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23일 월요일  
로동신문
기행
《우리 당이 열어준 물길의 덕을 정말 크게 봅니다》
황북의 전야에 약동의 숨결 더해주는 황주긴등물길을 따라

2024.10.19. 《로동신문》 5면



가을,

농촌진흥의 새시대에 해마다 풍요해지는 사회주의전야의 가을은 얼마나 좋은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드넓은 연백벌과 재령벌, 열두삼천리벌은 물론이고 함경북도와 함경남도, 강원도 등 온 나라의 수많은 농촌들에서 농사가 잘된 소식이 전해져 가야 할 곳도, 가고싶은 곳도 많았지만 우리는 황주군을 향해 취재길에 올랐다.

지난 시기 뒤떨어져있던 농업군이 당의 령도밑에 마련된 수백리 새 물길과 더불어 용을 쓰며 일어나 올해 농사를 성과적으로 결속해가고있는 소식이야말로 소리치며 자랑하고싶은것이여서 걸음보다 먼저 마음이 앞서달리는것을 어쩔수 없었다.

경애하는 김정은동지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시였다.

《농업생산을 비약적으로 발전시켜 가까운 앞날에 식량문제를 완전히 해소하자는것, 이것은 우리 당의 확고부동한 의지이며 결심입니다.》

우리가 찾아온 사연을 들은 군농업경영위원회 위원장 홍명철동무는 당의 은덕에 보답하자면 아직 멀었다고 하면서 이왕이면 새 물길에 생명수가 철철 흐르고 전야마다 황금이삭이 설레일 때 와보았으면 더 좋았을걸 그랬다고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아닌게아니라 한해 농사가 거의 결속될무렵이여서 농장벌들을 흠뻑 적시며 용용히 굽이치던 물줄기도, 황금파도도 볼수 없는것이 유감스러웠다.하지만 그것도 한순간, 군의 여러곳을 돌아볼수록 약동하는 새 숨결, 새 기운이 벅차게 느껴져 흥분을 금할수 없었다.

우리는 군적으로 황주긴등물길의 덕을 제일먼저 보는 황해북도농촌경리위원회 삼훈농장으로 향했다.

제8작업반 탈곡장에 들어서니 벼탈곡이 한창이였다.

폭포처럼 쏟아지는 벼를 한웅큼 쥐여보니 알알이 땅땅 여문것이 여간만 충실하지 않았다.탈곡장을 들었다놓는 흥겨운 음악에 맞추어 코노래를 부르며 불이 나게 일손을 다그치는 농장원들의 얼굴들은 또 얼마나 기쁨에 넘쳐있는것인가.

《작업반에서 이처럼 흥겹게 벼탈곡을 해보기는 처음인것같습니다.물이 없어 1정보도 안되는 논농사마저 제대로 못짓던것을 황주긴등물길이 생기면서 논을 4정보나 더 풀었습니다.그런데 이렇게 풍작이지요.다 새 물길의 덕입니다.》

작업반장 김옥순동무는 새 물길로 생명수가 흘러들던 때의 격정이 되살아나는듯 무작정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았다.

당의 은정속에 단 몇해만에 그토록 방대한 황주긴등물길공사가 완공되여 지난해 10월 통수식이 진행되던 날이였다.

멀리 떨어진 연탄호에서부터 자연흐름식물길을 따라 물이 온다는 소식으로 온 농장이 이른아침부터 흥성거렸다.

목이 빠지도록 동뚝너머를 바라보고 또 바라보며 쉬임없이 주고받는 사람들의 말소리도 뜸해져가던 15시경 마침내 온 농장이 떠나갈듯 환성이 터져올랐다.

《물이 온다!》, 《새 물길로 물이 와요!》

삽시에 온 동뚝이 사람천지로 변했다.낫을 쥔채로 달려온 농장원도 있었고 손자애의 손목을 잡고 숨가쁘게 달려오는 로인도 있었다.머리에 썼던 수건으로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을 닦는 녀인도 있었고 물길에 뛰여들려는 청년을 붙안는 나이지숙한 농장원의 눈굽젖은 모습도 보였다.

3정보밖에 안되는 논도 그나마 천수답이여서 해마다 7월중순까지 여러 차례나 모내기를 다시 진행하던 그들, 물을 져나르고 또 나르고서도 가물피해를 가시지 못해 가을이면 하늘만 저주하던 그들,

남다른 물고생에 마르고 탄 가슴들을 흠뻑 적시며 단물이 철철 흘러들던 그날 온 농장 아니 온 군이 《경애하는 김정은동지 만세!》, 《로동당 만세!》를 눈물속에 웨치고 또 웨쳤다.

우리 원수님 아니시라면, 우리 당이 아니라면 과연 그 누가 우리 농민들의 남모르는 수고를, 간절한 소망을 헤아려 400여만㎥의 암반굴착과 토량처리, 11만여㎥의 콩크리트타입을 진행하여 20여개소의 물길굴과 500여개소의 각종 구조물, 용수잠관들로 이루어진 수백리의 물길을 형성해야 하는 거창한 대자연개조공사를 진행하도록 해주시랴.

공사가 진행된다는 소식이 전해진 그때부터 경애하는 총비서동지의 은덕에 보답하자고 움씰움씰 일어서던 군안의 전체 일군들과 농업근로자들의 애국의 열정이 이날 물폭포와 함께 활화산마냥 분출되였다.

지난해 수십년만에 처음으로 국가알곡생산계획을 수행하고 보답의 첫걸음을 힘차게 내짚은 군에서는 은정어린 생명수로 더 훌륭한 작황을 안아오기 위한 새로운 작전을 련이어 펴나갔다.

그렇게 되여 3정보의 논밖에 없던 이 농장의 여기저기에 새논이 생겨났다.

그 논들에서 알알이 여문 벼이삭을 거두고 지난 시기 그토록 애를 태우던 강냉이생산계획도 120%로 넘쳐 수행하게 되였다니 얼마나 기쁜 일인가.

그의 이야기에 심취되여 시간가는줄 모르는 우리에게 동행하던 군일군인 김봉천동무가 말했다.

《물길덕에 대한 자랑은 이제 시작에 불과합니다.이러다간 1주일이 넘도록 그 이야기를 다 듣지 못할수 있습니다.》

아쉬운 마음을 안고 우리는 룡천농장으로 취재길을 이어나갔다.

룡이 하늘로 올라간 우물이 있는 고장이라 하여 룡정리로, 맑은 내가 있는 고장이라 하여 청천리로 불리우던 마을이름들에서 한자씩 따서 이름지어졌다는 룡천리, 하지만 그 이름에 깃든 유래와는 달리 물이 너무 발라 지나가는 길손에게 죽 한공기는 대접해도 물 한모금은 못주었다는 가슴아픈 이야기가 오래전부터 전해져오는 곳이 바로 룡천리였다.

물에 대한 룡천리농민들의 세기적숙망을 풀어주시려 크나큰 심혈과 로고를 바쳐오신 위대한 수령님의 자욱이 어린 전망대에서 우리는 20년이 넘도록 사연깊은 일터를 뜨지 못하고있는 제6작업반 반장 김영수동무와 마주앉았다.

구리빛얼굴에 웃음을 지으며 그는 올해 거의 40일이나 가물이 지속된 속에서도 지난 시기같으면 꿈도 꿀수 없는 수확을 냈다고 하면서 추억을 더듬었다.

사실 작업반은 어버이수령님의 크나큰 은정속에 분수식밭관개의 훌륭한 경험이 창조된 뜻깊은 일터였다.

그런데 주인들이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해 그토록 많은 품을 들여 마련하였던 밭관개체계가 못쓰게 되고 28개소의 양수장을 거쳐 철철 흘러드는 대동강물로 마음껏 농사짓던 이야기는 옛말처럼 전해지게 되였다.

수십년전 온 도가 달라붙어 연탄호의 물을 끌어오자고 공사를 시작했는데 워낙 방대하고 아름찬 일감이여서 도중에 중단되고말았다.룡천농장만이라도 물덕을 보게 해보자고 가까이에 있는 두릉동저수지의 물을 리용하기 위한 관개공사를 또 시도해보았지만 그때에도 물이 사정없이 새나가는 수천m구간때문에 끝내 빛을 보지 못한 군인민들이였다.

그런데 당에서는 바로 그 구간에 2km나 되는 철잠관을 묻은것을 비롯하여 산을 뚫고 흙물길을 만들어 수백리의 새 물길을 열게 해주었던것이다.

지난 시기같으면 올해와 같이 가물이 지속된 해의 가을이면 얼굴을 들지 못하군 했는데 올해에는 많은 수확을 거두었으니 당의 은덕을 무슨 말로 다 전할수 있겠는가고 하며 그는 말끝을 채 잇지 못했다.

올해에는 농장적으로 정보당 논벼는 3t이상, 강냉이는 근 2t이나 증수했으니 농장원들의 평균분배량이 지난해보다 더 많아질것같다는 경리 정철민동무의 이야기에 우리의 마음도 흐뭇해졌다.

그래서인지 룡천리를 떠나 외상리에로 또 내외리의 물길구간을 따라 쉬임없이 걸었지만 힘든줄을 몰랐다.

끝없이 걷고싶었다.군적으로 610여정보의 밭이 기름진 논으로, 120여정보의 천수답과 관개용수를 보장하기 힘들던 1 900여정보의 논이 안전하게 농사지을수 있는 포전으로 전변되였다는 이야기며 1 200정보의 밭에 관개체계가 형성되여 올곡식농사에서도 통장훈을 부르고 도적으로 소문을 냈다는 이야기 등 새 물길과 함께 끝없이 꽃피는 자랑을 다 듣고싶었다.

맑고 푸르던 가을하늘이 어느덧 석양빛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우리는 또다시 신상농장으로 취재길을 이어갔다.새 물길의 생활력에 대해 더 깊이 알려면 꼭 그 농장에 가보아야 한다던 군책임일군들의 말이 귀전에서 떠나지 않았던것이다.

농장에서 우리앞에 내세운 사람은 뜻밖에도 지난 시기 애꾸러기로 소문났던 제7작업반의 농장원이였다.이 땅에서는 아무리 노력해도 농사가 안된다며 정을 붙이지 못하고 말썽만 일으키던 그는 포전에 생명수가 흘러들던 그날부터 완전히 딴사람이 되였다.그 누구도 이루어줄수 없었던 소원을 당에서 이 어려운 때 숱한 품을 들여 풀어주었는데 보답해야 하지 않겠는가고 하며 낮이고 밤이고 포전에서 살더니 끝끝내 정보당 3t만 내도 대단하다고 하던 밭에서 8t의 강냉이를 거두어들였다.

그만이 아니였다.제4, 5작업반의 뒤떨어졌던 일부 농장원들도 애오라지 당의 은덕에 보답할 한마음 안고 물보다 더 많은 땀을 땅에 묻으며 지난 시기같으면 꿈도 못꾸던 다수확을 냈다는 이야기, 이렇게 농장원모두가 한마음한뜻으로 떨쳐나서니 분조가 일어서고 작업반들이 활기를 띠여 군적으로 제일 마지막자리를 차지하던 농장이 지금은 앞선 농장들과 당당히 어깨를 겨루고있다는 자랑은 또 얼마나 가슴뿌듯하게 해주는가.

황주긴등물길의 맑은 물,

정녕 그것은 곡식만을 자래우는 자연의 생명수가 아니였다.

이 땅의 주인들의 가슴속에 새삶의 희열을 안겨주고 뜨거운 애국의 불길을 지펴준 우리 당의 사랑의 젖줄기였다.

그 귀중한 젖줄기와 더불어 군안의 농업부문 일군들과 근로자들의 다수확열망은 얼마나 강렬해지고 우리도 얼마든지 다수확농장, 다수확군의 영예를 지닐수 있다는 자신심은 또 얼마나 백배해졌는가.

문득 군농업경영위원회에 들렸을 때 그곳 일군이 다음해부터는 거의 모든 농장들에서 영양랭상모를 다 받아들이고 능률높은 모내는기계를 더 많이 구입하겠다고 한다고, 피토신도입면적도 부쩍 늘어날것같다고 하던 이야기가 되새겨졌다.

군안의 일군들과 농업근로자들이 당의 은덕을 알고 자기 힘에 대한 자신심을 굳게 간직하게 된것이야말로 몇만t의 알곡증수에도 비할수 없는 가장 큰 성과라고 하던 리철혁군당책임비서의 목소리도 새삼스럽게 귀전에 울려왔다.

마를줄 모르는 샘처럼 끝없는 혁신과 비약의 자랑을 낳는 황주긴등물길,

그 물길이 연탄호에서부터 어떻게 뻗어나갔는가를 일일이 밟아보지 않고서는 당의 은덕을 다 전한다고 할수 없기에, 농촌진흥의 새시대의 벅찬 전변상을 다 보았다고 할수 없기에 우리는 연탄군으로 또다시 먼길을 떠났다.

연탄호를 향해 달리는 우리의 눈앞에 당의 은혜로운 손길아래 온 나라에 더욱더 줄기차게, 힘있게 뻗어갈 새 관개체계들이 눈뿌리뜨겁게 안겨왔다.

그러는 우리의 귀전에 잊혀지지 않는 시구절들이 쟁쟁히 메아리쳐왔다.

 

우리 조국의 지도우에

새로이 그려넣을

푸른 호수와 줄기찬 강들이

얼마나 많은 땅을 풍요케 하는가

얼마나 아름다운 생활을 펼치는가

아득히 먼 세월 그 앞날까지도

내 나라는 젊고 또 젊으리니

본사기자 장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