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18일 금요일  
로동신문
수필
우편통신원의 가방

2023.4.8. 《로동신문》 6면



경애하는 김정은동지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시였다.

《조국과 인민을 위하여 나는 무엇을 바쳤는가라는 물음에 늘 자신을 비추어보면서 애국의 마음을 가다듬어야 합니다.》

얼마전 삼지연시에 대한 취재길에서 우리는 우편통신원 김정옥로인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였다.

그는 오늘까지 40여년간이나 이 산간도시에서 우편통신원으로 일해오고있었다.

마침 우편통신가방을 멘 김정옥로인이 체신소에서 나오고있었다.우리는 서둘러 그의 가방부터 벗겨멨다.신문이며 편지들이 가득 들어있는 그 가방은 젊은 우리의 어깨에도 묵직했다.무게를 가늠해보는 우리에게 그는 대수롭지 않게 응수했다.

《글쎄, 한 열둬kg 되겠는지…》

12kg이라고 쳐도 한달이면 360kg, 1년이면…

이런 식으로 속구구해보던 우리는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매일 이렇게 메고나른 우편물의 무게가 40여년이면 상상을 초월하는 수자가 되는것이였다.

김정옥로인은 웃으며 말했다.

《일생 메고다닌건 이 가방밖에 없는데 이젠 정들었다오.어깨가 비면 오히려 허전하지요.》

우리는 그 가방을 새삼스럽게 쓸어만지며 한 우편통신원이 한생토록 메고나른 재부에 대하여 생각하였다.

하늘아래 첫 도시라고도 말할수 있는 삼지연시에도 당의 목소리는 꼭같이 울려왔다.그것은 소박한 우편통신가방과 떼여놓고 생각할수 없지 않은가.김정옥로인이 한가정의 주부로서, 할머니로서 메고나를수도 있었던 재산들에 비할수 없는 인민의 재부, 조국의 재부를 어찌 수자로 계산할수 있단 말인가.

《시당책임일군이 날더러 말했다우.삼지연시사람들모두가 존경하며 기다리는 우편통신원이야말로 제일 훌륭한 애국자라고 말이요.얼마나 쑥스럽던지.》

김정옥로인의 그 말에는 아이들의 재롱을 받아주는 할머니의 즐거움에는 비할수 없는 고결한 긍지가 담겨져있었다.

오랜 세월속에 삼지연시는 몇번이나 천지개벽했고 하여 우편통신원의 순회길도 변했지만 그의 가방만은 변함이 없다.

이런 참된 우편통신원들이 변함없이 자기 초소를 지키고있기에 방방곡곡 어디에나 당의 목소리가 가닿고 조국의 고귀한 재부들이 날마다 늘어나고있는것이다.

우리의 눈가에 김정옥로인처럼 한생토록 변함없는 일과대로 체신소의 문을 나서고있을 수많은 우편통신원들의 모습이 어려왔다.그들뿐 아니라 자신보다 동지를, 가사보다 국사를 먼저 생각하며 누가 보건말건, 알아주건말건 묵묵히 애국의 길을 걸으며 얻는것보다 바치는 인생에서 락을 찾고있는 이 나라의 애국자들의 량심을 가슴에 안아보았다.

시당위원회앞에 이르자 김정옥로인은 우리에게 손을 내밀었다.

《가방을 주십시오.신문을 꺼내야지요.》

만단사연이 깃들어있어 쉽게는 들수 없는 우편통신원의 가방이였다.

박춘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