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29일 일요일  
로동신문
병사의 마음속에 간직된 고향

2024.12.3. 《로동신문》 6면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동지께서는 다음과 같이 교시하시였다.

《우리 나라 사회주의제도는 세상에서 가장 우월한 사회제도입니다.》

얼마전 판교군 읍지구를 감돌아흐르는 강기슭에 한 군인이 못박힌듯 서있었다.

표창휴가를 받고 고향에 온 그는 몇번이고 눈을 비비며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군사복무의 나날 늘 그려보던 낯익은 집은 보이지 않았다.

쉬임없이 흐르는 물소리만이 몇해만에 집에 온 그를 반겨맞고있었다.

바로 이때였다.

《이게 로농통신원집 아들이 아니냐.》

귀에 익은 목소리에 뒤를 돌아보니 마을에서 함께 살던 한 로인이 벙글써 웃음을 짓고있었다.

인사를 나눈 후 병사는 로인에게서 구체적인 사연을 알게 되였다.

몇해전 어느날 저녁 마을사람들은 인민반모임에 참가하라는 련락을 받고 한자리에 모여앉았다.

제가끔 모임이 열린 리유를 지레짐작하느라 떠들썩하던 그 장소는 군의 한 일군이 나서자 순간에 조용해졌다.

이윽고 일군은 이 마을의 일부 살림집들이 강기슭에 자리잡은것으로 하여 큰물피해를 입을 위험성이 있다고, 나라에서는 그런 집들을 헐고 안전한 곳에 새집을 지어주도록 은정어린 조치를 취해주었다고 하면서 이렇게 말을 이었다.

《여러분이 림시 거처할 곳은 이미 준비되여있으니 불편하신대로 조금만 참아주십시오.》

숨소리 하나 들리지 않았다.모두가 놀라운 눈길로 서로 마주볼뿐이였다.

새집을 지어주는것만 해도 꿈같은 일인데 오히려 량해를 구하다니 세상에 이런 일도 있단 말인가.

얼마후 양지바른 둔덕에 일떠선 새집에 마을사람들은 보금자리를 폈다고 한다.

《그때부터 우린 마을이름을 〈은덕마을〉이라고 부른단다.너희 집도 거기에 있으니 나랑 함께 가자꾸나.》

로인과 함께 새 보금자리를 찾아가는 그의 가슴은 세차게 울렁이고있었다.

이어 그의 눈앞에는 1동2세대의 아담한 농촌문화주택이 수십동이나 들어앉은 새 마을이 펼쳐졌다.

그날 읍 15인민반에 있는 박금옥동무의 집에서는 자식을 맞이한 부모의 기쁨과 함께 나라에서 지어준 새집에 대한 즐거운 이야기로 온밤 불빛이 꺼질줄 몰랐다.

변모된 고향마을에서 병사가 받은 감동은 이뿐이 아니였다.

이튿날부터 그의 집으로는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다.

사실 그의 어머니는 오래전부터 병상에 누워있었다.

그런 어머니를 혈육의 정으로 돌보아준 군녀맹위원장 최정순동무를 비롯한 녀맹일군들, 정다운 이웃들이 이번에는 우리 군대, 우리 아들이 왔다고 하면서 여러가지 영양식품과 보약재, 기념품들을 안고 집문을 쉬임없이 두드렸다.

표창휴가를 마친 병사는 얼마후 고향을 떠났다.

마을사람들이 동구길에 따라나와 바래워주었다.

초소로 떠나는 그의 가슴속에는 농촌진흥의 새시대에 새로 일떠선 보금자리와 서로 돕고 이끌며 한식솔을 이룬 아름다운 대가정의 모습이 새겨져있었다.그리고 사랑하는 고향마을, 고마운 이웃들을 지켜 자기 한몸 아낌없이 바쳐갈 굳은 맹세가 자리잡고있었다.

본사기자 백광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