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13(2024)년 7월 3일 수요일  
로동신문
사회주의화원에 넘치는 따뜻한
하반신이 마비되였던 대흥군의 제대군인처녀가 대지를 활보하게 이야기

2024.6.28. 《로동신문》 4면



경애하는 김정은동지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시였다.

《전체 인민이 수령을 중심으로 사상의지적으로, 도덕의리적으로 굳게 뭉치고 온 사회가 동지적으로 서로 돕고 이끄는 하나의 대가정을 이루고있는것은 우리식 사회주의의 본질적특성이며 무한대한 힘의 원천이다.》

평안남도의 산골지역인 대흥군에서 눈물없이 전할수 없는 감동깊은 사랑의 이야기가 꽃펴났다.하반신이 마비되여 걷지 못하던 제대군인처녀가 군안의 일군들과 의사, 간호원들, 인민들의 지성에 의하여 고향땅을 활보할수 있게 된것이다.

내 조국 방방곡곡 어디서나 미덕과 미풍에 대한 이야기들이 날에날마다 전해지고있는 때에 꽃펴난 이 이야기는 우리 사회의 참모습을 다시금 보여주고있다.

 

너는 우리모두의 딸이다

 

두해전 9월 달리던 한대의 승용차가 갑자기 대흥군의 어느한 도로에서 멈추어섰다.

차에서 내린 사람은 대흥군당위원회 책임일군인 도은철동무였다.쌍지팽이를 곁에 놓고 앉아있는 한 처녀의 수심어린 모습이 차창으로 언뜻 비껴들었던것이다.

《처녀동무, 어디 가는 길이요?》

첫눈에 후더운 인정미가 느껴지는 일군을 올려다보며 처녀는 집에 가는 길이라고 하면서 몇번이나 일어서려고 모지름을 썼지만 계속 주저앉고말았다.

금시라도 떨어질듯 눈가에 눈물방울이 맺혀있는 처녀에게 책임일군은 사연을 물었다.

이름은 오은복, 군사복무기간 뜻밖의 일로 하반신이 마비되여 여러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았지만 회복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이 내려졌다는것이였다.

20대의 꽃나이처녀가 한생 쌍지팽이신세를 져야 한다는 사실앞에 군당책임일군의 가슴은 저으기 아파났다.

(로동당의 품속에선 단 한송이의 시든 꽃도 없어야 한다.아파하는 사람, 힘들어하는 사람들곁에 우리 당일군들이 서야 한다.)

깊은 생각에 잠겼던 군당책임일군은 처녀를 차에 태워 데려다주고는 그길로 군병원의사들을 만나 이렇게 절절히 이야기했다.

지금 침상에 누워있을 제대병사의 심정이 어떠하겠는가.은복이는 조국을 위해 청춘을 바친 제대군인이다.그래도 고칠수 없다고, 일생 쌍지팽이에 의지해살라고 하겠는가.10년 아니 20년이 걸린대도 탓하지 않겠으니 우리모두의 피와 살을 바쳐서라도 처녀를 꼭 일으켜세우자.

군당책임일군의 호소는 의사들의 가슴을 세차게 두드렸다.

이튿날 오은복동무는 의사들을 앞세우고 찾아온 군당책임일군을 보고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그날부터 집중치료가 시작되였다.치료방안을 세우기 위한 여러 차례의 협의회가 진행되고 강력한 치료대책이 세워졌다.매일과 같이 환자의 치료정형이 군당책임일군에게 보고되고 필요한 약재들이 보장되였다.

제대군인처녀에 대한 이야기는 한입두입 건너 퍼져 온 군의 관심사로 되였다.그를 친혈육처럼 품어안는 사람들의 수는 날을 따라 늘어만 갔다.

그때를 돌이켜보며 오은복동무는 이렇게 이야기했다.

《처음 보는 사람들이였는데 왜서인지 아버지, 어머니, 친언니, 친동생처럼 친근하게 느껴졌습니다.》

오은복동무는 소중한 사람들이 사는 따뜻한 이 땅을 척척 내디딜 그날을 하루하루 마중가고있었다.

 

정성, 이 두 글자앞에

 

보건기관을 찾는 사람들은 흔히 의사들의 앞가슴에 새겨진 이름을 보게 된다.그 이름우에 《정성》이라는 두 글자가 있다.

정성! 비록 두 글자이지만 그 의미는 실로 크다.인간에 대한 뜨거운 사랑과 정성이 명약이 된다는 뜻을 의미하는 대명사이기도 한것이다.

원예사의 정성이 꽃을 피운다면 의사의 정성은 사람의 생을 이어준다.

한 제대군인처녀를 일으켜세우기 위해 대흥군병원의 의사, 간호원들이 낮에 밤을 이어온 수백일간은 인간생명의 기사인 우리 보건일군들의 정성이 얼마나 지극한것인가를 가슴뜨겁게 새겨주고있다.

군병원의사인 리봄향동무가 오은복동무를 담당하게 되였을 때 그의 마음은 실로 무거웠다.하반신마비환자를 치료해본 경험이 없는 그로서는 자신심보다 꽤 일으켜세울수 있을가 하는 위구심이 더 컸던것이다.

하여 그는 오은복동무에게 있어서 담당의사인 동시에 친어머니와도 같은 사람이 되기 위해 애썼다.

병원의 모든 의사들도 환자치료에 한사람같이 떨쳐나섰다.

1차, 2차, 3차…

끊임없이 진행된 집중치료의 나날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제일 애를 먹은것은 환자가 자기 병이 호전될수 있다는 신심이 부족한것이였다.그러다나니 병상태는 차도가 없었고 지어 어떤 때는 본인이 치료를 거부하기까지 하였다.

어느 추운 겨울날 환자가 더이상 치료를 받지 않겠다고 쌍지팽이를 짚고 뛰쳐나가는 바람에 리봄향동무는 그를 찾아 밤깊도록 여기저기를 헤맨적이 있었다.

몸은 온통 흙투성이가 되고 얼굴은 눈물범벅이가 되여버린 그를 붙들고 리봄향동무는 너무도 안타까와 이렇게 질책했다.

《온 군이 은복이를 일으켜세우자고 애를 쓰는데 왜 자꾸 이러는가 말이야?》

환자를 업고 힘겹게 한발자국 또 한발자국 걸음을 내짚는 그의 등뒤에서 눈물에 젖은 목소리가 울렸다.

《선생님, 선생님은 내가 정말 일어설수 있다고 믿습니까?》

순간 리봄향동무는 멈추어섰다.

과연 나는 환자가 일어설수 있다고 믿고있는가.언제인가는 그가 분명히 대지를 활보할것이라는 믿음이 과연 나에게 있는가.

선뜻 할 말을 찾지 못하는 리봄향동무의 귀전에 치료를 시작하던 날 병원의 한 일군이 해주던 말이 들려왔다.

지금 오은복동무에 대한 치료는 순수 하반신이 마비된 환자에 대한 의학적치료이기 전에 당에 대한 인민의 믿음을 지키는 일이다.기어이 그가 이 땅을 힘차게 걸어갈수 있게 하자.

리봄향동무는 한참만에야 또박또박 그루를 박아 말하였다.

《나는 믿어.하지만 혼자서는 언제 가도 일어서지 못해.그래서 은복이곁에 내가 있고 의사선생님들이 있고 고향사람들이 있는게 아니겠니.》…

차츰 병치료에서는 차도가 보이기 시작했다.그 소식을 듣고 병원의 의사, 간호원들은 모두 제일처럼 기뻐했고 환자를 위해 더욱 정성을 기울였다.

기술부원장 림영동무는 치료정형을 구체적으로 료해한데 기초하여 치료 전 과정을 직접 책임지고 기술적지도를 주었으며 과장, 의사, 간호원들을 비롯한 온 집단이 환자의 병치료에 도움이 될수 있는 좋은 일을 한가지라도 찾아하기 위해 애를 썼다.

그러던 어느날 밤늦게 병원에서 돌아온 리봄향동무는 문득 집에서 풍기는 구수한 냄새에 부엌으로 발길을 돌렸다.치료에 전념하느라 몸이 약해진 딸을 위해 어머니가 토끼곰을 만들고있었던것이다.딸을 위하는 다심한 어머니의 모습을 보느라니 코마루가 찡해졌다.

다음순간 환자의 모습이 떠올라 리봄향동무는 토끼곰으로 영양음식을 만들어가지고는 그밤으로 식을세라 품에 안고 그를 찾아갔다.

한술 또 한술, 리봄향동무가 오은복동무의 입에 영양음식을 떠넣어줄 때 그의 어깨가 파르르 떨리였다.

와락 품에 얼굴을 묻는 처녀를 꼭 껴안아주는 리봄향동무의 눈가에 맑은것이 고이였다.

처녀의 가슴에 쌓였던 절망감이 가뭇없이 사라지고 생의 희열이 자리잡은 1년 남짓한 기간은 정녕 우리 보건전사들이 지닌 정성이 어떤 기적을 이루어낼수 있는가를 다시금 뚜렷이 보여준 잊을수 없는 나날이였다.

지난해 12월, 마침내 처녀가 대지를 걷게 되던 날 산골군에는 흰눈이 내리였다.

인생의 첫걸음마를 떼던 오은복동무의 곁에 부모가 있었다면 두번째 걸음을 떼는 그날에는 군당책임일군과 그를 위해 정성을 기울여온 군안의 사람들이 함께 울고 웃으며 다같이 걸었다.

고향의 숫눈길우에 새겨진 처녀의 발자국곁에는 온 군이 함께 걸은 아름다운 사랑의 자욱들이 찍혀졌다.

* *

대흥군은 수도 평양으로부터 멀리 떨어져있다.

하지만 아름다운 인간관계는 온 나라 어디서나 활짝 꽃펴나고있다.

《공산주의로 가자!》

이 땅 곳곳에 빛나는 이 글발은 경애하는 총비서동지께서 제일로 사랑하시는 우리 인민의 마음속에 억척같이 뿌리내리고있는것이다.

글 특파기자 윤금찬

사진 리동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