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월 5일 일요일  
로동신문
수필
하나의 흐름

2025.1.3. 《로동신문》 4면


양력설날 수도의 거리는 의례히 사람들의 물결로 붐비기마련이다.

꽃송이나 새 달력, 기념품과 명상품들을 들고 활기에 넘쳐 오가는 수도시민들, 이 끝간데 없는 흐름이야말로 명절의 흥을 돋구는 즐거운 화폭, 새 희망과 환희에 넘친 설명절의 례사로운 풍경이 아니랴.

모교의 스승에게 설인사를 하러 떠난 우리 역시 목적지도 다르고 방향도 다른 그 그칠새 없는 흐름에 자연히 말려들었다.

경애하는 김정은동지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시였다.

《당의 부름이라면 한마음한뜻으로 떨쳐일어나 산도 옮기고 바다도 메우는 기적을 끊임없이 창조해나가는것은 우리 인민의 투쟁전통이며 기질입니다.》

아직도 정정한 스승의 집에는 이미 여러명의 제자들이 와있었다.

스승께 드리는 설인사를 내놓고는 제나름의 이야기가 오갈것이라고 생각했건만 그것은 잘못된 판단이였다.

스승이 《당 제9차대회를 맞으면서 난 어떻게 해서나 새 도서집필을 끝내려고 하는데 자네들이야 더 큼직큼직한것들을 준비하고있겠지?》 하고 누구에게라없이 묻자 자연히 화제는 한곬을 타고 흘러가기 시작하였다.

누구는 현재의 연구과제를 기어코 끝내고 박사론문을 제출하겠다고 하는가 하면 누구는 새로 맡은 록색건축연구과제를 마무리하겠다고, 또 누구는 사람들을 깜짝 놀래울 실내형성안을 창작하겠다고 하는것이였다.

한 건축가가 새 거리형성안을 특색있게 설계하여 내놓겠다고 하자 건설부대의 지휘관인 제자는 설계만 멋들어지게 완성해놓소, 훌륭히 일떠세우는건 우리 몫이요라고 장담하며 손바닥을 주먹으로 치는 바람에 좌석에는 웃음이 흘러넘치였다.

결국 스승에게 제자된 도리를 다하자고 한자리에 우연히 모인 사람들치고 당 제9차대회를 영광의 대회로 맞이하는데 한몫할 자기딴의 큼직한 계획을 가지고있지 않은 사람은 하나도 없는것이 아닌가.

당의 부름에 누구나 적극 호응해나설줄 아는 사람들이였고 그것으로 하여 누구도 한점 부끄러움이 없이 즐거운 분위기에 잠겨들수 있었다.

스승의 집을 떠나 다시 네거리에 나서니 사람들의 물결은 여전히 끝없이 흐르고있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더이상 목적지도 다르고 방향도 다른 그 숱한 사람들의 흐름이 무한정 자유롭고 갈래없는 흐름으로 보이지 않았다.

정열적으로 손세까지 써가며 씩씩하게 걸어가는 저 젊은이들은 무엇에 대해 그렇게도 열이 올라 토론하고있으며 다정하게 쌍을 지어가는 저 젊은 부부는 무엇을 그렇게도 진지하게 속삭이고있는것인가.

귀를 기울이지 않아도 우리는 그들의 이야기가 어디로 지향되는지 알수 있다고 확신한다.

력사적인 조선로동당 제9차대회!

바야흐로 다가오는 위대한 어머니당의 큰 대회가 이 땅에서 살며 숨쉬는 모든 사람들의 삶의 리정표가 되고 투쟁의 표대가 되였으니 어찌 다른 지향이나 다른 화제가 있을수 있겠는가.

사람들은 끝없이 물결쳐흐른다.

여전히 서로 가는 방향도 다르고 보폭도 다르며 일행도 각양각색이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그 모든 사람들이 렬을 짓고 보폭을 맞추며 하나의 목적지를 향하여 힘찬 보무를 내짚고있는 하나의 흐름으로 안겨왔다.

여기 수도만이 아니라 김철과 황철의 철의 기지들이며 룡성과 대안의 대기계제작기지들에서도 지금 이 시각 하나의 목표를 향하여 일군들과 근로자들 누구나 기세좋게 첫 자욱을 내디디고있을것이다.

우리에게는 끝없이 흘러가는 저 사람들의 흐름이 당 제9차대회를 승리자의 대축전으로 빛내이기 위해 대렬을 맞추어 보무당당히 행진해가는 인민의 힘찬 진군기상으로 느껴졌다.

본사기자 주창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