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8.29. 《로동신문》 6면
113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일제에게 국토병탄을 강요당한 1910년 8월 29일은 우리 민족에게 있어서 영원히 잊지 말아야 할 비분의 날이다.
오늘날 누구나 부러워하는 강국의 존엄을 지니고 세계를 굽어보는 우리 인민이 가슴아픈 력사의 비극을 돌이켜보는것은 다시는 그것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우리는 일제침략자들에게 나라를 빼앗기고 근 반세기의 장구한 기간 식민지노예살이를 강요당한 쓰라린 지난날을 절대로 잊지 말아야 하며 일본군국주의자들의 재침책동을 철저히 분쇄하여야 합니다.》
자주권은 나라와 민족의 생명이다.자주권은 신성한것이지만 그것을 지킬 힘이 없으면 남에게 롱락당하게 되고 종당에는 나라와 민족의 운명을 망치게 된다는것을 력사는 한두번만 보여주지 않았다.
일제의 《한일합병조약》날조로 우리 인민이 겪은 수난이 그러한 실례들중의 하나이다.
《을사5조약》의 부당성을 폭로한 헤그밀사사건을 구실로 조선의 국토를 병탄하기 위한 일제의 책동은 더욱 악랄해졌다.
당시 일제 내각회의에서 결정된 내용에는 《황제에게 주권을 일본에 선양시키게 하고 두 나라가 병합한다.》(제1안)와 《현 황제 고종에게 양위시켜 통합권을 일본에 위임시킨다.》(제2안)는것 등이 들어있었다.일제는 여기에 제1안을 상책으로 하되 적어도 제2안을 반드시 단행해야 한다고 쪼아박았다.
이에 따라 일제는 고종을 강제퇴위시키고 그 자리에 순종을 올려앉힌 다음 《정미7조약》을 날조하여 우리 나라의 내정권을 빼앗았다.이어 얼마 안되는 조선군대마저 강제해산시켰다.그리하여 우리 나라에는 형식상 조선봉건왕조만 존재하였다.그에 기초하여 일제는 저들의 조선침략의 최종목적인 국토병탄책동에 본격적으로 달라붙었다.
일제는 《시일야방성대곡》의 여운이 아직 사라지지 않고있던 그때 거세찬 반일기운이 폭발할것이 두려워 가장 악독한 헌병제도를 실시하였으며 증강된 헌병대병력을 내몰아 조금이라도 항거할 기미만 보여도 무자비하게 탄압하였다.
이런 살벌한 분위기속에서 일제는 1910년 8월 22일 끝끝내 《한일합병조약》이라는 허위문서를 날조하였으며 그것을 29일에야 공포하였다.
이날 발표된 일본왕의 《조칙문》에는 국새와 함께 서명이 찍혀져있었지만 조선황제의 《칙유문》에는 어새만 찍혀있을뿐 서명이 없었다.
후날 순종은 그에 대해 《한목숨을 겨우 보존한 짐은 합병인준사건을 파기하기 위해 조칙한다.과거 합병인준은 강린(일본)이 역신과 손을 잡고 마음대로 선포한것이다.다 나의 한바가 아니다.》라는 말을 남기였다.
나라를 송두리채 빼앗겨도 부르쥔 주먹으로 피눈물을 닦을수밖에 없는것이 자기의 힘을 가지지 못한 인민의 비참한 처지이다.
《한일합병조약》의 날조로 형식상으로나마 존재하던 조선봉건국가는 없어지고 우리의 신성한 국토는 일제에게 짓밟히게 되였다.온 나라가 분노로 치를 떨었다.망국의 한을 참지 못하고 죽음으로 치욕을 씻으려 한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당시 나라잃은 설음을 아무리 하소연해도 그것을 받아줄 곳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조선은 말그대로 암흑천지로 화하였다.침략자들의 더러운 발길이 미치는 곳마다에서 무고한 인민의 피가 흘렀다.
《조선사람은 일본법률에 복종하든가 아니면 죽어야 한다.》는것이 바로 일제의 통치교리였다.일제가 세워놓은 야만적인 폭압제도는 온 나라를 철창없는 감옥으로 만들었다.
유구한 력사와 찬란한 문화, 수려한 산천경개를 자랑하는 조선의 모든것이 무차별적인 략탈대상으로 되였다.
조선의 경제명맥을 모두 틀어쥔 일제는 우리 인민의 고혈을 악착스럽게 짜내면서 이 땅의 귀중한 자원을 마구 략탈하였다.뿐만아니라 민족동화정책과 민족문화말살정책을 실시하면서 조선사람의 말과 성까지 빼앗으려고 책동하였다.
일제는 중일전쟁발발이후에만도 840만여명의 조선청장년들을 강제련행하였으며 20만명에 달하는 조선녀성들을 일본군성노예로 끌어갔다.
일제의 불법무도한 조선강점과 가혹한 식민지통치로 우리 인민이 겪은 온갖 불행과 고통은 힘이 없으면, 힘이 약하면 나라는 물론 인간의 모든 권리를 빼앗기게 되고 민족의 운명이 칠성판에 오르게 된다는것을 보여주고있다.
세기는 바뀌고 모든것이 변하였다.우리 국가의 지위도 근본적으로 달라졌다.
지난날 세계지도우에서 빛을 잃었던 우리 조국은 그 어떤 침략세력도 감히 범접할수 없는 불패의 정치군사강국으로 위용을 떨치고있다.
지구상에 침략과 략탈을 생존방식으로 하는 횡포한 제국주의가 남아있는한 우리는 더욱 강해져야 한다.끊임없이 강해져야 한다.
이것이 113년전의 비극이 새겨주는 피의 교훈이며 세기를 이어 계속되는 치렬한 반제대결전에서 우리 인민이 견결한 계급적립장과 비타협적인 투쟁으로 확증한 력사의 진리이다.
본사기자 박철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