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3월 15일 토요일  
로동신문
실화
충복

2025.3.14. 《로동신문》 6면


경애하는 김정은동지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시였다.

《우리는 인민을 존중하고 인민들의 운명을 지켜주며 인민들의 리익과 편의를 최우선, 절대시하는것을 철칙으로 삼아야 합니다.》

우리가 청진시려객운수사업소에 대한 취재길에 오른것은 며칠전이였다.

봄기운이 완연한 거리로는 려객들을 태운 무궤도전차와 궤도전차들이 달리고있었다.그것을 바라보는 우리의 귀전에 최근 사업소에서 무궤도전차와 궤도전차의 정상운행을 보장하여 인민들이 무척 좋아하고있다는 청진시당위원회 일군의 말이 울려왔다.

사업소에 도착하니 전기작업반 반장 구영식동무가 우리를 기다리기라도 한듯 몹시 반색을 하며 맞이했다.

《그러지 않아도 꼭 하고싶은 이야기가 있었습니다.우리 려객봉사자들의 보람에 대한것이라고 할가요.…》

그는 무궤도전차전동기수리공정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다.지난 시기 사업소에서는 고장난 전동기를 다른 도에까지 가서 수리해오느라 많은 자금과 시간이 랑비되였다.하지만 지금은 전동기를 자체로 수리함으로써 원가를 절반으로 낮추었을뿐 아니라 무궤도전차의 가동대수가 늘어나는 반면에 손님들이 정류소에서 기다리는 시간이 훨씬 줄어들었다고 한다.

《제가 굳이 전동기수리공정에 대해 말하는건 이게 요란한 발명이래서가 아니라 이 과정에 깨달은바가 너무 커서입니다.》

그는 자책이 실린 어조로 이야기를 이어갔다.

《몇해전 어느날 우리 지배인동지가 저를 찾아와 전동기수리를 자체로 해보지 않겠는가고 하는것이였습니다.

〈그거야…〉

저는 어안이 벙벙했습니다.당시 사업소에는 전동기가 고장나서 뛰지 못하는 무궤도전차들이 있었는데 지배인동지는 불편한 몸이였지만 직접 다른 도에까지 가서 전동기를 수리해오군 했습니다.그런데 그런 방법으로야 어느 하가에 무궤도전차의 가동대수를 늘이겠습니까.속상한 일이였지만 어쩔수 없었습니다.

그래 시원히 대답 못하고 갑자르는 저에게 최성철지배인동지는 〈기능공인 동무가 한번 생각해보오.무슨 좋은 방도가 떠오를지 알겠소?〉 하더군요.하지만 저는 얼마후 그 일을 까맣게 잊어버리고말았습니다.되지도 않을 일을 가지고 사서 고생할 필요가 없다고 여겼기때문이였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전 참으로 놀라운 말을 들었습니다.우리 사업소 로동자 김명일동무가 자체로 무궤도전차전동기를 수리하겠다고 달라붙었다는것이 아니겠습니까.사업소에 배치받은지 얼마 안되는 그가 무슨 바람이 불어 그런 일을 벌려놓은것인지 모를 일이였습니다.

저는 한달음에 그가 일하는 곳으로 달려갔습니다.벌써 몇번의 실패가 있었음을 말해주는듯 작업장안에는 매캐한 그을음내가 맴돌고 바닥에는 면권선이 딩굴고있었습니다.보매 에나멜선이 아니라 면권선을 리용하려고 한것같았습니다.그렇게 하면 에나멜선과는 달리 품이 적게 들어 좋기는 하지만 여러가지 난문제들을 해결해야 했습니다.한동안 주위를 둘러보느라니 문득 작업대우에 무드기 쌓여있는 책이 눈에 띄였습니다.전동기와 관련한 참고서들이였는데 갈피마다에 종이들이 드문드문 끼워져있었습니다.어느한 참고서의 첫 페지를 펼치자 지배인동지의 눈에 익은 글씨가 안겨왔습니다.

〈종이를 끼워놓은 페지들을 주의해보시오.참고가 될것같소.〉

지배인동지의 고심이 그 글자들에 어려있는것만 같아 부지중 저에게서는 무거운 한숨이 새여나갔습니다.그리고는 전동기앞에 상심해서 앉아있는 김명일동무에게 다가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습니다.

〈이건 중학시절 물리시간에 하던 실습과는 다르오.〉

그러자 김명일동무가 머리를 들고 무슨 말인가를 하려고 했습니다.전 그것을 외면하고 현장을 뜨고말았습니다.무슨 소릴 하려는지 뻔했으니까요.모름지기 할수 있다, 꼭 해내겠다 뭐 이러루한 말이였을겁니다.

그런데 그쯤하면 포기했으리라고 생각했던 김명일동무는 그후에도 여전히 시험에서 손을 떼지 않고있었습니다.실패한 소문이 뜨문히 사업소에 퍼지군 했던것입니다.더는 보고만 있을수 없다고 여긴 저는 어느날 지배인동지를 찾아가 생각하고있는바를 설명했습니다.지배인동지는 〈안된단 말이군?〉 하며 서운한 기색을 감추지 못해하였습니다.

〈지금 뛰고있는 전차들을 보수하자고 해도 뻐근한데 우리가 할수 있는 일만 합시다.그래야 사업소가 안전하게…〉

전 말끝을 채 맺지 못했습니다.지배인동지가 저를 처음 보는 사람처럼 뚫어지게 바라보았던것입니다.잠시후 이런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동무도 저 무궤도로선과 궤도로선에 깃든 사연을 잘 알겠지.〉

제가 왜 그것을 모르겠습니까.

지금으로부터 수십년전 어버이수령님께서는 청진시건설총계획도를 몸소 보아주시고 로동자들이 무궤도전차를 타고 공장에 통근하게 해야 한다고 뜨겁게 교시하시였습니다.그후 청진시에 첫 무궤도전차로선이 개통되였을 때 시민들은 너무 좋아 덩실덩실 춤까지 추었다고 합니다.

그뿐이 아니였습니다.

어버이수령님께서는 우리 함경북도를 또다시 현지지도하시면서 청진시의 궤도전차화를 실현할데 대한 구상을 펼쳐주시였습니다.

어버이수령님의 뜻을 받들어 위대한 장군님께서는 수십년전 11월 함경북도를 찾으시고 김철로동계급을 비롯한 청진시민들의 교통문제를 원만히 풀어야 한다고 하시면서 궤도전차화공사에서 제기되는 문제들을 다 풀어주시였습니다.

위대한 수령님과 위대한 장군님의 숭고한 사랑이 청진시민들에게 그대로 가닿게 하기 위해 경애하는 총비서동지께서 베풀어주신 은정은 또 얼마나 뜨거운것이겠습니까.

한동안 무거운 침묵이 흘렀습니다.얼마후 지배인동지가 자리에서 일어나 창문곁으로 다가갔습니다.

〈우리가 인민의 리익을 최우선, 절대시한다고 말은 많이 하면서도 멎어선 전차들을 제손으로 살릴 생각조차 안한다면 당의 령도업적을 어떻게 고수하고 빛내이겠소.〉

충격이 컸습니다.》

작업반장은 잠시 말을 끊었다.아마도 그때의 흥분이 되살아나는 모양이였다.이어 그는 이야기를 계속했다.

《그날 밤 전 통 잠들지 못했습니다.인민의 봉사자인 우리가 힘에 부치는 일은 피하고 할수 있는 일, 쉬운 일만 골라서 찾아한다면 언제 가도 시의 교통문제가 풀리지 않는다고 하던 지배인동지의 말이 귀전에서 떠날줄 몰랐습니다.그리고 자신을 심각히 돌이켜보았습니다.

자책감으로 모대기며 이리저리 뒤척이던 저는 끝내 자리에서 일어나 집을 나섰습니다.

밤길을 얼마쯤 내처 걷자 멀리에서부터 깜빡이는 불빛이 아슴푸레 바라보였습니다.사업소의 불빛이였습니다.

남들이 다 자는 깊은 밤에도 꺼질줄 모르는 일터의 정다운 불빛, 그 불빛을 바라보느라니 불현듯 자기가 지닌 무거운 사명감으로 하여 가슴이 다 뻐근해졌습니다.곧장 작업현장에 들어서자 김명일동무와 함께 있는 지배인동지의 모습이 눈에 띄였습니다.당장 입원치료를 받아야 할 몸이였지만 현장을 뜨지 않고 일하고있는 그를 보느라니 눈시울이 젖어들었습니다.저는 말없이 일손을 잡았습니다.그러는 저에게 지배인동지가 다가왔습니다.

〈그러리라 믿었소.〉

고심어린 노력의 낮과 밤은 이튿날에도, 그 다음날에도 계속되였습니다.그 과정에 실패의 원인을 찾게 되였고 마침내 자체로 전동기수리를 원만히 해낼수 있게 되였습니다.

며칠후 이른새벽 무궤도전차의 시운전이 진행되였습니다.물론 운전대는 지배인동지가 잡았습니다.두줄기 전차선을 따라 무궤도전차가 얼마나 씽씽 잘 달리는지 모두가 기뻐했습니다.로선을 한바퀴 돌고나서 지배인동지는 우리의 어깨를 덥석 그러잡았습니다.

〈끝내 해냈구만.바로 이런 멋에 일하는거지.〉

면권선에 의한 전동기수리공정을 꾸리던 과정에 우린 려객봉사자들의 보람은 인민의 기쁨을 꽃피우는 길에서 할수 있는 일만이 아니라 할수 없다고 하는 일까지도 무조건 끝까지 해내는데 있다는것을 깊이 깨달았습니다.》

작업반장은 이런 말로 이야기를 마치였다.

우리는 생각했다.

어머니당의 숭고한 인민관을 가슴에 깊이 새기고 그것을 구현해나가기 위해 아글타글 노력하는 이런 훌륭한 복무자들이 있어 인민의 기쁨이 더 활짝 꽃펴나는것이 아니랴.

사무실을 나선 우리는 작업현장으로 걸음을 옮기였다.

그곳에서는 지배인 최성철동무가 도면을 가운데 놓고 종업원들에게 무엇인가를 열정적으로 설명하고있었다.

그의 얼굴은 온통 땀으로 젖어있었다.하지만 최성철동무는 웃고있었다.그 웃음속에 인민의 참된 충복으로 사는 남다른 긍지와 보람이 그대로 비껴있는것만 같았다.

본사기자 신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