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22일 일요일  
로동신문
그들은 한평의 땅도 자기의 피와 살로 여기였다
전세대 당원들의 투쟁중에서

2023.3.30. 《로동신문》 3면



땅, 피, 살!

이것은 서로 다른 개념이다.그러나 이것을 하나의 개념으로 안고 산 사람들이 있다.전세대 농촌당원들이다.

단 한평의 땅도 피와 살처럼 여기고 자신의 모든것을 깡그리 바친 전세대들의 하많은 이야기들가운데는 고성군 순학리의 한 평범한 농촌당원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

경애하는 김정은동지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시였다.

《새땅예비를 찾아 한평의 부침땅이라도 더 늘이기 위하여 애쓰는 사람이 진정한 애국자입니다.》

사회주의건설에서 기적과 혁신이 일어나던 1970년대에 김기원동무는 나이 60을 넘기였다.그렇지만 땅을 아끼고 진심을 묻어가는 그의 마음은 더욱 지극했다.이른새벽마다 바지가랭이가 푹 젖도록 이슬을 차며 풀베기를 하고 포전들을 돌아보군 하였다.

그러던 어느날 김기원동무는 분조장사업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는 아들에게 불쑥 노기띤 목소리로 독서골에 가보았는가고 물었다.

김기원동무의 급작스러운 모습에 얼떠름해진 아들이 머뭇거리자 그는 혼자소리처럼 이렇게 말하였다.

《그게 어떤 땅이라구… 그래두 제 가슴우에 돌멩이를 올려놓으면 무거워하구 답답해할테지.》

그제야 아들은 아버지가 성이 난 까닭을 알았다.독서골포전의 밭최뚝에 쌓아놓은 자그마한 돌무지때문이였다.

《그 돌무지가 땅을 몇평이나 차지한다고…》

《땅이 많구 적구가 문제겠느냐.그 돌무지속에 농사군의 마음까지 파묻을가봐 걱정이다.》

해방전 땅 한뙈기가 없어서 정든 고향을 등지고 16살나이에 살길을 찾아 정처없이 떠돌아다닌 그였다.하기에 위대한 수령님께서 주신 그 한평한평의 땅이 더없이 소중하여 한생을 고스란히 바쳐 지키고 걸구어온 김기원동무였다.그런데 아들의 입에서 뜻밖의 대답을 듣게 된 그의 마음은 몹시 괴로왔다.

이튿날 날이 밝기도 전에 김기원동무는 아들을 깨워 독서골로 데리고갔다.그리고는 먼저 밭최뚝에 쌓은 돌무지에서 큼직한 돌을 안아들었다.얼마후 밭두렁의 한쪽모서리를 헐어내고 흙을 헤집는 그의 손에 녹쓴 파편쪼각이 쥐여져있었다.

《피로써 지킨 땅이다.미제원쑤놈들이 포탄을 우박처럼 쏟아부었지만 남강마을사람들은 인민군대와 함께 목숨으로 이 땅을 지켰다.위대한 수령님께서 찾아주신 땅이기때문에 이 땅 한평이 살붙이처럼 귀중한거다.…》

이 얼마나 진실하고 절절한 고백인가.

땅, 이것은 그에게 있어서 단순한 포전이 아니였다.

피였고 살붙이였고 생의 전부였다.

그해 봄에 있은 일이다.

어뜩새벽에 집을 나섰다가 해가 뜰무렵에 들어서군 하던 그가 어느날 저녁 아들을 불렀다.

《위대한 수령님께서 올해 신년사에서 우리들에게 농사를 잘 지어야 한다고 가르치시지 않았느냐.그래서 골짜기들을 좀 돌아보았다.》

그날 김기원동무는 자그마한 수첩장을 한장한장 넘기면서 어느곳에는 부식토가 얼마나 있고 어느 골짜기에서는 도랑을 어떻게 파야 랭습을 막을수 있겠다는 등 구체적인 자료들을 알려주었다.

모내기를 앞두었을 때에는 례년에 없는 불리한 일기관계로 제대로 자라지 않은 모를 내자고 하는 사람들의 말을 단호히 일축하고 비닐박막을 씌운 모판우에 자기의 솜외투를 덮고 그곁에서 밤을 새운 사람이 바로 김기원동무였다.

크지도 않은 솜외투로 모판을 덮으면 몇평을 덮고 그렇게 하루밤사이에 모를 키우면 얼마나 더 키우겠는가.

그것을 목격하고 젊은 사람들에게 맡겨도 되지 않는가고 하는 일군의 말에 그는 이렇게 말하였다.

《아닐세.이 땅을 안고 열밤을 밝힌들 한될게 없지.》

그렇다.전세대 농촌당원들은 한평의 땅도 이렇게 안고 살았다.이런 참된 농촌당원들이 우리의 농촌진지를 굳건히 지켜왔고 사회주의조국을 굳건히 떠받들어왔다.

농촌진흥의 새시대를 줄기차게 열어나가기 위한 오늘의 총진군은 이런 애국자, 이런 참된 애국농민들을 절실히 요구하고있다.

전세대 농촌당원들이 오늘의 농업근로자들에게 묻고있다.

사회주의전야를 자기의 피와 살로 여기고있는가.맡은 포전에 애국의 량심, 애국의 심장을 묻고있는가.

본사기자 주창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