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22일 일요일  
로동신문
수필
섬분교의 종소리

2023.9.25. 《로동신문》 4면



경애하는 김정은동지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시였다.

《보석이 땅속에 묻혀있어도 빛을 잃지 않는것처럼 애국의 마음은 그것이 비록 크지 않아도 귀중한것이며 언제나 아름다운것입니다.》

며칠전 인민대학습당앞을 지날 때였다.

정오가 되자 종소리가 울려퍼졌다.

뗑-뗑-

종소리가 가슴을 파고들수록 우리의 귀전에는 또 다른 종소리가 들려왔다.

쉬임없이 기슭을 때리는 파도소리와 바다우를 날아예는 갈매기울음소리와 함께 어울려 유정한 정서를 불러일으키던 동해의 작은 섬분교의 종소리였다.

학생이 불과 몇명밖에 안되는 화대군 사포기술고급중학교 양도분교에서 하루도 빠짐없이 수업종을 치는 사람은 꽃나이처녀시절에 이곳으로 자원진출한 최란숙동무였다.

어떻게 그런 결심을 하게 되였는가고 묻는 우리에게 그는 이렇게 말했었다.

지도에 작은 점으로 표기되여있는 이 섬도 나라의 한 부분이고 여기에서도 조국의 귀중한 미래가 자라고있으며 바로 그래서 학교가 있다.누구든 반드시 서야 할 교단에 바로 내가 서고싶었다.그렇게 하는것이 지금껏 나를 키워주고 대학공부까지 시켜준 나라의 은덕에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어느덧 수업시간이 되여 또다시 종을 치고는 옹기종기 모여든 학생들과 함께 교실로 들어가던 녀교원의 모습을 진정 잊을수 없다.

철없던 그 시절 배움의 꽃대문으로 어서 오라 반기던 사랑의 종소리를 마음속에 안고 오늘은 자신이 조국의 미래를 가꾸는 밑거름이 되여 보답의 종소리를 변함없이 울려가는 섬분교의 참된 교육자,

둘러보면 우리 주위에는 그와 같이 훌륭한 인간들이 참으로 많다.자기 일터가 비록 요란한 위훈을 세울수 있는 곳은 아니여도, 설사 그곳이 심심산골이나 날바다 한가운데 있어도 조국을 받드는 영예로운 초소로, 목숨은 버릴지언정 순간도 비울수 없는 애국의 전호로 여기고 수십년세월 지혜와 열정을 아낌없이 바쳐 지켜가는 애국자들의 모습은 참으로 미덥다.

나라의 은덕을 가슴깊이 새기고 순간순간 보답의 마음을 가다듬으며 누가 보지 않는 외진 곳에서도 묵묵히 바쳐가는 성실한 땀과 노력, 그것이 바로 참된 애국임을 다시금 가슴뜨겁게 가르쳐주는 섬분교의 종소리.

애국의 진리를 깊이 새겨주는 섬분교의 종소리가 인민대학습당의 종소리와 함께 계속 귀전에 메아리쳐왔다.그럴수록 우리의 가슴속에는 어머니조국의 은덕을 순간도 잊지 않고 조국을 위해 자신을 깡그리 바쳐갈 일념이 더욱 굳게 자리잡았다.

본사기자 김송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