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29. 《로동신문》 10면
《민족교육사업은 총련의 존망과 애국위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재일조선인운동의 생명선이며 천하지대본입니다.》
그들은 모두가 자기들의 교육년한에 대해 선뜻 대답하지 못하였다.
어줍게 웃으며 옆에 앉은 조선대학교 동창생이라는 교원에게 졸업년도를 확인해보는 사람, 손가락을 꼽으면서 해수를 세여보는 사람, 다사다난하였던 지난날을 돌이켜보는듯 깊은 생각에 잠겨있는 사람…
한참만에야 《28년, 25년, 19년…》이라는 말이 그들의 입에서 튀여나왔다.단장인 총련 교또조선중고급학교 교장 문봉수선생은 25년, 가나가와조선중고급학교 국어교원인 윤기순선생은 28년, 고베조선고급학교 국어교원인 양금녀선생은 19년, 규슈조선초중고급학교 물리교원인 김미우선생은 10년이였다.황금만능의 자본주의이역땅에서, 민족교육에 대한 차별과 박해가 우심한 일본땅에서 애국의 화원을 가꾸어가는데 여념이 없었던 그들이였으니 자기들의 교육년한에 대해 제꺽 대답할수 없었던것이다.
재일조선학생소년예술단을 인솔하고 조국에 온 총련의 교육자들과의 대화는 이렇게 시작되였다.동포자녀들을 우리 말과 글, 민족의 찬란한 력사와 문화를 알고 어머니조국에 충정다하는 참된 조선사람으로 키우기 위해 민족교육의 성스러운 교단을 지켜가고있는 한없이 순박하고 결곡한 사람들을 우리는 보았다.그 어떤 보수나 평가도 바람이 없이 오로지 애국위업의 명맥을 잇기 위해 남모르는 헌신의 길을 걸어가고있는 그들의 고결한 인생관을 첫 대화에서부터 느낄수 있었다.
그들이 교단에 서게 된 동기는 각이하였다.
문봉수선생은 학교시절 스승의 모습부터 떠올렸다.제자들에게 조선사람된 긍지감을 새겨주고 언제나 바른길로 이끌어주던 선생님을 보면서 교원이 될 결심을 굳히였다는 그였다.
윤기순선생은 조선대학교에 진학할무렵 선택이 변경되였다고 웃으며 추억하였다.그의 희망은 조선대학교 정치경제학부나 외국어학부에서 공부하여 경제학이나 외국어전문가가 되는것이였다.
어느날 담임교원이 그를 가까이로 불렀다.
《기순이가 전망문제를 놓고 생각이 많다지?》
《선생님, 아직 결심이 서지 못하였습니다.》
이윽토록 사랑하는 제자를 따뜻한 눈길로 바라보던 담임교원은 나직이 말을 이었다.
《난 기순이가 우리 아이들에게 우리 말과 글을 가르치는 국어교원이 되였으면 좋겠어.》
그러면서 한장의 종이를 내놓는것이였다.언제인가 기순이 지었던 작문이였다.본인도 잊어버린 작문이였지만 기순의 문학적재능을 헤아려본 담임교원은 그것을 몇년세월 간수하고있었던것이다.기순은 그때 뜨거운것을 삼키며
양금녀선생은
우리가 만나본 일행중 제일 나이가 젊은 김미우선생은 교단에 선지 꼭 10년째만에 조국을 방문하였다.고급학교시절 고등학교지원대상에서 재일조선학교를 제외시킨 일본반동들의 민족차별책동을 반대하여 투쟁에 나선 그는 재일조선인운동의 생명선인 민족교육을 굳건히 고수하고 발전시켜나갈 굳은 의지를 가다듬고 조선대학교로 진학하였고 졸업후 교단에 섰다.
이렇게 시작한 인생길이였다.어려운 길을 헤쳐왔지만 그들은 언제한번 자기들의 선택을 후회한적이 없었다.무엇때문인가.
《지치고 힘들 때마다 저의 뇌리에는 제14차 전국교원대회에 참가하여
문봉수선생은 이렇게 말하며 5년전 총련교육일군대표단의 한 성원으로 조국에서 진행된 전국교원대회에 참가하였던 때의 일을 이야기하였다.
대회기간 그는
꿈결에도 뵙고싶던
총련의 교육자들은 꼭 꿈을 꾸는것만 같았다.
한생을 묵묵히 애국의 뿌리가 되고 밑거름이 되여 부강번영할 조국의 미래를 가꾸어가는 수많은 교육자들에 비해볼 때 별로 한 일이 없는 자기들에게 이토록 크나큰 은정을 베풀어주시니 이 감격을 무슨 말로 다 표현할수 있겠는가.
이역의 교육자들이 받아안은 영광은 이것으로 그치지 않았다.
전체 대회참가자들과의 기념촬영이 끝난 후였다.
문봉수선생은 그날의 그 감격을 평생 잊지 못할것같다고 하면서
자기가 지켜선 학교를 조국의 한 부분으로 여기고 후대들을 위해 뿌리가 되고 토양이 되겠다는 윤미순선생, 비록 몸은 이역에 있어도 마음은 늘 조국과 함께 있다고 하면서 학생들에게 조국의 따뜻함, 조국의 귀중함을 새겨주겠다는 양금녀선생, 머지않아 자기가 졸업시킨 첫 제자가 조선대학교를 졸업하고 교원으로 배치되여온다고 하면서 제자와 함께 민족교육의 대를 꿋꿋이 이어나가겠다고 한 김미우선생, 그들의 말속에는 하나같이 총련의 학생들을 애국위업의 역군으로 억세게 키워나가려는 굳은 신념이 어려있었다.
만나보니 하나같이 소박한 사람들이였다.
하지만 그들은 절대로 평범하지 않았다.
황금만능의 이역땅에서 일신의 부귀영화가 아니라 오로지 민족교육의 강화발전을 위하여 헌신하고있는 이런 미더운 동포교육자들이 있기에 총련애국위업의 바통이 굳건히 이어지고있는것이다.
본사기자 김수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