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13(2024)년 7월 27일 토요일  
로동신문
발전소언제에 새겨진 전세대 당원의 참모습

2023.3.23. 《로동신문》 3면



경애하는 김정은동지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시였다.

《모든 당원들은 언제나 당원이라는 높은 자각을 안고 혁명과업수행에서 군중의 모범이 되고 군중을 이끌어나가는 선봉투사가 되여야 합니다.》

정든 집을 멀리 떠나 사시장철 험한 산중에서 살며 발전소를 세워가는 강동수력건설련합기업소 일군들과 종업원들의 심장속에 소중히 새겨진 한 전세대 당원의 모습이 있다.

그는 누구이며 어떤 사람이였는가.

주체68(1979)년 6월 22일부 《로동신문》에는 제1수력발전소건설종합기업소(당시) 굴착직장 당원 김춘웅동무에 대한 기사가 실렸다.

1976년 1월, 직장앞에는 언제의 좌우안을 련결하기 위해 굉장한 높이의 벼랑을 넓은 폭으로 뭉청 잘라내야 하는 어려운 과업이 나섰다.제일 난문제는 한t 가까운 착정기를 그 높은 벼랑까지 올려가는것이였다.

몇번이나 현장에 나와 아슬한 벼랑꼭대기를 쳐다보며 협의를 거듭한 일군들은 기일이 좀 늦어지더라도 설비직장 연공들의 힘을 빌어 삭도를 놓아 끌어올리거나 우회도로를 내는 방법을 택하기로 하였다.

김춘웅동무는 안타까왔다.일터마다 속도전의 불바람이 세차게 휘몰아치고있는데 당원들이 눈을 펀히 뜨고 살아있으면서 기일을 늦잡다니…

결심을 다진 그는 바줄퉁구리를 둘러메고 벼랑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이튿날 그는 종이두루마리를 들고 작업반장을 찾아왔다.

《전쟁때 가파로운 고지에는 포를 분해해서 메고올랐다지요?》

《그랬지.》

그 말에 김춘웅동무의 얼굴빛은 대뜸 환해졌다.

《그때처럼 착정기를 분해해서 벼랑으로 올립시다.》

그러지 않아도 공사기일문제를 놓고 걱정하고있던 작업반장은 김춘웅동무의 손에서 종이두루마리를 빼앗다싶이 하여 펴놓았다.

거기에는 벼랑우에 사다리를 놓을 위치며 몸을 의지할 수백개의 발홈자리까지 구체적으로 표시되여있었다.

(그러니 벌써 그 험준한 벼랑을 오르내리며 이 자리들을…)

작업반장의 가슴은 후더워올랐다.높은 벼랑꼭대기로 착정기를 분해하여올리는 날 김춘웅동무는 제일 무거운 감속기를 메고 앞장에 섰다.그가 낸 길을 따라 벼랑으로 오르는 반원들의 가슴속에 뜨거운것이 가득 괴여올랐다.

당이 준 과업을 수행하는데는 네일내일이 따로 있을수 없다.이것이 당원 김춘웅동무의 신조였다.

언제기초공사를 할 때였다. 대구경착정기도입이 난관에 부닥쳤다.첫 시험추공과정에 적지 않은 고충을 겪은 사람들속에서 대구경착정기를 쓰는것을 고려해보자는 의견이 제기되였다.

어느날 작업반휴계실옆을 지나던 직장장은 홀로 깊은 생각에 잠겨있는 김춘웅동무에게 위로하듯 말했다.

《주저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우리가 할 일을 못하겠소?》

그 말에 김춘웅동무는 머리를 쳐들었다.

《그런게 아닙니다.시험추공할 때 보니 아무래도 지질상태가 이상한데 짐작으로 타입을 하고서 어떻게 당에 떳떳한 량심으로 보고를 드릴수 있겠습니까.》

그의 마음을 알게 된 직장장은 가슴이 뭉클하였다.

이튿날이였다.밤새 실을 꼬아 30m의 실자를 만든 김춘웅동무는 지질상태를 알아보기 위해 추공구멍으로 들어갈 차비를 하였다.

량심에 그늘이 져서 일생을 살기보다는 하루를 살아도 당앞에 깨끗한 량심으로 사는것이 보람있는것이라고 생각했던것이다.

그의 허리에 당원들이 바줄을 매였다.

걸음을 옮기려던 김춘웅동무가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문득 몸을 돌렸다.

《만약 위험신호를 받게 되면 실자부터 올려주시오.》

이런 말을 남기고 그는 추공구멍속으로 사라져버렸다.

1m, 5m, 10m…

풀려내리던 바줄이 문득 멈춰졌다.안에서는 아무런 신호도 없었다.

불안한 예감으로 모두가 심장을 조이고있을 때 김춘웅동무는 몸을 움직일수 없는 캄캄한 구멍속에서 물소나기를 들쓰며 서있었다.금시 자기 몸이 아득한 나락으로 곤두박히는것같았다.

(어떻게 할것인가, 도로 올라갈것인가?)

순간 그의 뇌리에 입당하던 날 당을 위해서라면 청춘도 생명도 기꺼이 바치겠다던 맹세가 떠올랐다.

그는 지그시 입술을 깨물며 내리라는 신호로 바줄을 힘있게 당겼다.

40분이 지나서야 30m 땅속깊이에서 솟구쳐나온 김춘웅동무는 와락 달려들어 껴안는 반원들에게 말했다.

《됐소.땅속의 비밀을 알아냈소.》

그라고 생명의 귀중함을 왜 모르겠는가.

하루를 살아도, 한순간을 살아도 수령의 걱정과 고민을 떠안고 그 해결에 앞장서는것을 당원의 본분으로, 량심으로 간주하였기에 어렵고 힘든 일에 한몸 내댔던것이다.

산악처럼 일떠선 발전소언제에 그날의 당원의 발자취는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성실하고 량심적인 당원의 삶은 오늘도 수력건설자들의 심장에 살아숨쉬며 빛나는 위훈에로 부른다.

사회주의건설의 새로운 국면을 열기 위한 전인민적인 투쟁에서 대자연개조의 척후병의 위력을 남김없이 떨치라고.

본사기자 김향란