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14. 《로동신문》 4면
한해가 저물어가는 그믐날 밤 윤석의 집에 온 주인공이 그와 량심의 대결을 하는 장면이다.
자기가 살아온 길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하는 주인공에게 윤석은 앞으로는 후회하게 될거라고 말한다.그러나 윤석의 그 말을 또 부정하는 주인공에게 그가 시까스르듯 하는 말이 있다.
《후회한다니까! 벌써 그렇지. 자, 사회생활 10년에 설경동무에게 무엇이 남았소? 가정이 남았나 학위가 남았나?…
허물없는 사이기에 좀 가슴아픈 소리지만 아직 동무는 입당도 못하고 돌아가지 않나 말이요?》
고개를 떨구고 앉아 한동안 말이 없던 설경은 드디여 혼자소리처럼 조용히 그러나 떳떳하게 말한다.
《내겐 정말 남은것이 없어요.그러나 한가지… 량심만은 남았어요!》
그러자 《량심?… 누군 량심을 팔아먹고 산다오?…》 하고 비양조로 말하는 윤석.
《팔지는 않았어도 공명심때문에 흐려지고는 있어요.》
설경은 자기의것이라고는 없는 그런 론문을 내놓고도 자신을 정당화하려는 윤석을 타매하며 공명이나 리기적인 향락심에 매혹돼서 발견이 없는 론문, 면무식을 하기 위한 론문을 내놓는것은 당과 혁명을 위한것이 못된다고 단호한 어조로 말한다.
피타는 노력에 의해서 얻어진 새로운 탐구의 결과만을 과학의 재부로 인정하고 바로 그런것만을 부끄럼없이 조국과 인민앞에 내놓을수 있다고 생각하는 깨끗하고도 곧바른 마음을 지닌 그였기에 당에서 그토록 심려하는 작물의 육종 하나 성공하지 못한 자기는 감히 조선로동당원의 자격을 갖추었다고 생각지 않았다.
그는 흥분섞인 목소리로 말한다.
《그래서 전 10년전에 썼던 입당청원서를 그대로 가지고있어요.》
바로 이렇듯 고결한 량심을 지닌 주인공이였기에 또다시 열한번째의 새해를 맞으며 지나온 실패의 10년보다 더 괴롭고 어려운 20년이 앞에 놓인다 하더라도 동요없이 오로지 성스러운 과학탐구의 한길에 모든것을 다 바칠 결심을 더욱 굳게 다지는것이다.
《내겐 정말 남은것이 없어요.그러나 한가지… 량심만은 남았어요!》
이것은 결코 수십년전에 창작된 영화의 주인공의 목소리만이 아니다.
과학전선의 기수, 전초병들의 가슴마다에 참된 과학자에게 있어서 무엇보다 귀중한것은 량심이라는 인생의 진리, 탐구자의 좌우명을 새겨주며 오늘도 메아리치고있다.
본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