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30일 수요일  
로동신문
우리 시대의 참된 보건전사
우리 당이 정성운동의 전형으로 내세워준 은천군병원 산부인과 간호장 안경실동무에 대한 이야기

2023.5.31. 《로동신문》 3면



인민에 대한 열화같은 사랑으로 충만된 위대한 우리 시대는 또 한명의 참된 보건전사를 낳았다.

은천군병원 산부인과 간호장 안경실동무는 당에 대한 백옥같은 충성심과 인민에 대한 헌신적인 복무정신을 안고 지난 39년동안 수많은 환자들에게 피와 살을 바쳤으며 새세대 간호원들을 훌륭히 키워내면서 사회와 집단, 나라를 위한 애국적소행을 무수히 발휘하였다.

우리 당은 이 훌륭한 보건일군을 정성운동의 전형으로 값높이 내세워주었다.

경애하는 김정은동지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시였다.

《오늘 우리의 당원들과 근로자들속에는 누가 보건말건, 알아주건말건 묵묵히 자기가 맡은 초소에서 조국과 인민을 위하여 성실하게 일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인간을 위해 자기를 바치는것이 미덕과 미풍으로 되지만 세상에서 가장 귀중한 인간의 생명을 수호하는것을 본도로 하는 우리의 보건일군들에게 있어서 인간에 대한 헌신과 희생은 곧 의무이며 혁명임무이다.

우리 당이 보건일군에게서 제일 바라는 인민을 위한 희생정신이 뼈속까지 체질화되고 그를 실천함에 한순간, 한시절이 아니라 한생을 깡그리 바친 지극한 정성의 체현자, 자신의 헌신적모범으로 정성운동의 불길을 더욱 세차게 지펴주는 안경실동무의 삶은 우리의 보건일군들이 인민을 위하여 어떻게 살며 일해야 하는가를 가르쳐주는 교본과도 같다.

 

공산주의자의 가장 영예로운 직업

 

 

안경실동무는 어느덧 나이 예순을 가까이하고있다.

하지만 그는 년로보장을 받아야 할 그 나이에도 간호장으로 일하면서 환자들을 간호하고있다.

말그대로 간호원은 환자를 보살펴주고 시중을 들며 간호하는 사람이다.이 땅에 하많은 직업이 있지만 간호원처럼 남을 위한 헌신과 희생을 본도로 하는 직업은 흔치 않을것이다.

자기 가정의 환자 한명을 간호하는것도 헐치 않은 일인데 직업적으로 매일과 같이 많은 환자들을 한생토록 간호한다는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수십년전 그가 군병원에서 금방 간호원생활을 시작했을 때였다.

병원으로 심한 외상을 입은 한 처녀가 실려왔다.그런데 환자가 소생실로 들어서기 바쁘게 병원 의료일군들이 앞을 다투어 달려오는것이 아닌가.

환자를 위해 례사롭게 자기의 모든것을 바치는 그 모습은 안경실동무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그 시각 그는 위대한 천리마시대에 방하수소년이 어떻게 기적같이 소생할수 있었는가를 심장으로 절감할수 있었다.

남을 도와주고 남을 위해 희생하는것을 평범한 생활로 여기던 참으로 아름다운 천리마시대의 그 륜리, 그 공기를 벅차게 느끼며 안경실동무는 자기의 몸도 서슴없이 환자를 위해 내댔다.

(나도 천리마시대 보건전사들처럼 살리라!)

그는 외과 간호원이 될것을 결심한 그날 위대한 수령님의 뜻깊은 교시를 가슴속에 자자구구 깊이 새겼다.

《보건일군들은 직업상특성으로 보나 맡겨진 임무의 중요성으로 보아 누구보다 먼저 공산주의자가 되여야 하며 그것도 가장 철저한 공산주의자가 되여야 합니다.》

누구보다 먼저 가장 철저한 공산주의자가 되라!

그것은 간호원의 첫걸음을 떼던 꽃나이처녀시절부터 오늘까지 순간의 흐트림이나 드팀도 없이 한모습, 한본새로 한길을 걷게 한 인생의 좌우명이 되였으니 근 40년세월 그 고귀한 지침을 받들어 그가 걸어온 생의 자욱마다에 피여난 정성의 꽃을 어찌 다 헤아릴수 있겠는가.

보건일군의 속성이 정성이라면 정성의 밑뿌리는 희생정신이다.하다면 그 희생의 한계는 과연 어디까지인가.

갓 애기어머니가 되여 산부인과 간호원으로 일하게 된 어느날 새벽 생사기로에 놓인 구급환자가 실려왔다.

그 사실을 전해듣고 부랴부랴 집을 나서는데 갓난 딸애의 울음소리가 발목을 붙잡았다.그가 되돌아서서 집문을 여는 순간 남편이 울보채는 딸애를 안고 마주 나왔다.

한쪽으로 딸애를 달래며 남편은 그를 떠밀었다.

《애한테야 내가 있지 않소.마음놓고 어서 가보오.》

아직은 엄마젖밖에 모르는 딸애를 남편에게 맡긴 그는 떨어지지 않는 발길을 돌려 병원으로 허둥지둥 달려갔다.

중환자간호로 며칠만에야 자정이 넘어 집에 들어선 안경실동무는 그만 눈물을 왈칵 쏟고야말았다.딸애가 잠든 아버지의 손가락을 정신없이 빨고있지 않는가.

그도 정으로 끓는 어머니이고 피를 가진 인간일진대 어찌 제살붙이가 귀하지 않겠는가.나약해지는 마음을 강잉히 다잡으며 그는 생각했다.

남의 집 울바자밑에 사랑하는 자식을 떼두고 피눈물을 삼키며 혁명의 길에 나선 항일의 녀투사들이 지금의 나를 보면 무엇이라고 말했을것인가.

환자들을 위해 자기 자식에게 쏟아부을 사랑마저 깡그리 바친 안경실동무, 그 고결한 헌신성에 참된 보건일군으로서의 정신적아름다움이 그대로 비껴있다.

간호원의 진짜실력, 그것은 환자의 마음을 들여다볼줄 아는것이다.치료중의 치료는 마음의 치료이며 명약중의 명약은 마음을 보살피고 시중드는 정성이다.

산부인과 간호원으로 일하기 시작한지 얼마 안있어 그는 자기 집의 이불을 뜯어 애기포단을 만들기 시작했다.그 이불은 어머니의 체취가 어려있는 유일한것이였다.한뜸한뜸 정성껏 바느질을 해나가는 그의 눈앞에는 친정집을 멀리 떠나온 한 산모의 모습이 떠날줄 몰랐다.

(일찌기 어머니를 잃고 홀로 아이를 키운 내가 친정어머니의 손길을 그리워하는 산모의 마음을 몰랐다는것은 그들을 나의 친혈육처럼 품어안지 못했다는것이 아닌가.)

얼마후 그의 집에는 돼지우리가 생겨났다.해마다 늘어나는 돼지를 키우느라 그는 물론 가족들도 늘 등이 화락하니 젖어 뛰여다녔다.그들이 고생한것만큼 산부인과 간호장인 안경실동무의 방에는 애기포단들과 애기옷을 비롯하여 산모들에게 필요한것이 차곡차곡 쌓였다.그 뜨거운 사랑과 정을 받아안고 병원문을 나선 녀성들이 고맙다고, 잊지 않겠다고 눈물을 흘리며 인사할 때면 안경실동무는 당부하군 하였다.

《나라를 위해 더 많은 일을 해주세요.》

명절날은 물론 환자들이 입맛이 없어할 때면 그는 환자들의 구미에 맞추어 별식을 만들어오군 하였다.그러면 신기하게도 병이 인차 완쾌되군 하였으니 그것은 결코 그의 남다른 음식솜씨때문만이 아니였다.

환자들에게는 무엇을 먹고싶은가 늘 물어보며 항상 따끈한 음식을 해다주면서도 거기서 조금이라도 덜어내면 자기의 정성이 식어지는것같아 한번도 집식구들의 몫을 남기지 못하는 그에게 언제인가 철부지딸은 울면서 말했다.

《동무들이 엄마보고 이붓엄마래!》

가정이냐 일터냐, 자식이냐 환자냐 하는 갈림길앞에서 저도 모르게 마음이 흔들리던 그런 때면 그는 천리마시대의 혁신자였던 아버지를 생각했다.왜 집에 못들어오는가고, 집보다 공장이 더 좋은가고 묻는 어린 그에게 아버지는 대답했었다.

《아버지가 맡은 일을 잘해야 우리 집이 잘살고 나라가 튼튼해진단다.》

아버지가 위대한 수령님을 모시고 찍은 영광의 기념사진들을 늘 부러웁게 바라보면서 꼭 아버지같은 사람이 되리라 결심했던 안경실동무에게 있어서 간호원의 직업은 인민에게 누구보다 충직해야 할 공산주의자의 직업으로 성스럽게 생각되였다.

하기에 그는 예순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환자의 생명이 경각을 다투는 그런 위급한 순간에 맨 선참으로 서슴없이 환자를 위해 피를 바쳤다.만류하는 의사들에게 그는 이렇게 진정을 터쳤다.

《내 피를 넣어주면 꼭 살것같은데 나를 바쳐 그를 살려내면 나라위해 더 많은 일을 할수 있지 않겠나요.》

피가 아니라 생명을 바쳐서라도 환자를 살리겠다는 각오만 있으면 가망이 없다고 생각되던 치료에서도 기적이 일어날수 있다.바로 이것이 수십년세월 환자들에게 자신을 깡그리 바친 안경실동무가 지닌 정성에 대한 견해이고 관점이다.

그는 자기가 얼마나 많은 피와 살을 바쳤는지 계산해본적이 없으며 그것을 받은 환자들의 이름도 다 기억하지 못한다.그러나 그의 정성에 받들려 두번다시 태여난 사람들은 누구나 그를 생명의 은인으로 여긴다.그것은 한 간호원의 헌신과 희생에 대한 인민의 가장 값높은 평가이며 진정어린 존경이다.

은천군당위원회 책임일군은 그의 소행을 두고 말했다.

평화로운 나날에 남을 위해 그처럼 많은 피를 바친 사람은 영웅과도 같다고.

안경실동무는 우리에게 《나를 바쳐 환자 한명이라도 살려내면 그들이 나라에 보탬을 주겠지요.환자를 소생시키는 보람이 나의 행복이고 그래서 저는 간호원의 직업을 더욱 사랑합니다.》라고 소박한 진정을 터놓았다.

그의 이 숭고하고 아름다운 정신세계에 보건일군들이여, 자신을 비추어보시라.생사를 다투는 환자의 소생을 위해 자신을 깡그리 바쳐야 할 그런 순간에 혹 망설이며 주저한적은 없는가.자신을 생명의 은인으로 여기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되는가.

우리 당이 바라는 인간생명의 참된 수호자가 되자면 바로 안경실동무처럼 수령의 뜻을 심장에 새기고 자기 직업을 공산주의자의 가장 영예로운 직업으로 여기는 참된 보건일군이 되여야 한다.

 

정성운동의 불씨가 되여

 

사회주의보건은 그 본성적요구로부터 보건일군들의 집단주의정신을 절실히 요구한다.천리마시대의 정성운동도 다름아닌 몇몇 의사들의 정성이 아니라 병원의 전체 보건일군들의 한결같은 헌신성과 희생성이 안아올린것이다.

대오가 힘차게 전진하자면 앞장에서 기발들고 나아가는 선봉투사가 있어야 하는것처럼 정성운동의 불길이 세차게 타오르자면 자신의 희생과 헌신으로 만사람을 감복시키는 선구자가 있어야 한다.

지난해 봄 한 화상환자를 위한 3차 피부이식수술이 진행될 때였다.

수술준비를 서두르던 병원의 외과 의사들은 조용히 문을 열고 들어서는 안경실동무의 모습에 모두가 놀랐다.벌써 몇번째인가.

앞선 두차례의 피부이식수술때에도 제일먼저 자기의 피부를 떼낸 그에게 외과 의사들은 절절히 말했다.이번만은 제발 그만두라고.

그러나 처녀시절부터 환자를 위해서라면 피도 살도 서슴없이 바쳐온 안경실동무의 마음을 돌려세울수 없었다.

아직 상처가 채 아물지 않아 붕대도 풀지 못한 다리에서 한점 또 한점 피부를 떼여내는 집도자의 손이 눈에 띄게 떨렸다.

젊은 사람도 아닌 년로보장나이의 녀성이 늘 제일 선참으로 몸을 내대는 그것만도 눈물겨운데 매번 남보다 두배이상의 피부를 떼여내야만 수술대에서 일어나군 하는 그 마음에 감동되여 처녀간호원들도 저마다 나섰다.

만사람을 감화시키는 선구자의 헌신은 이렇듯 가장 힘있는 선동, 가장 열렬한 호소로 되여 새세대 보건일군들의 가슴속에 정성의 불길을 지펴올렸다.

과를 책임진 일군도, 당초급일군도 아니지만 제일 어려운 일에 제일먼저 몸을 내대는 그의 이신작칙은 언제나 집단의 거울이 되고 간호원들의 교본이 되였다.그의 고결한 인간됨에 진심으로 감복하여 머리숙이며 병원 의료일군들은 정성이라는 말의 참뜻을 다시 새겼다.

안경실동무의 정성은 비단 환자들을 위해서만 바쳐지지 않았다.

집단과 동지들을 위해 바친 그의 지성은 그대로 정성운동의 불씨가 되여 병원의 어디서나 아름다운 미풍이 끊임없이 태여나게 하였다.

언제인가 어느한 과에서 한 환자에 대한 구급치료를 진행할 때였다.환자는 중태에 빠졌는데 출혈이 너무 심하다보니 도저히 혈관을 찾을수 없었다.

그때 집에서 앓고있던 안경실동무가 다급히 들어섰다.그런데 숨도 미처 돌리지 못한 그가 누구도 생각지 못했던 곳에 단숨에 주사침을 찌르는것이 아닌가.

경탄의 목소리들이 일시에 터져올랐다.그러나 안경실동무의 마음은 무거웠다.

그날부터 그는 새세대 간호원들을 당에서 바라는 훌륭한 보건일군으로 키워내는것을 또 하나의 혁명임무로, 당적분공으로 스스로 맡아안았다.

환자보다 자기 몸에 먼저 주사를 놓아보라, 자기 몸으로 아픔을 느껴보아야 정성도 실력도 높아진다고 늘 외우면서 그는 의료봉사활동에서 나서는 기술규정과 표준조작법이 몸에 푹 배게 하도록 하기 위해 간호원들에게 부단히 요구성을 높였다.그러면서 자기자신이 직접 매 간호원에게서 주사를 맞아보며 그들의 결함을 일일이 고쳐주었다.

의사의 진단과 치료지시가 곧 치료성과로 이어지는데서 간호원의 높은 실력은 매우 중요하다.

안경실간호장이 간호원의 첫걸음을 떼는 처녀들에게 꼭 들려주군 하는 자신의 체험담이 있다.

그가 처음 간호원일을 배우던 어느날이였다.한 환자가 수술후 몸에 생긴 이상증상의 원인에 대하여 물었다.

뜻밖의 물음에 당황하기도 하고 환자들앞에서 모른다고 대답하자니 부끄럽기도 하여 그는 얼굴을 붉히며 서둘러 입원실을 나섰다.

그런데 그 행동이 환자를 고민에 빠지게 할줄이야 어찌 알았겠는가.자기가 단순한 약물의 작용도 몰라 환자에게 초보적인 설명조차 못했다는것을 알게 된 안경실동무는 잠들수 없었다.

그때부터 그는 시간을 쪼개가며 이악하게 공부하였다.책에서, 실천에서 배운 각종 약의 작용이며 치료방법들을 수첩에 하나하나 적어넣으면서 그는 간호원도 많은 경험과 지식을 가져야 제구실을 똑똑히 할수 있다고 하신 위대한 수령님의 교시를 다시금 깊이 새겼다.

그는 늘 이렇게 말하군 한다.

실력이 없으면 인간의 생명을 책임진 보건일군의 자격이 없다.실력이 높아야 정성도 빛이 날수 있다.

그는 이렇게 자기의 실천적모범으로 간호원들의 엄격하고 친근한 스승이 되였다.

오늘 산부인과는 치료사업에서도 정성운동에서도 병원의 앞장에 서있다.

환자들에게 삶의 기쁨과 희망을 안겨주며 어려울수록 더욱 극진하게 육친의 정과 사랑을 부어준 산부인과 의료일군들은 그들의 가슴속에 친정어머니의 모습으로 오래도록 간직되여있다.바로 그 의료일군들의 마음을 언제나 샘처럼 정갈하게, 쇠물처럼 뜨겁게 해주는 집단의 본보기는 안경실동무이다.환자들을 위해 기울이는 불같은 사랑으로 과 의료일군들의 가정일까지도 속속들이 헤아리며 어머니가 되고 친누이가 되여 기쁨과 괴로움을 함께 나누는 그의 진심은 과를 덕과 정이 넘치는 단합되고 화목한 집단으로 만들었다.

그와 수십년세월을 함께 일해온 의사 박경숙동무는 이렇게 말했다.

《안경실간호장은 남을 위해서 태여난 사람같습니다.저는 그의 인간됨에 반했습니다.그와 함께 일하던 나날에 저의 가슴속에서는 환자를 위하고 집단과 나라를 위하는 마음이 자랐습니다.우린 모두가 그를 닮고싶어합니다.》

환자들에 대한 지극한 정성으로 집단의 사랑을 받고있는 외과의 한 처녀간호원은 말했다.

《꼭 안경실간호장같은 사람이 되고싶습니다.》

오늘 안경실동무의 정성을 따라배우고 그의 삶을 본받으려는 은천군병원 보건일군들의 지향과 열망은 참으로 열렬하다.한사람의 선구자는 이렇게 열, 백의 훌륭한 보건일군들을 키우고있다.

 

우리 간호장어머니

 

취재과정에 우리는 안경실동무를 우리 간호장어머니라고 부르는 사람들을 수없이 만날수 있었다.

놀라운것은 그들속에 산부인과 환자가 아닌 사람이 더 많다는 사실이였다.

그의 담당환자는 산부인과를 벗어나 병원 어느 과에나 있었다.아파하는 사람들을 보게 되면 그는 군주민이든 아니든 스스로 담당간호원이 되군 하였다.

온 나라가 어려움을 겪던 고난의 시기 어느날 우연히 소아과에 들린 안경실동무는 주춤 멈춰섰다.아이들이 마당가에서 해바라기를 하는데 가냘프고 우울해보이는 한 어린이의 모습이 유표하게 눈에 띄였다.알고보니 청남이라는 그애는 일찌기 부모를 잃었는데 제대로 걷지조차 못하였다.

물론 소아과에서 정성다해 돌봐주고있었지만 왜서인지 그애의 모습이 눈앞에 그냥 얼른거려 도무지 일손이 잡히지 않았다.

자기의 피와 살을 바쳐, 날아오는 탄알도 한몸으로 막아 전우들을 구원하던 조국해방전쟁시기 화선군의, 화선간호원들이라면 자기의 담당환자가 아니라고 외면했겠는가.자신과 가족에게 첫 예방약시험접종을 한 천리마시대의 보건일군이라면 어떻게 하였겠는가.

청남이를 기어이 일으켜세우리라 마음먹은 안경실동무는 자기의 허리띠를 더 힘껏 조이였다.

미꾸라지를 삶아 지성다해 죽을 끓이며 하루에도 여러끼 영양성분을 따져가면서 별식을 해주느라, 청남이를 항상 안고 다니며 시중드느라 그는 늘 온몸이 물주머니가 되여 바삐 살았다.

나라가 어려운 시기에 그가 바친 정과 열과 땀을 어떻게 계산할수 있으며 철부지자식들의 눈을 피해가며 따로 맛있는것을 만들어 청남이에게만 안겨준 모성애와도 같은 그 지성을 무엇으로 헤아릴수 있단 말인가.

간고한 치료의 날과 달이 흘러 마침내 청남이가 제발로 걸어 병원정문까지 마중나왔을 때, 그 어린것이 제손으로 꺾은 들꽃송이를 안겨주며 《엄마!》 하고 소리쳐 부를 때 그는 마치도 온 하늘을 안은것같았다.그 들꽃송이에 기쁨의 눈물을 쏟으며 그는 마음속으로 절절히 아뢰였다.

(어버이장군님, 이제는 우리 청남이를 마음놓으십시오.)

어찌 부모잃은 청남이뿐이였으랴.

군사임무수행중 뜻밖의 일로 한 병사가 은천군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후였다.해당 과의 의사들을 만나 그의 수술경과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알아본 안경실동무는 그날부터 매일같이 하루에도 몇번이나 영양식품을 안고 병사를 찾아왔다.환자가 그릇을 다 비우는것을 보고서야 마음이 놓여 밝게 웃으며 입원실문을 나서는 안경실동무를 바래울 때면 병사는 먼곳의 고향집어머니가 곁에 있는것만 같아 눈시울을 적시군 했다.

진함을 모르는 그 정성의 힘이 있어 병사는 이전보다 더 건강하고 튼튼한 몸으로, 자기도 몰랐던 병까지 깨끗이 고치고 병원문을 나서게 되였다.

그러나 병사가 초소로 떠난 후에도 안경실동무의 귀전에서는 《간호장어머니!》라고 정담아 부르던 그의 목소리가 그냥 맴돌았다.아들을 다시 초소에 세운 어머니의 심정처럼 그의 마음은 불같이 달아올랐다.

가지가지 성의껏 만든 보약을 차곡차곡 봉지에 담아 원호물자를 보내준 나날에 그의 마음속에는 초소의 모든 병사들이 친자식처럼 소중하게 자리잡았다.

흐르는 세월속에 그날의 병사는 어느덧 제대되였지만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원군길을 걷는 안경실동무의 모습에는 변함이 없다.그는 그렇게 초소의 병사모두가 따르는 우리 어머니가 되였다.군인가족이라면 응당 제가 맡아 돌봐야 할 친딸처럼 여기며 품을 아끼지 않는 그를 두고 수많은 군관들과 안해들은 두고두고 잊을수 없는 은천의 간호장어머니라고 정담아 부른다.

안경실동무의 집식구는 네사람뿐이지만 그의 집 밥가마와 국가마는 엄청나게 크다.환자들을 위해 해마다 많은 량의 메주를 쑤군 하는 그는 수십년세월 환자라면 어느 과에서 치료받든, 어디에서 살든 관계없이 스스로 담당간호원이 되여 소생과 건강을 보살펴주었다.실로 그의 담당환자는 눈에 비낀 아파하는 모든 사람들이였다.

마를줄도 식을줄도 모르는 그 정성의 열원은 과연 어디에 있는것인가.

경애하는 총비서동지께서 지난해 5월 평양시안의 약국들을 찾으시여 의약품공급실태를 직접 료해하시였다는 소식을 고열로 앓는 속에서 접한 그는 가슴이 철렁했다.

온 나라 인민이 모든것을 다 바쳐서라도 경애하는 그이의 안녕을 백방으로 지켜드려야 할 시각에 도리여 인민이 그이의 시중을 받고있으니 이 무슨 백성의 도리란 말인가.

눈물을 걷잡지 못하는 그의 귀전에는 우리 당에 있어서 인민들 한사람한사람의 생명은 그 무엇보다 소중하며 전체 인민이 건재하고 건강해야 당도 있고 국가도 있고 이 땅의 모든것이 다 있다고 하시던 경애하는 총비서동지의 말씀이 뜨겁게 메아리쳐왔다.

그는 자리를 차고 벌떡 일어났다.

경애하는 총비서동지께서 자신의 피와 살점처럼 여기시는 인민을 위해 보건일군인 내가 지금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그날부터 안경실동무는 영예군인들의 건강에 필요한 상비약품을 마련하기 위하여 뛰고 또 뛰였다.그리고 저녁시간이면 온 가족과 함께 설명서를 또박또박 써서 약품마다에 붙여 지함에 차곡차곡 쌓아나갔다.그렇게 마련된 수천점의 의약품은 영예군인들에게 가닿았다.그러나 그 의약품을 받아안은 영예군인들은 알수 없었다.안경실동무와 그의 온 가족이 얼마나 심하게 앓고있었는지, 그들이 자기자신을 위해 남겨놓은 약은 단 한알도 없었다는것을.

인민이 있는 곳에는 병원이 꼭 있어야 하며 의사가 환자를 찾아가야 한다는것은 우리 당의 뜻이고 사회주의보건의 원칙이다.보건일군의 정성은 결코 병원의 울타리안에서 끝나는것이 아니다.언제 어디서나 보건일군의 눈으로 인민의 얼굴빛을 살펴보고 당과 혁명앞에 지닌 보건일군의 본분으로 일감을 찾는것을 습벽화, 의무화하여야 한다.

지난해 그는 공훈간호원칭호를 수여받았다.

어머니당의 품속에서 값높은 삶의 단상에 오른 사회주의애국공로자 안경실간호장을 진심으로 축하해주며 군당책임일군은 뜨거운 진심을 담아 절절히 말했다.

《간호장어머니, 늙지 마십시오!》

누가 보건말건, 알아주건말건 묵묵히 걸어온 그 아름다운 생의 자욱자욱을 보석처럼 빛내여주며 몸이 축갈세라 건강을 살펴주고 속생각도 남먼저 헤아려 누구나 부러워할 새 집까지 지어 안겨준 어머니당조직의 그 손길이 없었다면 그가 어찌 인생의 영예와 긍지를 한껏 느낄수 있었으랴.

우리 간호장어머니!

평범한 생활속에서 울리는 이 부름이야말로 참된 보건일군에게 인민이 주는 신성하고 고귀한 칭호인것이다.

공화국창건 74돐 경축행사에 참가하여 경애하는 총비서동지를 모시고 영광의 기념사진을 찍은 그는 올해 건군절경축행사에 특별대표로 초대되여 대를 두고 길이 전할 사랑과 은정을 받아안았다.환자들을 위해, 군인들을 위해, 사회와 집단을 위해 또 새로운 일감을 스스로 맡아안으며 그는 말했다.

《숨지는 순간까지 인민의 참된 간호원으로 살겠습니다.》

* *

당이 준 임무에 대한 무한한 충실성, 인간에 대한 뜨거운 사랑, 환자들에 대한 지극한 정성을 체질화하고 우리 제도의 우월성을 보건실천에 철저히 구현함에 심신을 깡그리 바쳐온 그의 삶을 두고 우리는 말하고싶다.

인민을 위함이라면 그 어떤 희생도 불사할 각오를 안으시고 위민헌신의 길을 끝없이 이어가시는 경애하는 총비서동지의 숭고한 인민관, 멸사복무정신으로 인민을 대할 때 우리 시대의 참된 보건일군이 될수 있다.인민의 건강과 웃음은 보건일군의 헌신과 희생이 떠받들고있다.

안경실동무와 같이 인민을 위한 헌신과 희생을 영예로, 본도로 여기는 공산주의사상이 체질화된 보건일군들이 조국의 방방곡곡 어디서나 자기 초소를 굳건히 지켜갈 때 우리 당에 있어서 제일 큰 기쁨과 힘으로 되고있는 인민의 웃음소리는 더욱 높아질것이다.

글 및 사진 본사기자 조향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