들도 매일과 같이 걸려오고있다.새로 개발된 첨단기술에 기초한 가성소다생산공정을 자기 지역, 자기 단위의 실정에 맞게 도입하는 문제를 토의하기 위해서이다.
불과 몇해전까지만 하여도 이런 날이 오리라고 생각한 사람은 얼마 없었다.
새것에 대한 도전은 무엇을 요구하는가
지금으로부터 5년전 전자공학연구소의 과학자들은 새로 개발한 선박용바다물정제기를 도입하기 위하여 서해기슭의 어느한 단위에 나갔다.
전기투석방법을 리용하여 바다물로부터 생활용수를 만들어내는 설비는 대번에 현장일군들의 관심을 끌었다.배에 설치하면 바다생활을 하는데 필요한 많은 량의 물을 싣고나가지 않아도 되고 그만큼 물고기를 더 잡아 실을수 있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하였다.그런데 정작 설비를 도입하는데 대해서는 별로 반가와하지 않았다.
《사실 우리 단위에선 바다물정제기보다 물정제에 쓰이는 이온교환수지를 재생하는것이 더 급선무입니다.여기 지방에는 가성소다와 염산이 부족하여 이온교환수지를 제때에 재생하지 못하다보니 정제한 물이 요구되는 여러가지 제품생산을 정상화하지 못하고있습니다.
가성소다를 넉넉히 쓸수 있게 해줄수는 없습니까?》
고심어린 노력이 깃든 새 설비의 도입에 그늘을 던져준 기초화학제품문제는 과학자들을 긴장시켰다.연구소의 학문분야상 이전에는 별로 관심해본적이 없었던것이다.
뜻밖의 현실앞에서 려효종동무는 과학자로서의 본능적인 호기심으로 가성소다문제를 투시해보았다.얼마후 과학자들과 함께 돌아본 각지의 여러 시, 군지방공업공장의 실태는 가성소다라는 네 글자를 그의 뇌리에 깊숙이 박아주었다.
만나는 현장일군들마다 안타까운 심정을 이렇게 토로하였다.
《군에서 자체로 팔프, 종이를 생산하고 비누를 만들자고 해도 제일 걸린것이 가성소다입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가성소다를 우리 손으로 만들어 마음껏 쓸수 있는 기술을 꼭 연구해주십시오.》…
가성소다문제는 결코 자기들이 생각하는것과 같이 어떤 연구성과도입과 관련되는 단순하고 지엽적인 문제가 아니였다.그것은 국가적인 문제였고 시, 군들의 지방공업활성화를 위한 관건적인 고리의 하나였다.
(숱한 과학자들이 있으면서 이처럼 절박한 문제를 풀지 못한다는것은 말도 되지 않는다.
우리 연구소가 몽땅 달라붙어서라도 가성소다문제 하나라도 온전히 풀수 있는 실질적인 연구성과를 내놓자.)
크나큰 포부를 안고 그는 가성소다의 세계를 파헤치기 시작하였다.조용한 밤이면 애써 졸음을 쫓으며 가성소다분야의 책들을 펼쳐보았고 틈틈이 국내외의 선행연구자료들에 대한 조사분석에 달라붙었다.
하자고 결심한 사람에게는 방도가 생기기마련이다.
그는 마침내 당시 세계적으로 몇개 나라에서 개발단계에 있던 새로운 가성소다생산기술에 주목하게 되였다.전통적인 방법과는 달리 쌍극성이온교환막에 의한 물분해전기투석방법으로 소금물로부터 가성소다와 함께 염산을 동시에 생산할수 있는 기술이였다.실리가 크면서도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는 이 기술을 우리의 실정에 맞게 연구도입한다면 시, 군들에 있는 지방공업공장들에서 종이와 비누생산에 필요한 가성소다는 물론이고 기초식품생산에 필요한 염산까지 해결할수 있었다.연구소에서 바다물정제기에 대한 연구사업을 하면서 전기투석기술과 불균일이온교환막과 관련한 지식과 경험을 어느 정도 쌓은 조건에서 원가가 적게 드는 방향으로 연구를 보다 심화시키면 얼마든지 핵심기술의 명맥을 틀어쥘수 있다고 보았다.
하지만 그의 제안은 처음부터 강력한 반대에 부딪쳤다.
대부분의 과학자들이 전자공학과 거리가 있는 기초화학제품과 관련한 문제에 연구소가 나선다는것은 애당초 어불성설이라고 하였다.세계적으로도 아직 공업화단계에 이르지 못한 기술인데 언제 빛을 보겠는지 가늠하기 힘든 분야에 발을 들여놓았다가 괜히 사서 고생할 필요가 있는가고 도리머리를 젓는 사람들도 있었다.일부 일군들까지도 가성소다문제를 다치는것은 좀더 깊이 생각해보라고 권고조로 말하였다.
려효종동무의 생각은 착잡하였다.
(물론 우리 연구소와 직접 관계되는 문제도 아니고 이 문제를 해결하라고 과업을 준 사람도 없다.그들의 말처럼 파악도 없는 일에 중뿔나게 나섰다가…
하지만 전공이 아니라고 외면하고 힘들다고 회피하며 서로마다 꺼려한다면 가성소다문제는 언제 해결되겠는가.)
연구소의 책임일군으로서 그리고 과학자의 한 사람으로서 앞으로의 연구방향을 정해야 하는 갈림길에서 모대기던 그는
전당, 전국이 달라붙어 풀어야 할 가성소다문제!
(하다면 그 돌파구는 바로 우리 과학자들이 열어제껴야 하지 않겠는가.)
절절한 량심의 호소가 려효종동무의 심장을 쾅쾅 두드렸다.그는 주저없이 자기가 직접 1번수가 되여 나설것을 결심하였다.그의 피타는 사색과 고심어린 노력이 깃든 하나하나의 자료들과 착상, 제안들은 연구소가 정확한 목표를 가지고 새 기술에 용감하게 도전할수 있게 한 귀중한 밑천으로 되였다.
전자공학연구소에서 새로운 가성소다생산기술에 대한 연구사업은 이렇게 시작되였다.
당의 숭고한 뜻을 하루빨리 실현하기 위하여 떨쳐나선 해당 부문 책임일군들의 커다란 기대와 관심속에 전자공학연구소의 가성소다생산기술개발과제는 그 이듬해인 2019년에 국가과학원적인 중심연구과제의 하나로 선정되였다.
무릇 새것을 탐구하는 과학자에게는 대담하게 새것에 도전하는 용기가 필요하다.하지만 그 어떤 탐구심이나 용기에 앞서 나라일을 자기자신의 일로 여기는 진심부터 가질 때 나라가 고대하고 현실이 절박하게 요구하는 새로운 기술에 완강하게 도전해나설수 있다는것을 전자공학연구소의 일군들이 스스로 택한 탐구의 길은 말해주고있다.
가슴속에 고이 간직한 그 진심을 증명하기까지 얼마나 큰 산을 넘어야 하는가를 그들자신도 아직은 다 알수 없었다.
과학자의 신념은 성공의 창조물이 검증한다
무슨 일이든 개척자만큼 고행을 체험하는 사람은 없다고 하지만 스스로 뛰여든 개발창조의 길에서 전자공학연구소의 일군들과 과학자들이 겪는 고충은 이루 말할수 없이 컸다.핵심부분품인 불균일이온교환막을 최소한의 원가로 국산화하기 위한 연구사업은 걸음걸음이 그대로 고뇌의 련속이였다.
연구과제를 책임진 소장의 지도밑에 원성철, 한경호, 최충일, 로명식동무를 비롯한 과학자들은 처음으로 손바닥만한 크기의 불균일이온교환막을 만들어냈다.하지만 그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그것을 리용하여 얻은것은 농도가 너무 낮아 가성소다라고 말할 형편이 못되였던것이다.
계속되는 실험과정에 태워버린 시험막은 무려 몇만장…
처음부터 의견을 달리하던 사람들의 목소리가 또다시 높아지기 시작하였다.되지도 않을 일에 숱한 자재와 로력을 공연히 소비한다느니, 소장이 공명심에 들떠 허풍을 친다는 말까지 나왔다.연구집단에서 나가는 과학자들도 생겨났다.
어느날 한 과학자가 이제라도 연구방향을 바꾸는것이 어떤가 하는 의견을 려효종동무에게 내비치였다.숨막힐듯한 침묵이 실험실의 무거운 분위기를 짓눌렀다.
(내가 정말 독단에 사로잡혀 한계에 도달한 연구사업을 우격다짐으로 내미는것은 아닌가.그렇다고 연구방향을 바꾼다면?)
하지만 그것은 한순간, 소장의 눈길은 저도 모르게 실험실의 한 벽면에 가닿았다.
《가성소다, 탄산소다, 류산문제를 풀지 않고서는 우리가 살아나갈수 없습니다.우리는 어떻게 하나 가성소다, 탄산소다, 류산문제를 풀어야 합니다.》
이제는 너무도 눈에 익은
진통을 겪고있는 과학자들을 또다시 찾아왔던 그 일군의 이야기는 얼마나 절절했던가.
《동무들은 정말 중요한 연구사업을 하고있소.물론 많은 사람들이 말하는것처럼 끝까지 안될수도 있을거요.그러나 그런 경우에도 이 방향으로는 가지 말라고 말뚝을 박아 다음세대에 넘겨주는것도 연구사업이요.절대로 락심하지 말고 힘을 냅시다.》
려효종소장은 마침내 침묵을 깨뜨렸다.
《이제 우리가 연구방향을 돌린다면 시제품 몇개는 내놓을수 있지만 막대한 투자가 요구되는 다량생산은 당장 불가능합니다.그런 연구결과가 열백건인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보통의 의지로써는 넘기 힘든 고비들도 있었다.언제인가 유해로운 물질을 다루어야 하는 급한 실험과제가 제기된적이 있었다.
(누구에게 맡길것인가.)
그때 연구소일군들의 눈앞에 제일먼저 떠오른것은 당원들인 최규혁, 서명석동무의 모습이였다.하지만 나이도 적지 않은 그들만으로는 하루가 새로운 실험에서 시간성을 보장하기 힘들었다.
밤늦게 집으로 돌아온 려효종동무는 둘째아들과 마주앉았다.리과대학 박사원생인 아들은 당시 대학과 연구소의 합의로 가성소다연구집단에 망라되여있었다.
오랜 과학자인
다음날 연구집단이 모인 자리에서 려효종동무는 말하였다.
《이번 실험은 당원들이 맡읍시다.》
믿었던바대로 당원과학자들이 주저없이 호응해나섰다.
바로 이때였다.
《저도 참가하겠습니다.》
눈앞이 갑자기 흐려지는 속에 들려오는것은 사랑하는 아들의 목소리였다.
실험이 한창인 때에야 안해는 이 사실을 알았다.3대를 이어가는 과학자가정의 주부로서 지금껏 과학의 고행을 리해하고 묵묵히 뒤바라지를 해온 그였지만 그날만은 끝내 오열을 터뜨렸다.
《당신에겐 그 성공이 그렇게도 중한가요? 어쩌면 제 자식까지…》
려효종동무는 아무 말도 할수 없었다.보는 사람마다 탐내는 막내아들, 장중보옥같은 자식의 앞날이 어느 부모에겐들 소중하지 않으랴.
나라가 고대하는 문제를 기어이 풀자고 불사신과도 같이 두뇌전, 탐구전을 억척스레 벌려가고있는 가성소다연구집단의 수고를 당조직은 언제나 사려깊은 눈길로 헤아리고있었다.
최충일, 최규혁동무를 비롯한 과학자들이 오늘도 잊지 못하는 과학평의회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그 평의회에는 초급당비서 로광준동무가 참가하였다.하지만 평의회에 참가한 초급당일군의 깊은 웅심을 과학자들은 처음에는 알지 못하였다.
기본발표는 15분, 이어 시작된 질의문답은 2시간반을 넘어섰다.
여느때없이 열기띤 분위기속에서 진행된 과학평의회마감에 초급당일군은 말하였다.
《오늘 가성소다연구집단이 한 일에 대해 정말 구체적으로 알았습니다.실지 전진했다는것이 내 보기에도 알립니다.성공할수 있습니다.》
마디마디에 넘치는 뜨거운 진정은 그대로 당조직의 크나큰 믿음이 되여 과학자들의 가슴에 깊이 새겨졌다.연구소의 분위기는 달라지기 시작하였다.
초급당일군은 더 자주 과학자들을 찾아왔다.때로는 가정에서 성의껏 마련한 후방물자도 안겨주고 때로는 협동연구를 위해 멀리 집을 떠나온 함흥분원 연구사의 생일도 성의껏 차려주었다.일부 과학자들속에서 소장이 연구사업에서 독단을 부린다는 의견이 제기되였을 때에도 그는 단호히 말하였다.그것은 독단이 아니라 높은 실력에 기초한 과학적주장이다.과학자라면 실력으로, 과학적인 론거로써 자기의 견해를 납득시켜야 한다.
김수한동무를 비롯한 과학자들이 심혼을 바쳐가며 합리적인 물분해전기투석공정을 확립해나갈 때 최충일, 한경호동무를 비롯한 과학자들은 성능이 높고 면적이 큰 불균일이온교환막을 100% 우리 식으로 연구제작하기 위해 고심어린 나날을 이어갔다.
드디여 당 제8차대회를 앞두고 진행된 80일전투기간에 이들은 첫 성공의 날을 맞이하였다.불과 1L밖에 안되는 가성소다를 놓고, 그것으로 만든 비누의 질이 좋다는 소식에 울고웃던 그날의 흥분을 이들은 오늘도 소중히 간직하고있다.
국가과학원 일군들의 지도밑에 은정과학지구로 달려온 함흥분원 화학공학연구소 실장 최성재, 연구사 신동철동무를 비롯한 과학자들은 사심없는 협동연구로 막의 성능을 훨씬 개선할수 있는 가치있는 기술적제안을 실현시켰다.국가과학원적인 조직사업에 따라 자동화연구소와 동력기계연구소, 과학실험설비공장을 비롯한 여러 단위의 창조적협조가 강화되는 속에 은정과학지구에는 이들의 고심어린 연구결과가 도입된 가성소다생산공정이 꾸려지고 공업화를 위한 운영시험에 들어갔다.
전기투석기구연구집단의 실장으로 사업하던 오광혁동무와 한진철, 김억성동무를 비롯한 과학자들은 불균일이온교환막의 성능 및 수명지표확정을 위한 수십일간의 최종시험을 성과적으로 보장하고 그 결과를 자기들의 깨끗한 당적량심으로 담보하였다.
국가적의의가 큰 이 연구성과는 지난해에 강남군에 제일 처음으로 도입되였다.새로 일떠선 가성소다생산공정에서 가성소다와 염산 그리고 서슬과 경화촉진제 등 여러가지 제품이 나오기 시작함으로써 군의 여러 지방공업공장을 활성화할수 있는 좋은 전망이 열리게 되였다.
그때로부터 얼마후 전자공학연구소를 비롯한 국가과학원의 일군들과 과학자들은 드디여 새로운 가성소다생산기술개발과 관련한 충성의 보고를 당에 올리는 영광의 순간을 맞이하였다.그것은 과학의 성공이기 전에 신념의 승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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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와 만난 려효종동무는 이렇게 말하였다.
《당조직의 믿음 그리고 수많은 일군들의 적극적인 지지와 동지들의 아낌없는 방조와 노력이 없었다면 아마 오늘에 이르지 못했을것입니다.끝까지 믿어준 당조직과 일군들, 동지들이 정말 고맙습니다.》
당중앙위원회 제8기 제6차전원회의 결정을 받들고 전자공학연구소의 일군들과 과학자들은 긴장한 식량문제해결에 이바지하기 위한 가치있는 연구종자를 찾아쥐고 또다시 탐구의 생눈길에 뛰여들었다.
이제 또 몇년이 걸릴지, 그길에 또 어떤 애로와 난관이 막아나설지 누구도 알수 없다.그러나 우리는 믿어의심치 않는다.
나라일을 자기자신의 일로 여기는 진심을 안고 보람찬 탐구의 길을 스스로 걸으며 더욱 억세여지고 다져진 신념과 실력으로 기어이 안아오고야말 새로운 성공의 열매는 우리의 주인공들의 충실성과 실천능력을 다시한번 증명하게 될것이다.
글 및 사진 본사기자 려명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