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1. 《로동신문》 6면
《오늘 우리의 당원들과 근로자들속에는 누가 보건말건, 알아주건말건 묵묵히 자기가 맡은 초소에서 조국과 인민을 위하여 성실하게 일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다 진정한 애국자라고 말할수 있습니다.》
이른새벽 우리가 삼지연시 무두봉동을 지날 때였다.
고요한 새벽공기를 깨뜨리며 녀인들의 웃음소리가 간간이 들려왔다.
아직은 모든것이 새벽어스름속에 잠겨있는 때에 즐겁게 걸음을 다그치는 녀인들, 저들은 누구들이며 어디로 가는것인가.
알고보니 그들은 녀성들로 조직된 무두봉도로소대 도로관리원들이였다.
10여명밖에 안되는 녀성들의 힘으로 수십리나 되는 도로를 관리하는데 대해 놀라움을 금치 못하는 우리에게 소대장 남선옥동무는 이렇게 말하였다.
《이 도로는 백두산과 잇닿은 도로입니다.》
그러면서 그는 자기들은 백두산으로 가는 문을 지켜선 녀성초병들이나 같다고 자랑담아 말하는것이였다.
백두산과 잇닿은 도로,
우리의 가슴은 후더워졌다.
순수 녀성들의 힘으로 힘들지 않은가고 묻는 우리에게 그는 어려울 때도 있고 주저앉고싶은 때도 있었다며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어느해 겨울 온밤 내린 눈으로 하여 이들이 담당한 도로에 많은 눈이 쌓이게 되였다.
전날에도 도로관리때문에 늦게야 집으로 들어간 소대원들을 생각하여 남선옥동무는 이른새벽 홀로 도로에 나섰다.
그가 담당한 도로에 거의 도착하였을 때 도로에서는 웬 사람들이 눈치기를 하는것이였다.
다가가보니 다름아닌 소대원들이였다.어느새 나와 작업을 시작했던것이다.
그날 그들은 한결같이 말하였다.백두산과 잇닿은 이 도로를 생각하면 잠자리에 누워서도 발편잠을 잘수 없다고.
그 어떤 평가나 보수도 바람이 없이 도로관리에 열정을 깡그리 바쳐가는 그들은 얼마나 훌륭한 녀인들인가.
우리는 도로를 새삼스러운 눈길로 바라보았다.
도로의 어느곳을 보아도 이들의 이런 뜨겁고 티없이 정갈한 마음이 그대로 비껴있는듯했다.
사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변함없이, 명절날, 휴식일이 따로없이 도로관리에 모든것을 다 바친다는것이 말처럼 쉬운것은 아니다.이른새벽 집문을 나설 때면 제손으로 집식구들에게 따끈한 식사를 마련해주지 못하는 미안함이 가슴을 파고들 때도 있었다.
하지만 그들의 가슴속에 소중히 간직된것은 혁명의 성산 백두산으로 가는 도로의 한 구간을 바로 자기들이 지켜섰다는 남다른 긍지와 자부심이였다.
무두봉기슭에서 만난 녀인들, 그들은 어디서나 볼수 있는 평범한 녀성들이였다.
그러나 언제나 백두산을 가슴에 안고, 백두의 흰눈처럼 순결한 량심을 지니고 사는 참으로 돋보이는 녀성들이였다.
본사기자 유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