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6일 화요일  
로동신문
작업반장과의 사업에서 찾은 교훈

2024.11.23. 《로동신문》 3면


경애하는 김정은동지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시였다.

《당조직들에서는 혁명발전의 요구와 일군들의 준비정도에 맞게 그들을 혁명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론을 세우고 근기있게 밀고나가며 그 과정에 나타나는 편향들을 적시적으로 바로잡으면서 부단히 심화시켜나가야 하겠습니다.》

비방울은 잠간사이에 비줄기로 변했다.포전에서 일하던 농장원들이 비를 그으러 양수장으로 뛰여갔다.

하지만 평양시농촌경리위원회 두단농장 초급당비서 독고원성동무는 손에 들고있는 비옷조차 입을념을 하지 않았다.

(어쩌면 최용섭동무가 그럴수 있단 말인가.)

오후 첫 시간이였다.

밀파종을 선참으로 끝낸 제2작업반에 나가 포전들을 돌아보던 초급당비서는 어느한 외진 포전에서 걸음을 멈추었다.씨앗이 제대로 뿌려지지 못한 곳들이 여러군데나 있었고 포전정리도 잘되여있지 못했다.사람들의 눈길이 잘 미치지 않는다고 하여 관심을 적게 돌린것이 분명했다.

작업반장 최용섭동무가 있는 곳으로 가면서 초급당비서는 구석진 포전들도 깐지게 관리하라고 조용히 일러줄 생각을 하였다.

그런데 최용섭동무의 태도가 뜻밖이였다.

이 정도 되여도 밀수확량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것같다고 대수롭지 않게 이야기하는것이 아닌가.

초급당비서는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어쩌면 작업반장이 이런 말을 할수 있단 말인가.

《동문 빈포기로 하여 감소되는 알곡소출을 무엇으로 보상하려고 하오?》

작업반장은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하지만 크게 가책을 받는 기색은 아니였다.

우리 작업반은 농장적으로 제일먼저 농기계를 도입했고 파종기일도 앞당겨 보장하였다는 내심이 그대로 안겨왔다.

그렇게 놓고보니 외진 포전들에 수평고루기가 잘되여있지 않은것도, 배수로치기가 형식적으로 진행된것도 결국 작업반장의 일본새에 원인이 있는것이였다.

초급당비서는 작업반장에게 이렇게 말했다.

《동무는 지금 땅도 속이고 자기 량심도 속이고있소.…》

작업반장과 이렇게 헤여졌지만 농장의 여러 포전을 돌아보고 초급당사무실로 가는 동안 그에 대한 생각이 떠날줄 몰랐다.

최용섭, 그는 지난 10여년간 작업반장으로 사업하면서 많은 일을 해놓았다.

작업반을 앞선 단위로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였고 농장에 도움이 되는 의견들이 있으면 적극 제기하고 스스로 맡아나서군 했다.그 나날 제2작업반은 2중3대혁명붉은기를 쟁취하였다.

그에게는 항상 일 잘하는 작업반장, 농장에 없어서는 안될 사람이라는 좋은 평가만이 붙어다녔다.비판이라는 말은 그에게 어울리지 않는듯했다.

바로 이런 작업반장에게서 오늘과 같은 일이 벌어졌으니 초급당비서는 참으로 안타까왔다.

언제부터인가.

문득 제2작업반에 나갔을 때 한 당원으로부터 반장이 언행을 바로하지 못한다는 의견을 제기받았던 일이 떠올랐다.그때 어떤 대책을 세웠던가.

부문당비서를 찾아 작업반장을 곁에서 잘 일깨워줄데 대한 과업을 주는것으로 그쳤었다.

이런 일도 떠올랐다.작업반에 설비보관고건설문제가 제기되였는데 누구보다 주인이 되여 나서야 할 최용섭동무는 그 집행계획을 형식적으로 세웠다.

그때에도 그를 크게 문제시하지 않았었다.

일을 제끼는 작업반장이고 농장의 기둥이라고 할수 있는데 혹 그를 비판하면 사업의욕이 떨어지지 않겠는가, 그 정도의 결함이야 누구에게서나 나타날수 있지 않는가 하며 결함을 따끔히 비판해주지 못했었다.

이런 과정을 돌이켜보는 초급당비서는 그가 오늘과 같이 된것이 자신의 잘못으로 여겨졌다.

안타까운 마음을 안고 초급당사무실로 들어선 그는 부비서에게 최용섭반장을 따끔하게 비판하여 그의 결함을 시급히 바로잡아주어야겠다고 이야기했다.

그런데 부비서 또한 이 문제를 놓고 망설이는 기색이였다.

《부비서동무, 가슴아파도 비판을 주는것이 그를 완성시켜주는게 아니겠소.한점의 티도 없던 옛 모습을 한시바삐 되찾아줍시다.》

다음날 초급일군들이 모인 자리에서 제2작업반 반장의 사업태도가 심각히 비판되였다.

이날 농장일군들은 많은것을 깨달았다.

일자리를 푹푹 내는 초급일군들, 단위에서 중요한 몫을 맡고있는 근로자들과의 사업에서 어떤 문제를 놓치지 말아야 하는가 하는것이였다.

대체로 그들에게서는 결함이 나타나도 이전의 뚜렷한 사업성과와 실적의 그늘에 가리워져 실수나 《보잘것없는것》으로 그 엄중성이 덜어지거나 혹은 무시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이것이 반복되면 그들에게 교만성이 자라게 되며 종당에는 공로가 크고 본보기로 불리우던 사람들도 당정책적선에서 탈선하는 오유를 범하게 되는것이다.

그 후과를 과연 무엇으로써 만회할수 있겠는가.

초급일군모임에서 되게 비판을 받은 후 최용섭동무는 번민속에 며칠간을 보냈다.

하지만 당조직의 비판보다 더 좋은 정치적보약은 없는 법이다.

최용섭동무는 새 결심을 안고 나섰다.초급당조직의 의견대로 조직사업을 구체화하여 로력예비를 찾아내였으며 작업반포전들에 남아있던 미흡한 점들을 바로잡았다.작업반의 전반사업이 새로운 활기를 띠였다.

분발하고있는 최용섭동무의 모습을 보면서 초급당비서는 정말 기뻤다.하지만 이번 일을 통하여 중요한 교훈을 찾았다.

일 잘하는 일군, 모범적인 근로자일수록 사소한 결함도 소홀히 여기지 말고 제때에 깨우쳐주고 이끌어줄 때 그들이 사소한 탈선도 없이 혁명의 먼길을 곧바로 갈수 있다는것을.

옥도 닦아야 빛이 나는것이다.

* *

최용섭반장은 우리들에게 이야기했다.

《그때 초급당조직에서 아픈 매를 들어주었기에 제가 정신을 차릴수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다시는 당정책적선에서 탈선하지 말아야 하겠는데 걱정이 크다고 하는것이였다.

당일군도, 일 잘하는 작업반장도 고민하고 고심하면서 당결정집행의 한길에서 분투하니 얼마나 좋은 일인가.

박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