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25. 《로동신문》 4면
돌아볼수록 하많은 사연들이 감회깊이 되새겨지는 12월의 언덕에서 그 누구보다 뜨거운 격정속에 걸어온 자욱들을 더듬어보는 녀성들이 있다.
한 가정의 울타리에서 맴돌것이 아니라 나라를 위한 보람찬 일터에서 성실한 애국의 땀을 바치고 혁신을 일으키는것으로 당과 국가앞에, 자식들앞에 떳떳한 사회주의근로자가 되려고 용약 자원진출한 녀성탄원자들이다.
탄원의 날에 다진 맹세를 걸음걸음 새겨보며 나약해지는 마음에 채찍을 안기고 참기 어려운 고생도 강잉히 이겨내며 그들은 이 한해를 어떻게 보내였는가.
《녀맹원들과 녀성들은 전세대 녀성들이 발휘한 영웅적투쟁정신을 이어 사회주의강국건설을 위한 투쟁에 힘과 지혜와 열정을 다 바쳐야 합니다.》
온실의 꽃이 거치른 들판에 뿌리를 내리자면 모진 비바람을 이겨내야 하듯이 녀성탄원자들에게 있어서 생소한 일터에서의 로동과 생활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였다.
하지만 그들은 난관을 이겨내며 몰라보게 성장하였다.
그들에게 있어서 탄원의 첫해는 그 어떤 고난도 뚫고헤치는 신념과 의지를 더욱 억세게 벼린 인생의 가장 귀중한 나날이였다.
하지만 아무리 훌륭한 결심을 내렸다고 해도 그것이 그대로 실천으로 이어지는것은 아니였다.
농사일은 생각했던것보다 훨씬 힘들었다.
농사일에 지친 나머지 밭고랑에 주저앉아 눈물을 흘리기도 했고 집에 돌아오자마자 곯아떨어져 다음날 아침 남편과 자식들을 마주보기가 면구스러웠던 때도 있었다.
김매기작업이 한창이던 어느날에는 이런 일이 있었다.오전작업에 지친 그들은 점심식사를 하고는 노그라졌다.
한 종업원이 김복실동무에게 온통 물집투성이인 손바닥을 내보이며 자기는 아무래도 농사일만은 못할것같다고 울먹이며 속생각을 터놓았다.
오죽 힘들었으면 저렇게 눈물까지 흘리랴.
김복실동무는 자기의 손수건을 그의 손바닥에 감아주며 의미깊은 어조로 말하였다.
우리가 하는 일이 힘든것은 사실이다.그러나 생각해보자.자식들에게 안겨지는 《소나무》책가방과 《민들레》학습장, 《해바라기》학용품, 새 교복과 신발, 영양가높은 젖제품앞에서 늘 고마움의 눈물을 흘리던 우리들이 아닌가.당에서 인민들에게 질좋은 식료품과 생활필수품을 넉넉히 마련해주기 위해 지방공업혁명의 불길을 세차게 지펴주었는데 이런 때 가정주부인 우리가 누구보다 앞장에서 그 뜻을 받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탄원의 그날에 다졌던 보답의 맹세를 끝까지 실천으로 이어가자.
그의 이야기를 심중히 듣고있던 종업원들이 자리를 차고일어났다.그때부터 그들은 힘들 때마다 노래를 부르군 했다.제일 많이 부른 노래는 당에 대한 노래였다.
이 땅의 모든 어머니들의 마음속소원도 모두 헤아려 날이 갈수록 크나큰 사랑을 베풀어주는 어머니당에 대한 노래를 부르고나면 온몸에 새로운 용기가 솟아 아무리 일해도 힘든줄 몰랐다.
심한 가물에 강냉이포기들이 시들어갈 때에도 그들은 맥을 놓지 않고 기어이 곡식들을 살리고 우리 손으로 로적가리를 높이 쌓자고 하면서 쉴새없이 포전길을 달리였다.끝끝내 가물을 이겨내고 푸르싱싱 자라는 곡식들을 볼 때의 그 기쁨은 얼마나 컸던가.
한해 농사를 총화하는 자리에서 그들은 격동된 심정을 토로하였다.
이 한해동안에 가정의 뜰안에서 한생을 산다 해도 다 배울수 없는 인생과 애국의 참뜻을 배웠다고, 끝없이 베풀어지는 어머니당과 조국의 사랑을 가슴깊이 간직하고 순간순간을 값높은 위훈과 혁신으로 수놓아가는 성실한 근로의 삶, 바로 여기에 참다운 행복도 보람도 있다고.
탄원자들 누구나 그러하듯이 룡문탄광 1갱 신영희동무에게도 때없이 결심이 흔들리던 고비들이 있었다.
그는 막장에서 순직한 남편의 뒤를 이어 탄광에서 일할것을 결심하였다.처음 출근할 때 그는 탄차들이 지나가는 소리만 듣고도 가슴이 옥죄여들어 저도 모르게 그자리에 멈춰서군 하였다.
엄마와 함께 자겠다고 칭얼대는 바람에 겨우 얼려 잠재운 자식들이 일어날가봐 집문을 조심히 열고 나설 때면 납덩이를 매단것처럼 마음이 무거웠다.
그때문에 자연히 걸음이 늦어져 출근시간을 제대로 지키지 못해 갱장의 호된 추궁도 받았다.
동무의 남편은 누구보다 시간을 귀중히 여긴 사람이였다.그런데 동무는 자기가 잃어버린 그 시간이 인생에 어떤 공백을 남기는지 너무도 모르고있다.남편이 못다 간 길을 끝까지 이어가겠다고 나선 걸음이면 누구보다 강심을 먹고 분발해야 하지 않겠는가.
갱장의 질책을 받은 그날 신영희동무는 남편의 사진을 보며 온밤 잠을 이루지 못하였다.
불현듯 그의 귀전에 남편이 입버릇처럼 외우던 말이 들려오는듯싶었다.
우리 탄부들은 갑작변이를 모르는 사람들이다.수천년세월 땅속에 묻혀있어도 변색을 모르는 석탄과 같이 탄부는 좋은 날에도 어려운 날에도 지어는 죽음을 눈앞에 두고서도 언제나 한모습이다.
남편의 말을 새겨보며 그는 사회주의근로자라는 부름앞에 언제나 떳떳하리라 굳게 다짐했다.
남편의 뒤를 이어가는 그의 걸음새가 흔들리지 않도록 갱일군들은 각별한 정을 기울이였다.이런 동지들의 사심없는 방조속에서 그는 마침내 혁신자로 자라났고 오늘도 변함없이 출근길을 걷고있다.
출근길, 그것은 나라의 은덕에 보답하기 위하여 걷는 길이다.자기만을 위한 길을 걸어 얻는 안락과 행복은 자신과 한 가정의 울타리를 벗어나지 못하지만 나라위한 길에서 받아안게 되는 사회와 집단의 존경과 믿음은 끝이 없다.
갑산군 신정농장에 탄원한 조선애동무는 농장적으로 제일 척박한 땅을 맡아나섰다.
저수확지를 옥토로 걸구기 위해 그는 새로운 거름원천을 찾아 매일같이 밤길을 걸었고 또 새벽이면 남먼저 일어나 거름짐을 지고 포전으로 달려나오군 하였다.
그렇게 봄내여름내 부지런히 땅을 걸구고 곡식을 가꾸는 그를 보며 농장원들은 우리가 오히려 탄원자에게 뒤지겠다고 우스개소리를 하였다.아낌없이 바친 땀이 그대로 알찬 열매로 무르익었을 때 찬탄을 금치 못하는 농장원들에게 조선애동무는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말하였다.
나서자란 고향산천에 애국의 땀방울을 바치는것은 공민의 마땅한 도리가 아니겠는가고, 한없이 소중한 고향땅을 자신의 땀과 량심으로 걸구어 군복입은 자식들앞에 부끄럽지 않게 살겠다고.
지금 이 시각도 탄광과 광산, 농장과 제염소, 기계공장, 경공업공장들을 비롯한 사회주의건설의 주요전구들로 탄원해간 수많은 녀성들이 깨끗한 량심과 성실한 노력으로, 무궁무진한 창조적지혜와 열정으로 조국앞에 지닌 의무를 훌륭히 수행해나가고있다.
그들은 한결같이 말하고있다.탄원의 첫해, 힘겨웠어도 더없이 보람찬 나날이였다고.
녀성탄원자들의 첫해, 그것은 정녕 당과 조국을 위해 한몸바치려는 충성과 애국의 지향으로 마음이 넓어지고 강의한 의지와 완강한 실천으로 보폭이 커진 나날, 사상정신적으로 몰라보게 성장한 잊지 못할 한해였다.
사회에 진출한 녀성들이 있는 그 어느 일터에 가보아도 처음에는 섬약한 녀인들이라 무슨 큰일을 치겠는가고 범상히 여겼었는데 어찌나 이악하고 일솜씨가 여물었는지 감탄이 절로 나온다고 하는 사람들의 진심어린 목소리를 들을수 있다.
비록 힘들고 어려웠지만 그만큼 긍지와 보람도 컸던 잊지 못할 첫해의 나날을 도약대로 삼고 우리의 녀성탄원자들은 모든 행복 꽃피워주는 당과 조국을 위해 나라일, 직장일에 한몸바치며 인생의 값높은 자욱을 새겨갈것이다.
본사기자 조경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