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2.11. 《로동신문》 4면
《농사를 잘 짓자면 나라의 쌀독을 책임진 농업부문 일군들과 농장원들이 자기의 책임과 본분을 다하도록 하여야 합니다.》
지금도 사람들은 지난 8월
다심한
그날의 자욱을 마음속에 새겨안고
안변벌은 옛적부터 살기 좋은 고장으로 소문난 곳이다.허나 오늘 안변벌은 단순히 살기 좋은 고장만이 아니라 그 이름 한번 불러만 보아도 사람들의 가슴속에 뜨거운 격정을 불러일으키는 영광의 땅, 행복의 대지로 전변되였다.
지난 8월중순부터 오계농장과 월랑농장의 농장원들에게 수많은 전화들이 걸려왔다.전화를 한 사람들은 서로 달랐지만 이야기속에는 꼭같은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어쩌면 그런 험한 곳에 우리
이 나라 사람들에게 있어서
사람들의 눈빛을 차마 마주볼수 없다며 그들은 뜨고지는 해를 포전에서 맞으며 하루를 열흘, 백날맞잡이로 일했다.잠을 자도 풀냄새 실려오는 포전곁에서 자야 다소 마음이 편하고 밥을 먹어도 포전에서 먹는 주먹밥이라야 목으로 넘어갔다는것이 그들의 한결같은 심정이였다.
그중에서도
그로 말하면 지난 4월에 제대되여 올해 처음으로 농사를 짓는 《신입생》이였다.자기의 포전에
벼이삭의 알수가 좀더 많았다면, 벼알들이 좀더 충실했다면 얼마나 좋았으랴 하는 때늦은 후회로 가슴을 쥐여뜯으며 몸부림치던 그는 강심을 먹고 천알당무게를 높이기 위해 피타게 노력하였다.
스치는 바람결에도
이런 마음가짐으로 그는 무섭게 일했다.마침내 포전에 총알처럼 땅땅 여문 이삭들이 주렁졌을 때 그는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이런 심중의 고백을 터치였다.한평의 땅, 한포기의 곡식도 어떻게 사랑하고 가꾸어야 하는가를
마디마디 뜨거운 진정이 넘치는 격정의 토로는 오계농장과 월랑농장의 농업근로자들 그 누구를 만나보아도 들을수 있다.
포전과 멀리 떨어진 곳에서 직승기들이 농약을 살포하는 광경을 바라보며 이제는 벼포기들이 살아났다고 기뻐할 때 그들이 과연 상상이나 했던가.
후에야 그 사실을 알게 된 농장원들은 세상에 이런 큰 죄가 또 어디에 있겠는가고 통탄하며 저마다 약속이나 한듯 사연깊은 포전으로 달려갔다.그리고 평양하늘가를 바라보며 맹세다졌다.피해의 흔적을 말끔히 가시고 기어이 풍년가을을 안아오겠다고.
지난 8월중순 어느날 저녁 오계농장 제3작업반 반장 오영덕동무는 작업도구를 들고 포전으로 향했다.아직 제방공사가 한창인것으로 하여 논뚝을 제대로 정리할새가 없었던것이다.포전에 다달은 그는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곳곳에 전지불이 켜지고 농장원들이 논뚝을 정리하고있었던것이다.그에게 작업반원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우리 작업반포전이야 금화다리에서 한눈에 바라보이는 곳이 아닙니까.
작업반장은 순간 가슴이 찡 해졌다.이런 사람들과 함께라면 무슨 일인들 못해내랴 하는 배심이 가슴속 깊은 곳에 굳게 자리잡았다.
언제나 마음속에 못잊을 그날을 안고 하루하루를 충성과 애국으로 수놓아가는 사람들속에는 오계리 김광회동무의 가족도 있다.지난 10여년동안 병석에 누워있던 김광회동무는
오계리사람!
무슨 말이 더 필요하랴.평범한 세월 평범하게만 외우던 그 말이 이제는 그들의 마음속 가장 깊은 곳에 뜨겁게 간직되였던것이다.
김광회동무가 이렇게 보답의 힘찬 걸음을 내짚을 때 그의 어머니와 안해도 새로운 결심을 안고 제방공사장과 농장포전으로 향했다.사실 그의 안해로 말하면 지난 기간 앓고있는 남편과 나이많은 시어머니에 대한 걱정으로 포전에 있는 시간보다 가정에 파묻혀있는 시간이 더 많았던 녀성이였다.그러나
비단 그들뿐이 아니다.오계리와 월랑리는 물론 군과 원산시의 수많은 일군들과 근로자들도 포전으로, 공사장으로 저마끔 달려나와 자기들의 진정을 다 바치였다.하여 안변벌이 생겨 처음 보는 사람바다가 펼쳐졌다.
어찌 처음 보는 광경이 사람바다뿐이랴.사람들의 일본새도 완전히 달라졌다.그 어떤 어려운 일에도 남먼저 어깨를 들이밀고 무조건 해야 한다는 각오로 두팔걷고나서는 실천가, 배짱가들로 성장하였다.
숨이 지는 마지막순간까지 이 땅을 가꿀 결의 안고 포전을 떠날줄 모른 로당원이며 오래동안 농사를 지어왔지만 벼이삭의 무게에 대해 이번에야 비로소 알게 되였다고 하면서 걱정많은 《잔소리군》으로 변한 작업반장…
드디여 가을이 왔다.보기만 해도 가슴뿌듯하게 황금이삭 흐느적거리는 벼바다, 이제는 침수라는 말자체를 모르게 종전보다 훨씬 높이 쌓아진 든든한 금화강제방, 못잊을 사연을 전하는듯 유유히 흐르는 금화강의 푸른 물결…
오계리와 월랑리가 생겨 처음 보는 아름다운 화폭을 바라볼수록 이곳 농장원들은
지난 10월초, 침수되였던 250여정보의 포전에서 수확한 벼로 로적가리를 산같이 쌓아놓은 오계리와 월랑리의 농장원들은 대풍이 든 소식을 아뢰이는 편지와 함께 알알이 고른 옥백미를
순결한 량심과 의리로 안아온 황금가을
안변벌의 풍요한 가을은 정녕 어떻게 왔는가.
우리 군인들이 떠나간 후 그들의 위훈이 슴배인 제방을 어루쓰는 오계리와 월랑리사람들의 가슴은 뜨겁게 달아올랐다.그와 함께 여러 차례 큰물피해를 받으면서도 자기들의 힘만으로는 어쩔수 없는것으로 여기며 그시그시 땜때기식으로 일해온 지난날들이 뼈아프게 되새겨졌다.
과연 무엇이 모자랐던가.
그 어떤 자금이나 자재문제가 아니였다.생각을 거듭할수록 당을 받드는 자신들의 충의심이 부족했다는 자책감으로 하여 머리를 들수 없었다.하여 그들은 다시는 그 어떤 자연재해에도 끄떡없게 금화강과 오계천에 든든한 제방을 쌓기 위한 투쟁에 한사람같이 떨쳐나섰다.강폭을 넓혀 물길을 곧추 펴고 장석을 쌓아야 하는 공사는 참으로 방대하였다.
지난 기간에는 엄두도 내지 못할 공사를 짧은 기간에 결속한 놀라운 성과의 비결에 대해 물을 때면 이들의 대답은 한결같았다.불같은 충성심만 있으면 못해낼 일이 없다고.
오계리와 월랑리사람들의 마음속깊이 간직된 충성심, 그것은 바로 우리 군인들처럼 순결한 량심과 의리로
사품치는 물속에 한몸을 주저없이 내대여 귀중한 논밭을 구원해준것만도 고마운 일인데 터진 제방을 막은 후 저저마다 논판에 들어서서 벼포기들을 정성껏 일으켜세우던 군인들…
지금도 TV화면으로 벼포기를 씻는 병사들의 모습이 비쳐질 때면 농장원들은 누구나 《우리 오계리군대》, 《우리 월랑리군대》라고 정담아 부른다.
정녕 그랬다.
의무감이나 명령에 대한 책임성만으로야 어떻게 이런 행동이 나올수 있으랴.주인들도 미처 생각을 못한 일을 수없이 찾아하며 한평의 땅, 한포기의 곡식에도 온갖 정성을 다한 우리 군인들의 헌신은 인민의 고통을 자신의 아픔으로 여기시는
동무들, 나를 따라 앞으로!
공사장 곳곳에서 이런 불같은 호소가 울리는 가운데 어제날의 총쥔 병사였던 제대군인당원들이 앞장에 섰다.차철, 서정림동무를 비롯한 제대군인들은 저저마다 수십kg이나 되는 모래마대를 메고 기계수단이 들어설수 없는 물속으로 서슴없이 뛰여들었다.한두번도 아니고 오랜 시간 물살을 헤치느라 온몸이 부어오르고 살갗도 다 벗겨졌지만 누구도 물러서지 않았다.지금 이 시각도 우리
눈뿌리 아득하게 뻗어간 금화강제방은 이런 순결무구한 충성의 마음들이 드놀지 않는 주추돌이 되여 일떠서게 되였다.
지난 8월말, 오계리와 월랑리일대에는 비가 억수로 내렸다.저녁식사를 하기 위해 집으로 들어왔던 청년들은 창문을 세차게 때리는 비소리에 밖으로 뛰쳐나갔다.
(포전이 위험하다!)
점점 더 굵어지는 비발속을 뚫고 포전으로 달려간 그들은 물이 차오르는 포전에 너나없이 들어섰다.양수기가 쉼없이 물을 퍼내는 속에 농장원들도 저저마다 포전으로 달려나와 일손을 잡았다.
날이 밝도록 쏟아지는 비발속에서 물과의 싸움이 벌어졌다.우리 군인들이 부르는 《병사는 벼이삭 설레이는 소리를 듣네》의 노래소리 높이 울렸던 안변벌에 이 한밤도 먼길 가실
드디여 비는 멎고 포전도 구원되였다.오계농장 초급농근맹위원장은 그날처럼 무르익는 벼이삭의 황금빛이 아름다웠던적은 없었다고 하면서 자기의 심정을 이렇게 토로하였다.
《우리를 위해 그처럼 마음쓰시는
그러면서 자기들에 대한 이야기는 한사코 사양하고 군인들의 일본새에 대해 더 소개해줄것을 절절히 부탁했다.
사람들은 군인들이 터진 제방을 복구하고 벼포기의 감탕을 씻어낸 이야기는 알고있지만 큰물로 매몰될번한 농장포전을 구원한 이야기는 잘 알지 못할것이다.그때 오계리 농근맹원들은 강하천제방이 터지면서 숱한 감탕과 모래가 떠밀려와 어느한 포전이 매몰된것을 발견하고 돌격대활동을 벌릴것을 궐기한 후 두시간이 지나 포전으로 나갔다고 한다.하지만 그들이 조직사업으로 보낸 그 시간동안에 우리 군인들은 방대한 량의 감탕을 처리하고 벼포기들까지 다 일으켜세운 다음 조용히 농장을 떠났다.
떠나는 마지막순간까지 농사문제때문에 그처럼 마음쓰시는
안변벌은 이렇게 말하고있다.
이 땅에
벼이삭은 량심으로 살찌우며 그 량심은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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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26일 월랑농장의 농장원들은
《복받은 대지》,
어찌 월랑농장뿐이랴.
본사기자 김일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