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13(2024)년 9월 20일 금요일  
로동신문
방목지에 울려가는 청춘의 노래

2024.3.2. 《로동신문》 6면


경애하는 김정은동지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시였다.

《오늘 우리의 당원들과 근로자들속에는 누가 보건말건, 알아주건말건 묵묵히 자기가 맡은 초소에서 조국과 인민을 위하여 성실하게 일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얼마전 만포시 송학리 후두골에 자리잡은 시염소목장을 찾아가는 우리의 눈앞에는 시의 일군들이 저저마다 자랑하던 방목공청년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방목지가 자리잡은 후두골로 가는 길은 멀었지만 수려한 산천경개에 어울리게 잘 닦아져있어 우리가 탄 차는 잠시도 쉼없이 달렸다.

당의 육아정책을 앞장에서 받들어갈 일념 안고 외진 곳에 청춘의 좌표를 정한 미더운 청년들의 랑만넘친 생활을 그려보느라니 마음이 절로 흥그러워졌다.

후두골은 말그대로 깊은 산골짜기였지만 여기에는 청년들의 생활에 필요한 모든것이 다 갖추어져있었다.

목장사무청사와 청년합숙, 과학기술보급실, 청년학교와 아담한 문화주택…

우리와 만난 목장지배인 박영일동무는 추억깊은 어조로 이렇게 말했다.

《몇해전까지만 해도 한적하던 후두골이 오늘은 젖제품과 고기가 쏟아지는 복골로, 만포사람들 누구나 아는 고장으로 되였습니다.》

이어 우리는 그와 함께 방목이 한창인 선바위등판으로 향했다.

후두천의 맑은 시내물줄기를 따라 등판에 오른 우리는 한동안 움직일줄 몰랐다.

흰구름마냥 흐르는 염소떼와 젖소들, 방목공의 긍지가 넘쳐나는 처녀의 노래소리, 그에 화답하는듯한 새끼염소들의 울음소리…

류다른 산촌의 정서였다.하지만 그보다 더 눈길을 끄는것이 있었다.

수수한 작업복과 로동화, 손에 든 회초리, 바람에 탄 감실감실한 얼굴들…

이들이 바로 후두골의 청년개척자들이였다.

그들의 미더운 모습을 보느라니 생각이 깊어졌다.

무엇이 그들로 하여금 앞을 봐도, 뒤를 봐도 산뿐인 외진 곳에서 귀중한 청춘시절을 아낌없이 바쳐가게 하는것인가.

얼마후 우리는 청년들과 마주앉아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들이 처음 집을 떠나 이곳으로 왔을 때에는 너무도 외진 곳이고 하는 일도 힘에 부쳐 나약한 생각까지 들었다고 한다.

그러나 당이 부르는 곳에서 청춘시절을 값있게 보낼 마음 안고 방목지로 달려온 자기들을 기특히 여기고 따뜻이 위해주는 고마운 사람들의 진정은 그들이 탄원의 맹세를 지켜갈수 있게 한 원동력이였다.

만포시당위원회의 지도밑에 시안의 일군들과 근로자들은 집을 멀리 떠나 생활하는 청년들에게 정든 보금자리를 안겨주기 위해 짧은 기간에 합숙을 번듯하게 새로 일떠세웠고 배구장도 훌륭하게 꾸려주었으며 생활에서 사소한 불편이라도 느낄세라 온갖 지성을 다했다.

청년분조 분조장 김설경동무는 우리에게 한권의 수첩을 꺼내보였다.

거기에는 청년분조원들을 위해 진정을 기울이는 고마운 사람들의 이름이며 소행자료들이 빼곡이 적혀있었다.

청년분조원들의 생일날이면 안해와 함께 후두골에 어김없이 찾아오군 한다는 시당책임일군과 땔감과 부식물이 떨어질세라 늘 왼심을 써준다는 송학리당일군, 후두골을 찾아오는 젖제품운반차에 위문편지와 성의어린 지원물자들을 보내온다는 시안의 주민들이며 방목공청년들의 집에 때없이 찾아가 진정을 기울인다는 다정한 이웃들…

바로 그런 고마운 사람들이 있기에 방목공청년들은 외진 산중에 귀중한 청춘시절을 고스란히 바쳐가고있었다.

20살안팎의 연약한 처녀들이 장마철 큰물에 떠내려가는 염소들을 건지기 위해 사품치는 물속에도 서슴없이 뛰여들던 이야기, 먹물을 뿌린듯한 캄캄한 밤에 무리에서 떨어진 염소들을 찾아 밤새껏 산판을 오르내리던 일…

정녕 령마다, 골마다 당의 육아정책을 받들고 한마음한뜻으로 투쟁해온 시안의 일군들과 근로자들, 목장종업원들의 헌신의 자욱들이 수놓아져있었다.

길지 않은 산중의 하루해를 바래우며 염소떼를 몰고 등판을 내리는 방목공청년들의 모습은 볼수록 미더웠다.일이 곱고 그 마음이 장해서였다.

《꽃은 졌다가도 다시 피지만 한번 흘러간 청춘시절은 되돌아오지 않습니다.먼 후날에도 우리는 청춘시절에 경애하는 아버지 김정은원수님께 기쁨을 드렸다고 떳떳이 말할수 있게 공민의 의무를 다하렵니다.》

지난해에 중학교를 졸업하고 탄원해왔다는 한 처녀방목공이 하는 말이였다.

잠시후 방목지의 하늘가로 청년들이 부르는 노래소리가 울려갔다.그 노래소리를 듣는 우리의 가슴은 뜨거웠다.

방목공청년들이 간직한 소중한 마음이 애국의 불길로 타오르도록 밑불이 되여주는 고마운 사람들의 진정이 있어 그들이 부르는 노래소리는 그토록 아름다운것이 아닌가.

본사기자 송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