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0. 《로동신문》 5면
혁명의 성산 백두산이 숭엄히 바라보이는 곳, 해발고가 1 800m에 달하는 북방의 멀고 험한 산중에 신양림산사업소 대리림산작업소가 있다.
지난해 뜻깊은 2월의 명절까지 년간 통나무생산계획을 완수한 작업소에서는 올해에도 계획을 앞당겨 점령할 목표를 세우고 힘찬 투쟁을 벌리고있다.그 앞장에는 지난해 9월 공화국창건 76돐 경축행사에 참가하였던 소장 김홍숙동무가 있다.
남자들도 선뜻 오르기 저어하는 험한 산발을 무수히 오르내리며 목재생산을 위해 모든것을 묵묵히 바쳐가는 림산작업소의 녀성소장, 그는 어떻게 되여 그처럼 외진 일터에 자신을 세우게 되였는가.
《조국과 인민의 부름앞에 말로써 대답할것이 아니라 자기 한몸을 내대고 실천으로 대답하는것이 애국자의 자세입니다.》
청진시에서도 수백리 떨어진 연사군소재지에서도 100여리나 되는 깊은 산중에 신양림산사업소 대리림산작업소가 자리잡고있다.
그렇듯 한생토록 심심산골에서만 일해온 종업원들이다보니 그들가운데는 평양의 모습을 TV로만 보아온 사람들이 태반이였다.그러한 사람들의 가슴속에 언제부터인가 일을 본때있게 하여 온 나라에 소문을 내겠다는 높은 리상이 자리잡게 되였으니 그것은 바로 김홍숙동무가 소장으로 배치되여온 두해전부터였다.
사람이 사느라면 때로 예상치 않았던 일을 당하기도 한다.그 예견치 않았던 정황앞에서 무엇을 선택하는가에 따라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생을 살수도 있고 구태의연한 생을 살수도 있다.
《림산작업소 소장으로 일해보지 않겠소?》
지배인에게서 처음 이 말을 들었을 때 김홍숙동무는 자기의 귀를 의심하지 않을수 없었다.림산로동을 한번도 해본적이 없는 자기에게 아무렴 지배인이 진짜로 소장사업을 하라고 하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던것이다.단지 그가 사업소에서 해본 일이란 자재인수사업을 해본것뿐이였다.
그로부터 얼마후 또다시 이런 물음을 받게 되자 그는 선뜻 대답을 못했다.한동안이 지나 아무런 경험도 기술도 없는 자기가 그것도 사업소적으로 제일 뒤떨어진 대리림산작업소 소장사업을 어떻게 할수 있겠는가고 대답하는 그에게 지배인은 말하였다.
동무야 녀맹일군도 해보고 한개 단위를 책임지고 본때있게 일을 잘한 경험도 있는 제대군인당원이 아닌가.어렵고 힘든 일터라고 해서 꼭 완력으로 일을 제껴야 한다는 법은 없다.동무의 남다른 인정미와 통솔력이면 얼마든지 작업소를 일으켜세울수 있을것같다.
지배인의 절절한 이야기가 그에게 준 충격은 컸다.
당원이라면 응당 어렵고 힘든 일에 몸을 내대는 선봉투사가 되여야 한다.그런데 내가 그런 곳에 스스로 자기를 세우지는 못할망정 집단의 기대를 외면할수야 없지 않은가.
하여 그는 사업소가 생겨 처음 보는 림산작업소 녀성소장이 되였다.
자기의 의지를 시험이나 하듯 사납게 몰아치는 눈보라를 헤쳐 림산작업소에 도착한 그는 마음이 무거워지는것을 어쩔수 없었다.
무엇부터 어떻게 할것인가 하고 생각을 거듭하던 그는 작업소에서 오래동안 일해온 전세대 림업로동자들을 찾아갔다.오래동안 계획을 수행하지 못한 원인이 무엇인가, 현재의 작업소형편에서 계획을 수행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방도를 찾고싶어서였다.
새로 임명된 녀성소장의 진정을 알게 된 어제날의 벌목공들은 나무껍질처럼 터실터실하나 산판을 주름잡던 젊은 시절의 강기가 엿보이는 단단한 주먹들을 흔들며 이렇게 이야기했다.지난 시기 나라의 곳곳에서 천리마가 날아오를 때 여기서도 천리마가 날아올랐다.우리는 그때 무엇이 없다고 조건타발을 하거나 무엇을 주지 않는다고 불평을 부리지 않았으며 더우기는 계획을 못한다고 생각해본적도 없었다.하여 강선의 진응원작업반과 룡성의 주성일작업반처럼 여기서도 2중천리마작업반이 태여났고 영웅도 배출했다.…
전세대 림업로동계급의 격동적인 모습을 보는 그의 생각은 깊어졌다.어느 단위에나 조국의 부름에 충성으로 화답해온 전세대가 있다.전세대들의 그 훌륭한 투쟁정신과 기풍을 후손들이 대를 이어 삶과 투쟁의 교본으로 삼고 일해나가면 못해낼 일이 어디에 있으랴 하는 생각으로 배심이 든든해졌다.
그는 임명되여 처음으로 진행하는 종업원모임에서 전세대들의 투쟁이야기를 해주기로 결심했다.녀성이 소장으로 왔다는 소식을 듣고 모여온 종업원들의 눈빛은 각이했다.산판에서 한다하게 일을 제끼던 사나이들도 작업소를 맡아안았다가는 몇해 못가 주저앉군 하였는데 림산로동을 해보지도 못한 녀자가 꽤 할수 있겠는가고 우려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과연 무슨 배심으로 그처럼 어려운 소장사업을 하겠다고 나섰는가 하는 호기심어린 눈빛을 감추지 못하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그런 사람들의 심정을 일별하고난 그는 동무들도 알다싶이 우리의 전세대들은 한때 온 나라에 소문을 냈다, 우리 부모들도 했는데 우리라고 왜 못하겠는가, 한가정에서도 마음이 한결같아야 집안일이 잘되는것처럼 모든 사람들이 하나가 될 때 못해낼 일이 없지 않겠는가고 절절하게 이야기했다.
그리고는 그들과 함께 산판에 올라 산지합숙에서 숙식하며 일을 시작했다.녀성인 그가 언제 한아름이나 되는 나무와 씨름을 벌린적이 있었으랴.몰아치는 눈보라에 몸조차 가누기 힘들어 남들보다 몇곱절 힘들었지만 그는 휴식시간이면 우등불가에서 종업원들의 얼어든 장갑을 말리워주고 더운 물도 끓여주며 그들을 위해 한가지 일이라도 더 찾아하기 위해 진정을 기울이였다.추운 겨울 야외에서 오랜 시간 일하는 림산로동자들속에 속탈을 앓는 사람들이 많다는것을 알고는 필요한 약재들을 마련하는 한편 의료일군들을 찾아가 간단한 치료방법과 상식들에 대하여 배워가지고와서 그들을 적극 도와주었다.
소장이기 전에 다심한 어머니가 되여 진정을 기울이는 그의 모습앞에서 억센 사나이들이 하나둘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하였다.그러던 어느날 저녁 지친 몸을 이끌고 종업원들과 함께 산지합숙으로 돌아온 그는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사실 난 고향이 김책시예요.그래서 제대되여 신양로동자구로 처음 왔을 때 내가 조국땅 한끝에 왔다고 생각했댔어요.그런데 그보다 더 멀고 험한 여기 작업소에까지 와서 일하게 될줄은 정말 생각도 못했어요.》
이렇게 서두를 뗀 그는 정작 산에 들어와 일하면서 보니 우리의 일터가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어찌 김책제철련합기업소나 무산광산련합기업소와 같은 덩지 큰 련합기업소들만 조국의 일터라고 하겠는가, 동무들도 나보다 더 잘 알고있지만 우리 일터는 비록 조국땅 북변의 외진 곳에 있어도 우리가 생산한 통나무는 이 나라 방방곡곡에서 기적과 번영의 재목이 되지 않는가, 우리 한번 본때있게 일해서 작업소를 온 나라에 소문난 일터로 만들자고 호소했다.
소박하나 진정이 넘치는 그의 말에 종업원들 누구나 깊은 생각에 잠겼다.
다음날 아침 합숙문을 나선 그는 깜짝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아니 글쎄 이런저런 사정으로 출근하지 못하던 종업원들까지 모두 모여있는것이 아닌가.어제 그의 이야기를 들은 사람들이 그달음으로 마을로 내려가 출근하지 못한 종업원들에게 우리 소장이 마음속에 어떤 리상을 안고 사는지 아는가, 일을 잘해서 우리 일터를 온 나라에 소문나게 하자고 입술이 부르트도록 애쓰고있는데 사내라는것들이 뜨끈한 아래목에 등을 지지며 누워있어서야 어떻게 림산사나이들이라고 하겠는가고 하면서 그들을 불러일으켰던것이다.
평범한 한 녀성이 지닌 꿈은 이렇게 작업소 모든 성원들의 꿈이 되였다.그 나날 소장은 나 혼자나 몇몇 사람들의 힘만으로는 작업소를 일떠세울수 없다, 우리모두가 힘을 합칠 때만이 우리 일터를 조국을 떠받드는 하나의 든든한 기둥으로 만들수 있다고 하면서 종업원들을 불러일으켰다.
모두가 한마음한뜻으로 뭉치니 불과 몇달사이에 작업소의 실적은 부쩍부쩍 높아지기 시작했다.
대리림산작업소가 계획을 해야 사업소가 계획을 한다는 말이 나돌 정도로 뒤떨어졌던 작업소가 지난해에 수십년만에 처음으로 2월까지 년간 산지통나무생산계획을 앞당겨 완수하여 사업소는 물론 도림업관리국 일군들도 깜짝 놀래웠다.뿐만아니라 봄계절에 그들은 자체의 힘으로 무려 40만그루에 달하는 나무를 심은데 이어 양묘장까지 번듯하게 새로 꾸려놓았다.
지난날의 묵은 때를 털어버리듯 낡은 산지합숙을 대담하게 헐어버리고 TV며 증폭기 등을 그쯘하게 갖춘 새 합숙을 훌륭히 일떠세웠고 지난날에는 자기앞에 맡겨진 과제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던 그들이 우리 아이들을 위해 국가적으로 크나큰 사랑을 베풀어주고있는데 우리도 한몫해야 하지 않겠는가고 하면서 유치원건설까지 맡아안고 짧은 기간에 멋들어지게 일떠세우는 성과도 이룩했다.
오래동안 뒤떨어져있던 일터를 도적으로 널리 알려진 소문난 일터로 만들자니 그들이 흘린 땀과 노력은 과연 얼마였으랴.
그러나 그만큼 보람도 컸다.지난 시기 사업소곁을 지날 때면 계획수행을 못했다는 자책감에 늘 뒤길로 에돌아다니던 종업원들이 당당히 어깨를 펴고 사업소의 앞길로 보란듯이 지나다니며 사람들에게 먼저 인사를 건네고 그 어디를 가도 떳떳하게 대리림산작업소 사람이라고 이야기한다는 등 듣기만 해도 참으로 가슴후련한 이야기들이 수많이 꽃펴났다.
사업소의 일군들은 또 그들대로 사람들에게서 정말 신통한 재목감을 골라 산판의 주인으로 보냈다는 칭찬을 받으며 흐뭇한 심정을 금치 못해했으며 사업소적인 총화모임시간이면 한다하는 림산작업소의 남자소장들도 김홍숙동무에게 대리림산작업소를 못따라가겠다고, 이제는 산판의 책임자자리를 모두 녀자들에게 넘겨야 할것같다고 이야기하는 유쾌한 광경도 펼쳐지게 되였다.
해발 1 800m의 험한 산중에 자리잡은 어렵고 힘든 일터를 맡아안고 도적으로 앞선 단위로 일떠세운 녀성림산작업소장 김홍숙동무, 그의 모습은 오늘 사람들에게 무엇을 말해주는가.
이 땅의 한 공민이라면 설사 조국땅 한끝에서 살며 일해도 가슴속에는 높은 리상을 안고있어야 한다는것이다.수도의 한복판에서 일하든 조국땅 한끝에서 일하든, 온 나라에 소문난 굴지의 련합기업소에서 일하든 사람들이 잘 알지 못하는 자그마한 곳에서 일하든 누구나 자기의 일터를 조국의 부강번영에 당당히 이바지하는 일터, 조국을 떠받드는 굳건한 성돌로 만들겠다는 크나큰 리상을 안고 살 때 그리고 온 집단이 그런 아름다운 리상을 안고 일하도록 자신을 다 바쳐 적극 이끌어주고 떠밀어 줄 때 섬약한 녀성의 몸으로도 놀라운 성과를 이룩할수 있다는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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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산사람들은 뭇사람들의 발길이 미치지 않는 깊은 산중에서 일한다.
그러나 그들의 가슴속에는 수도의 살림집건설장이며 농촌살림집건설장 등 온 나라의 일터와 건설장이 간직되여있다.그래서 그들은 눈보라가 기승을 부리고 대지가 꽁꽁 얼어드는 추운 겨울을 좋아한다.바로 그 계절에 더 많은 일을 할수 있기때문이다.
사람들이여, 어디에서 살며 일하든 지금 이 순간도 북방의 험한 산중에서 강추위와 싸우며 성실한 량심의 자욱을 새겨가고있는 림산작업소의 녀성소장을 비롯한 림산로동계급앞에 순간순간 자신을 세워보며 떳떳한 생의 자욱을 새기여가자.
몸은 비록 조국땅 한끝에 있어도 자기가 하는 일을 더없는 긍지와 보람으로 여기고 누가 보건말건, 알아주건말건 모든것을 묵묵히 바쳐가는 그렇듯 참된 공민, 사회주의근로자들을 어머니조국은 애국자로 값높이 내세워준다.
글 및 사진 본사기자 김일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